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때는 뒤쪽을 바라보는 것이 도움이 되네" 
멕시코 동남부 치아파스에서 전설처럼 존재했던 안토니오 할아버지의 말이 꼭 무슨 영매의 목소리처럼 들려 허겁지겁 책을 읽어 나간다. 저 지구 반대편에서 스키마스크를 한 혁명군 마르코스의 절박함에 비하면 어디 들러붙은 껌도 안되는 마음이지만 여튼 "거기에 길이 있습니까?"라는 물음이 터져 나오는 속도는 마르코스도 나도 비슷할 듯 싶었다. 절박함에 크고 작음이 있을 수 없으니까 말이다.  

"그것은 길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네. 전에 자기가 어디에 있었는지, 지금 무슨 일을 하는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기 위해서라네." 또다시 안토니오 할아버지의 말은 내게 질문을 갖게한다. 마르코스가 물어보았던 것과 똑같은 질문. "어떻게요?" 

"몸을 돌려 뒤를 돌아보면서 자네는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되지. 그렇게 자네는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네. 길을 잘못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네. 뒤를 돌아보면서 자네는 또한 '아, 내가 원하는 것은 돌아가는 것이군'하고 깨닫게 된다네. 문제는 자네가 있지도 않은 길을 찾기 시작한 것이네. 그것은 만들었어야 했네." 

길을 잘못 만들었다는 것을 아는 것, 그리고 다시는 자주 뒤를 돌아보지 않을 길을 만드는 것, 지구 반대편에서 시작될 혁명의 시작은 이것이다. 늘 그렇지만 창피한 것도 잠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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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1-09-30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드디어 페이퍼 올리셨네요. :)

굿바이 2011-09-30 17:07   좋아요 0 | URL
히히히히히 그렇게 되었습니다 :)
제가 요즘 얻은 큰 깨달음은 말이죠, 그러니까 뭣이냐면요, 저는 그러니까 잉여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죠. 잉여로 살 때 거시기하지만 뭐랄까 기쁠 수 있다는....뭐래요, 요즘 통 읽지도 쓰지도 못했더니 말도 영 이상하고 글도 영 이상해요.
여튼 잘 지내시죠?

웽스북스 2011-09-30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드디어 페이퍼 올리셨네요. :) 22222

굿바이 2011-09-30 18:14   좋아요 0 | URL
이런!!!!! 그렇게 되었습죠 :)
제가 요즘 얻은 큰 깨달음은 말이죠, 그러니까 피곤하고 지치고 잠시 살이 빠진다고 다들 어찌나 뭘 먹이는지, 마음이 회복되는 속도보다 허벅지와 배가 회복되는 속도가 빠르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겁니다. 에헴~

2011-10-01 0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1-10-01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드디어 페이퍼 올리셨네요. :) 33333
잘 지내고 계신가요? 날씨가 많이 쌀쌀해진다던데 감기 조심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