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2006년 6월 30일)
오전에 아라시야마를 가려던 일정을 바꿔서 교토에 있는 금수사를 먼저 갔다. 우리가 금수사에 가려고 예정한 시간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이라 그 시간에 갈 경우 수학여행 온 학생들과 관광객들에 떠밀려 다녀야 된단다. 금수사는 1397년 건립한 절로 금각사란 이름은 3층자리 누각의 2,3층에 금칠을 해서 붙여졌단다. 이 절에 들어갈 때 끊은 입장권이 독특하다. 부적 같다.

연못에 금수사의 모습이 비친다
금수사는 사찰이 아니라 개인 별장이라는데 첫 느낌은 반듯하고 정갈하다. 그런데 자꾸 쳐다보니 인정머리 없는 잘생긴 범생이 같다. 그래서 처음 볼 때는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데 자꾸 보니 깊은 맛이 없다. 소쇄원 같은 우리 나라 전통 정원은 자연과 어우러져 볼 수록 정이가는데.
금수사를 갔다가 아라시야마로 이동 토로토 열차를 타러 카메오카역으로 갔다.


아라시야마까지 가는 토롯토 열차 카메오카 역 철로변
자연관광이다. 아라시야마로 가는 철로 역 주변 풍경이 동강을 따라 내려 오는 길 같다. 가을에 단풍이 들때 오면 볼 만하겠다.가이드에게 “가을에 오면 더 아름답겠다”고 했더니 안그래도 가을에는 에약이 이미 다 찼단다. 기차에서 내려 울창한 대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아라시야마 시가지로 내려오는데 시가지로 이어진 길이 참 예쁘다.내려오는 길에 자그마한 신사(노노미야 신사)에 들렀다.


(왼쪽)입구에서 본 노노미야신사 (오른쪽) 진학,개운,양연 등의 표지판이 보이고 소원을 적은 판들이 빽빽하게 걸려있다
들어가는 입구가 특이하다. 짚으로 둥근 원을 만들어 매달아 놓고 그 속을 통과하도록 되어있다 좋은 학교에 진학을 하려면 이곳에 와서 빌면 소원이 잘 이루어지는 곳이란다. 소원판이 빼곡히 걸려있다.그리고 금각사에도 있던 좋은 인연을 맺어맺어준다는 줄이 여기도 있다. 가이드가 일행 중 한 사람에게 좋은 아가씨 만나 장가 가려면 이 줄을 잡고 정성을 다해 마음 속으로 빌어라고 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왔던 그 효자 총각은 부모님 성화에 떠밀려 그 줄 두개를 잡았다


(소원을 빌고 치는 북) (양쪽 줄을 잡고 빌면 좋은 연을 맺어준다는 줄)
신사를 들렀다가 아라시야마로 내려 오는 길에는 볼거리가 많다. 연못이랑 정원 산책길이 아름답다는 텐류지(아쉽게도 우리는 여기 못봤다. 일정에 포함된 곳이 아니었고 시간 또한 부족해서 입구만 보고 왔다) ,대나무 공예품이나 부채 같은 공예품을 파는 가게, 모찌,절임 음식을 파는 가게가 저마다 고풍스런 멋을 풍긴다. 하다못해 가게 앞에 늘어뜨린 발도 가게마다 다르고 예쁘다. 참 매력적인 곳이다

음식점 들어가는 입구에 예쁜발을 쳐 놓았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카메오카 대합실 들어가는 입구에서 본 것과 같은 색색의 천이나 종이를 대나무 가지에 묶어 입구에 세워놓은 가게가 많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가게 앞에 다 있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액을 막기 위해서란다. 신사마다 주렁주렁 달린 소원판들과 부적들, 새끼줄을 두른 작은 건물,가게 앞에 세워 논 색색의 천이나 종이를 매단 대나무들을 보니 일본인들이 좀 소심한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신에게 의지 하지 않으면 불안한 한가? 이 곳도 시간이 모자란다. 자전거를 잘 탄다면 자전거를 빌려 타고 천천히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음식점에 들러 먹고 싶은 음식도 먹고 하루를 묵어 가면 딱 좋을 것 같은 곳이다

액을 막아준다는 대나무와 아라시야마 시내를 타고 돌아볼 수 있는 인력거
점심을 먹고 다시 교토로 와서 청수사에 갔다. 교토는 시내로 들어와서 보니 우리 나라 경주와 닯은 도시다. 도시 군데 군데 유적지도 보이고 옛날, 마을 마다 있던 당산 나무들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이 더러 보인다. 청수사는 780년 승려 엔친이 세운 절이란다. 이절은 절벽 위에 있는데 139개의 기둥이 부타야라고 불리는 본당에서 튀어나와 있는 마루를 바치고 있다. 이 마루에 서서 아래를 보면 교토 시내가 보인다. 본당 건물에서 돌아나가는 곳에 있는 건너편 건물에서 본당 건물을 보면 본당에서 느끼는 것 보다 더 웅장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본당 앞 부타야 맞은편 신사에서 본 청수사
본당 뒤에는 좋은 연을 이어주는 신사가 있다. 수많은 연인들이 와서 부적을 사서 매달거나 緣이 적힌 대나무 바가지에 물을 떠서 손을 씨고 100엔을 주고 빨강과 흰색의 종이을 서로 묶은 부적을 사서 두 사람의 이름을 적어 매단다. 좋은 인연을 만들어 달라고 빌면서 치는 북도 있고, 신사마다 있던 좋은 인연을 맺어주는 줄도 있다. 내려오면서 보니 먹으면 장수한다는 약수물이 나오는 곳도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그 물을 마시고 간다. 신사마다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왼쪽) 이곳에서 자신의 소원이 적힌 바가지에 물을 떠서 손을 씻고 소원을 빔 (오른쪽)좋은 인연을 맺어준다는 신사
청수사를 오르고 내리는 길목은 기념품 가게들이 많다. 그런데 이곳도 아라시야마처럼 기념품 가게들이 참 고풍스럽고 예쁘다. 청수사나 금각사 같은 이름난 유적들을 보는 것 보다 주변의 올망졸망한 가게들을 구경하는 재미와 일본 음식 이것저것을 맛보며 다니는 재미가 (시장 구경하는 게 취미인 까닭에)더 쏠쏠하다. 가게마다 자기들이 파는 음식들을 맛보고 가라며 오가는 사람들에게 권한다. 맛만 보고 안 사도 생글생글 웃는다.별의 별 절임 음식들을 다 맞보고 내려 오다 작은 호박을 절인 것은 맛이 괜찮아서 사려고 했는데 우리 식구들이 그다지 좋아할 것 같지 않아 포기하고 모찌(한 봉지에 250엔하는데 여섯 개 정도 들었다) 4봉지를 샀다


동대사 앞 선물 가게에 진열된 목각인형 동대사 앞 부채파는 가게
오늘은 오사카 시내 번화가인 토톰보리, 신사이 바시 ,난바 지역을 구경할 수 있는 난바 오리엔탈 호텔에 잤다. 저녁은 자유식이라 각자 먹고 싶은 것을 사서 먹기로 했다. 나와 같은 처지(?)였던 가이드와 저녁을 함께 먹기로 했다. 토톰보리 시내 구경을 하고 7시에 만나 1차는 오코노미 야끼, 2차는 맛있기로 소문났다는 라면(라멘) 집에 가서 라면을 먹었다. 난바에 있는 호텔로 돌아오는 길, 교복을 입은채 눈 주위에 시커먼 아이샤도우를 바르고 사키컷에 짧은 치마를 입고 엄청나게 큰 링 귀고리를 하고 다니는 여학생들, 인형 같이 작은 얼굴에 개미 같이 가늘 허리와 조막만한 허리를 흔들며 지나가는 아가씨들...사람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곰돌이가 사람들이 지나가면 안아주고 악수도 하고, 지나가던 국인들이 재미있다는 듯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