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사냥꾼


  박정대
 

옛날, 글자가 없던 시절에 사람들은 돌멩이 편지를 보냈다고 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돌멩이 하나를 골라 상대편에게 주면 그걸 받은 사람은 돌멩이의 
생김새, 색깔, 만질 때의 느낌에 따라 보내온 사람의 마음을 짐작했겠지

그리고 다른 돌멩이를 주워 답신을 보냈지

몇날 며칠 그 돌멩이 편지를 어루만졌을 마음이 손바닥의 체온보다 더 따스하고 눈물겹지

애틋하다는 것은 갸륵한 것이 아니고 거룩한 것

몽골에 가면 그대는 암사슴 같고 나는 늑대 같겠지, 후후
 
내가 그대에게 돌맹이 편지를 보내자 그대는 나에게 무를 보내왔지

그대에게 돌멩이 편지를 보내면서 내가 간절히 바라던 답신은 무엇이었을까

간절한 것은 외려 말할 수가 없지

어쩌면 그냥 그대 손을 잡고 살아 있는 동안 몽골 홉스골 호수에 가고 싶었는지도 몰라

홉스골 호숫가에 작은 천막을 쳐놓고 낮에는 나무 그늘 아래서 바람의 노래를 듣고 밤에는 등불 아래서 별빛의 문장을 읽으며 삶이라는 한 계절을 그대와 함께 보내고 싶었는지도 몰라

나는 지금 그대가 보내온 무 한 조각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지

무가 물이 되어 내 안에 갸륵한 홉스골 하나 이루려면 또 오랜 시간이 흘러가야겠지

아무것도 없는 무 아래 호수 하나 생기려면 또다시 오랜 세월이 ㄹ로 흘러와 고여야겠지

그러니 그대여, 돌멩이를 읽어줘

그것이 지금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문장이야

그리고 그대여, 읽은 돌멩이를 다시 나에게 보내줘 

그게 아마 내가 그토록 바라던 답신이었을 게야

후후, 몽골에 가면 아마 그곳 사람들은 그대는 암사슴 같고 나는 늑대 같다고 말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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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동안 마음 졸였던 당신과 당신 그리고 또 당신과 당신 그리고
또 당신에게 보내는 시입니다. 부족하지만 받아주세요. 

그리고 오늘은 저를 보며 엉엉 울었던 당신을 위해 냉동실에서 완두콩을 꺼내 놓았습니다.
완두콩을 삶고 조금 식혀 믹서에 갈고 칼국수면을 만들어 완두콩칼국수를 끓일까 합니다.
8월의 피로와 허기를 달래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두색은 그런 색이니까요, 완두콩은 그런 콩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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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1-08-29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포함 된 거지요???^^;

굿바이 2011-08-29 21:57   좋아요 0 | URL
네!!!!!!^^

웽스북스 2011-08-29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저도 이 시를 블로그에 옮겨놓았었는데, 언니도 역시 그랬군요.

아. 언니의 공간에서 읽으니, 반갑고 좋고, 또 속상해요. 힝. ㅜㅜ

굿바이 2011-08-30 23:14   좋아요 0 | URL
아~ 그랬군요^^
이제 마음 편하게~~~ 그저 좋기만 합시다!!!^^

風流男兒 2011-08-30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시를 볼 때마다, 참 마음이 공허해져요. 음, 시가 허무하다는 게 아니고 그저 무언가로 꽉 채웠던 마음속 것들이 얼마나 허무했는지를 잘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뭐, 그렇답니다 흐흐

굿바이 2011-08-30 23:15   좋아요 0 | URL
암만, 뭐, 그렇답디다, 후후

잘 지내고 있지? :)

꽃도둑 2011-09-02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바이님, 잘 지내시죠?
가을입니다..가을.. 어찌 지내는가 궁금해서 인사차 들렀어요..^^
태풍이 오려는지 바람이 난리부르스~~입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요,. 다음에 또 봐요~~~

굿바이 2011-09-30 16:58   좋아요 0 | URL
어찌 지내시나요, 이 가을?
감기 조심하시라는 상투적인 인사와, 마음도 늘 잘 챙기시고 뭐든 즐거우시기를 바람을 남깁니다^^

2011-09-12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30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