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동물을 잘 그려요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게 그리기 1
레이 깁슨 지음, 신형건 옮김, 아만다 발로우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1월
절판


아이와 나는 거의 매일 규칙적인 생활을 해왔다. 아침에 일어나면 밥먹고 도서관으로 가서 두세시간 책을 보고 집으로 돌아와 점심먹고 낮잠을 자고 저녁을 먹고 아이가 좋아하는 퍼즐, 블록을 함께 하고 책을 읽어주고 일과를 마치는 것이다.

그런데 11월에 아기를 갖게 되면서 거의 모든 시간 누워만 지내야 하니 엄마와 늘상 뭔가 함께하던 아이는 당황하게 된것 같다. 자신의 에너지를 쏟지 못하고 집에서만 보내야하니 갑갑해선지 짜증이 부쩍 늘어나고, 그런 아이에게 나는 달래주고 안아주기보다는 윽박지르고 "엄마 힘들어, 그러지마"라는 말만 했다. 내가 변해서 아이가 변했는데도 내 자신의 문제를 먼저 살피지 못하고 아이탓만 하니 아이가 괴로울 수밖에...

급기야 아이는 온몸에 두드러기까지 나고, 한밤중에 깨워 갑자기 울음을 떠뜨리기도 했다.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이와 함께 진정으로 함께할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리기책을 빼서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려보았다. 아이는 진심으로 좋아했다. 저녁마다 책을 꺼내 그리기를 하자고 한다. 그런 시간을 갖게 되면서 아이와의 관계가 다시 전처럼 회복되는 것을 느꼈다.

<난 동물을 잘 그려요>는 세살배기 우리 아이에겐 좀 어려울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아이가 워낙 동물을 좋아해서 함께 매일 저녁 그리기를 따라하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그림을 잘 못그리는 엄마라도 충분히 도전해볼 수가 있다. 그림의 순서와 그림을 조금 변형해서 그릴 수 있는 방법들이 자세히 나와 있기 때문이다.

먼저 아이에게 처음부터 하나 하나 보면서 그리기를 해줘봤다.

그리고 내가 그린 그림 위에 아이가 색칠을 하도록 했다.
아이는 아직 영역의 구분을 확실하게 인지하지 못하지만 즐거워하며 색을 칠했다.

아이에게 어떤 것을 그려줄까 물었더니 '개구리'를 그려달라고 한다.
그래서 그려주었더니 색칠을 한다. 그리고 개구리 옆에 점, 점, 점을 그린다.
"그건 뭐야?"하고 물었더니 개구리 똥이라고 말한다.(^^::)

다음날,아이에게 사자를 그려주었더니 아이가 자기도 그리겠다고 한다.
먼저 동그라미를 그리고, 눈을 그리고, 갈기를 그리고 색칠을 했다.

짜잔~ 아이가 그린 사자 그림이다.
첫 그림치고는 나쁘지 않다.
아이에게 칭찬을 듬뿍해주고,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주었더니 아주 흐믓해 하였다.

아이에겐 책이든 블록이든 그림이든 그게 무엇이 되었든 학습이 아니라 놀이여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항상 조바심 내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아이는 엄마의 관심을 항상 원한다. 아이가 갑자기 안하던 행동을 할때는 아이에게 문제를 찾을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의 행동부터 체크해야 된다는 깨달음을 얻은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그리기 쉽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인데다 함께하면 아이뿐만 아니라 엄마 역시도 충분히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니 세살 이상의 아이를 가진 엄마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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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야 2010-12-24 23:37   좋아요 0 | URL
저도 요 책 샀답니다. 근데 언제쯤 그려볼 수 있으려나요..
요즘 이래저래 많이 바쁘네요... ㅡㅡ; (변명일수도 있공)

아기가 참 귀여워요. 특히 짧은 앞머리가 인상적이네요. 저도 어릴때 저런 헤어스타일이었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