<신통방통 나눗셈, 귀신 백과사전>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신통방통 나눗셈 신통방통 수학 2
서지원 지음, 심창국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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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때다. 어느 날 선생님께서는 회초리를 들고 오셔서 오늘 구구단을 다 외워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외우지 못한 학생은 외울때까지 학교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말씀도 하셨다. 평소 외우는 것이라면 자신있었던 나였지만 회초리를 드신 선생님의 엄한 표정에 쿵덕쿵덕 심장은 요동쳤고 머리속은 하애졌다. 정말로 선생님은 온종일 구구단을 외우게 했고, 다 외운 아이들은 선생님 앞에서 읊어야 했다. 나는 수업이 끝나고도 집에 가지 못했으며 30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공포스런 기억으로 남아 있다. 

 <신통방통 나눗셈>은 초등 저학년 학생들에게 나눗셈이란 무엇인지, 나눗셈은 왜 배워야 하는지를 알려주기 위해 기획된 동화다. 어쩌면 어려워할 수도 있는 나눗셈을 저학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받아들이기 쉽게 이야기를 통해 재미나게 알려주고 있다.       

 

자칭 샤방공주인 나래는 늘상 새로운 귀걸이 목걸이 머리핀 팔찌 등으로 공주처럼 꾸미고 학교에 간다. 반 아이들은 몹시도 부러워하지만 사실 그것들은 나래의 것이 아니다. 엄마의 선물가게에서 슬쩍 집어와서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친구들에게 자랑하고는 엄마가 눈치채기 전에 다시 갖다 두곤 한다. 그러다 엄마에게 들키게 되고 엄마는 가게 일을 도와주면 물건을 하나 주겠다고 한다. 엄마의 일을 도우려 하지만 물건을 각각의 봉지에 나눠 포장을 하는데는 나눗셈을 알아야 한다. 나눗셈을 못하는 나래는 엄마로부터 꾸중을 듣고 공원에 갔다가 나눗셈버스를 보게 된다. 나눗셈버스인줄 알았던 버스는 사실 나눔버스로 노숙자나 혼자 사는 노인분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나눠주는 일을 하며 거기서 일을 하시는 알통 아주머니를 만난다.   

나래는 일을 도와주면 밥을 주겠다는 아주머니의 제안에 따라 거들지만 반찬을 접시에 똑같이 나눠 담아야 하는 것에도 쩔쩔맨다. 바쁘게 일한 덕에 밥은 맛이 있고, 아주머니를 통해 나눗셈이란 똑같이 나누는 것이란 걸 배우게 된다. 아주머니는 학원이나 문제집이 아닌 나눔 버스에서 무료 급식을 열심히 하면 나눗셈은 저절로 잘하게 된다고 말씀하신다. 다음날 나눔버스를 다시 찾아간 나래는 착하고 예쁘고 똑똑하다며 아줌마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아이가 같은 반 친구 거지 공민주라는 걸 알게 된다. 평소에 지저분하고 행색이 초래하다고 민주를 깔봤는데 같이 일을 하면서 나눗셈을 배우게 된다. 그러면서 나래는 남을 위해 자신의 것도 나누는 진정한 나눗셈을 깨닫는 천사같은 아이가 된다는 내용이다.  

그냥 나눗셈에 관해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나눗셈을 통해 모두가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나눔'의 의미도 전달하는 점이 이 책의 커다란 장점이다. 뭔가를 얻기 위해선 반드시 노동을 해야 하며, 어려운 친구가 있어도 함부로 업신여겨서는 안된다는 것도 은근히 보여주고 있다. 사실 나래가 꾸몄던 모든 상품들이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통해 외모지상주의인 요즘의 세태를 탓하는 것도 같다. 끝에 나눔천사로 거듭나는 나래의 모습이 진정 아름다워 보이며, 나도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도을 해본다. 만약 내가 어렸을 적에 이 책을 만났다면 나눗셈은 참 쉽고 그 나눗셈을 잘해야 세상이 공평해지며 남을 위해 베푸는 사람이 아름답다는 생각도 했을 것 같다.  

부록으로 딸린 '신통 방통 곱셈, 나눗셈' 벽보를 보며 남편과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눴는데 남편은 구구단은 2단부터 9단까지 차례로 외우게 할 것이 아니라 2단 4단 8단을 함께 외우게 하고, 3단 6단 9단을, 5단과 7단을 묶어서 외우게 하면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쉽게 외울 수 있다고 했다. 나눗셈은 곱셈과 떼레야 뗄 수 없는 '절친' 사이임에 틀림없다. 예제도 보니 나눗셈과 곱셈을 같이 적어 놓아 응용할 수도 있고 여러 방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신통 방통하게 참 잘 만들어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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