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정희 김대중 김일성의 한반도 삼국지 - 세 개의 혁명과 세 개의 유훈 통치
이충렬 지음 / 레디앙 / 2015년 11월
평점 :
1945년 이후
현재까지 70년 동안의 현대 정치사를 정리한 책이 나왔다. 저자는 크게
박정희, 김대중, 김일성이 일대기를 중심으로 현대 정치 이야기를 끌고 가고 있지만 이 세사람 외에도 현대 한국의 정치와 경제에 큰 영향을 준 인물들을 거의 다
거론하고 있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일어났던 일이거나 또는 내가 어렸을때 일어난 일이라 내가 알지
못하는 한국 정치의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현재의 정치판이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그 동안 어렴풋이 그럴것이라고 생각했던 현대사를
생생하게 이야기 해주고 있다.
저자가 약간의 상상력을 더하여 김일성, 박정희, 전두환 등 인물들을 일인칭
시점으로 서술한 부분이 압권이었다. 그런 일인칭 시점의 기술은 그 인물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틀을 독자에게 보여주었고 이런 서술
방식은 인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그런데 문득 남북 시대보다는 삼국시대로 보는 것이 내용적으로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조선노동당(가나다순)의 세 개 세력이 한반도 주도권을 놓고 다투는 신판 삼국지."
8쪽
"김일성(1912년생), 박정희(1917년생), 김대중(1924년생)이
그들이다. 이 세 사람의 일생과 상호 쟁투사가 곧 한반도 현대 정치사라 할 수 있다. (...) 가치와 이념 측면에서 보면 김일성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공산주의 혁명에, 박정희는 일본의 메이지유신을 모델로 삼은 근대화 혁명에, 김대중은 인류사의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민주주의 혁명에 일생을 바쳤다. 경제적으로는 김일성의 사회주의 경제모델, 박정희의 재벌 경제체제, 김대중의 대중경제론으로 압축할 수
있다. 통일론은 김일성의 적화통일론과 박정희의 멸공통일론, 그리고 김대중의 평화통일론으로 각각 설명할 수 있다."
10~11 쪽
저자는 한국 현대정치사의 70년을 삼국지로 묘사하고 있다. 현대사를 주도한 세명의
정치인은 각자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강점으로 작용하여 리더십을 발휘하였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이회창, 이인제, 김영삼, 이기택, 김대중, 김우중, 정주영, 이병철, 이건희, 김종필, 전두환,
노태우, 박정희, 김일성, 김정일 등 내가 아는 현대의 정치, 경제 인물들을 모두 나온다. 이런 인물들의 관계와 정치 사건의 배경과 원인 결과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이렇게 많은 영웅들이 나와 난세를 사는 모습을 보니 절로 나중관의 삼국지에 나오는 수 많은 영웅들이 오버랩되어
떠올랐다.
"한반도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을 세 개 꼽으라고 한다면 6.25
전쟁과 80년 광주 시민 학살 사건, 그리고 87년 민주주의 혁명을 들 수 있다. 6.25 전쟁은 그 폭과 깊이에서 가장 깊은 상처를 한반도의
모든 사람들에게 남겼다. 전쟁 트라우마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게 만든
결정적 계기가였다. 6.25 트라우마는 보수의 출발점이 됐다." 18쪽
한국 현대사에서 많은 사건들이 일어났지만 저자는 위의 세가지 사건을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다. 특히 87년 민주주의
혁명은 우리나라 전체 역사를 통틀어 볼 수 없었던 민중의 승리라고 여기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나 또한 87년도의 민중의 승리는 참으로
감격스러운 일이라고 생각된다. 민중이 만날 권력자한테 깨지는 것이 아니라 민중이 불의에 대하여 스스로 자각하고 일어나 권력자를 굴복시킨 일로서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된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힐링'이었다. 카타르시스라고나 할까.
우리는 극한적인 대립과 갈등 속에서 살아왔다. 6.25 전쟁과 광주 학살, 남과 북, 여와 야, 가진 자와 못가진 자, 영남과 호암지이라는 지역주의, 보수와 진보, 주류와 비주류.... 전쟁,
살육, 고문, 굶주림... 혀대사를 살아 온 우리 모두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환자일지도 모른다. 한반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정신 병동이 아닐까라는 생가이 든 적이 많았다. 모든 사람이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로서의 이중성이 있는 그런 모순과 역설의 사회가 아닐까.
한반도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보다 편안한 삶을 영위하는 시대가 오길 간절히 바란다." 376 쪽
현대사에서 뒤돌아 보면 우리가 같은 민족끼리 서로 잔인하게 죽이는 6.25전쟁이
일어난 것은 민족적 비극이라 할 수 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동족간의 전쟁으로 정신적으로 큰 충격과 고통을 당했을거라 생각된다. 이제는 이런
고통을 이제는 극복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한국 안에서도 지역 갈등이나 이념 갈등이 심하다. 하지만 이런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를 통합해 나아가야만 북한까지 포옹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갈등의 극복과 평화를 위한 전진이 우리세대의 과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