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날(6월 29일)
7,8월 짬이 날 것 같이 않아 중학생들 기말 고사 기간에 휴강을 하고 미리 휴가 여행을 다녀 왔다
9시, 김해 공항에서 가이드와 만나 일행들과 함께 11시에 출발하는 간사이 공항행 비행기를 탔다. 간단한 식사를 하고 커피 한잔을 마시고 나니 도착이란다. 일본 간사이 공항까지는 1시간 10분정도가 소요된다. 공항 검색대 앞에 서니 작년 악몽이 생각난다.
작년 필리핀 다녀 올 때 일본 나리타 공항을 경유하는 비행기를 탄 적이 있었다. 공항 검색이 얼마나 철저하고 까다로웠지 지금도 그 때 생각하면 식은 땀이 다 난다. 무슨 연유였는지 나는 재검색까지 받았으니까. 재검색을 하면서 질문을 계속 던지는데 어슬픈 영어로 묻는 말에 대답을 하려니 혹시 잘못 대답해서 여행도 제대로 못가는 건 아닌가해서 바짝 얼었던 기억.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게 까따로운 것 같지는 않다
동대사와 사슴 공원을 가기위해 나라로 이동했다. 가는 길에 보니 자연환경이 우리 나라와 많이 다르다. 우리 나라는 어딜 가나 소나무를 볼 수 있지만 일본의 산야에는 대나무나 자작나무, 삼나무가 많다. 자연환경이 다르니 가옥 구조가 다르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일본은 우리 나라보다 습도가 훨씬 높단다. 지구촌 연평균 강수량이 1000밀리라면 일본은 1600밀리정도 된단다. 그래서 일본 산야에 많이 서식하는 나무들의 특징이 물기를 잘 빨아들이는 거란다.
동대사 입구에 도착했다. 동대사는 일본 화엄종 대본산으로 745년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로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란다. 대웅전 안에는 높이가 무려 16미터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청동불상(좌상)을 모셔놓았다는데.


동대사 입구 동대사
가이드가 입구까지만 안내해 주고 1시간 20분 정도 자유 시간을 주며 돌아보라고 했다. 동대사를 걸어들어가는 입구에는 수학여행 온 일본 학생들과 다른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로 제법 북적거리는데 그 사이로 사슴들이 한가하게 놀고 있다. 본당 건물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기 전 입구 좌우에는 독특한 모습의 사천왕상이 있다. 일명 ‘아’,‘함’ 사천왕상, 우리가 이 세상으로 올 때는 입을 벌리고 (울면서)태어났지만 죽을 때는 입을 앙 다물고 죽는다는 것을 의미한단다. 입구를 지나 대웅전으로 향해 가는데 물을 마시는 곳이 있다. 나는 이곳이 우리 나라 사찰마당에 흔히 있는 약수물인 줄 알았다. 그래서 한 바가지를 떠서 마시고 물통에도 물을 가득 받았다. 그런데 동대사 관람을 마치고 나와서 가이드 이야기를 들어보니 향을 피우기 전에 손 씼는 물이란다.

(마시는 물로 착각한 손 씻는 곳-대나무 통을 가로 잘라 만든 작은 바가지에 물을 퍼서 씻는다 )

(향을 피우고 있는 일본 청년-향을 피우고나서 연기가 온 몸을 스치도록 해주면 좋단다)
대웅전 입구 오른 쪽에 특이한 불상이 하나 보인다. ‘노사나불’ .나무를 깎아 만들었는데 머리에 빨간 수건을 쓰고 턱에도 빨간 수건을 둘렀다. 뜻하지 않는 흉사로 죽은 아이들 좋은 곳에 가라고 비는 곳이란다. 이곳처럼 하나의 불상을 크게 만들어 모신 곳도 있지만 청수사 같은 곳은 이러한 불상을 작게 만들어 수십기를 모셔 놓았다.


동대사 노사나불을 모신 곳 청수사 노사나불을 모신 곳
대웅전 안으로 들어서자 듣던대로 어마어마한 청동불상이 마주 보인다. 양쪽에 엄청난 크기의 보살을 양 옆에 거느리고.


동대사 대불 청수사 안 기둥 속을 통과하고 있는 남학생
태국 왓포에서 가로 46미터,높이 15미터의 와불(금동, 글자를 모르는 하층민들의 동화책 같은 역할을 했을 것 같은, 불상에 새긴 조각이 아주 섬세하고 아름다웠다 )을 보고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는데 이 좌불(청동,불상보다 부처님 광배에 새긴 조각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상상했던 규모 이상이다. 불상을 한 바퀴 돌아나오는데 내 팔 한아름은 족히 되는 기둥 밑둥에 네모 구멍이 뚫어져 있다. 그런데 그 사이로 수학 여행온 남학생이 기를 쓰며 빠져 나오고 있다. 그곳을 통과하면 액땜을 한단다. 뚱뚱한 아이는 꽉 끼어 못 빠져 나오겠다. 대웅전 안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는 교통 안전,합격,등이 적힌 부적을 많이 판다. 그리고 대웅전을 나가 왼쪽으로 가면 사슴신을 모셔 놓은 신사가 있다더니 사슴 모양의 기념품을 많이 팔고 있다.
대웅전을 나오면서 시계를 보니 20분 정도의 여유 시간이 있다. 그래서 서둘러 사슴신을 모셔 놓은 신사에 올랐다. 오르는 길에 보니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지를 폐허로 만들고 있던 ,굵은 뿌리가 훤히 드러나는 아열대 지방에서나 불 수 있는 나무들이 많다. 신사를 상징하는 ‘하늘 천’자 대문을 지나 신사로 향하는 길 옆, 그리고 입구, 작은 건물 등에는 우리 나라 토속 신앙에서 볼 수 있는(정한수를 떠 놓고 치성을 드릴 때나 성황당 앞에 새끼줄을 걸어놓고 색색의 실을 매달아 놓는...)것들이 보인다 건물 둘레나 앞에 새끼 줄을 꼬아 두르고 그 사이에 실이랑 종이를 군데군데 끼워 놓았다. 액운이 깃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인 것 같기도 하고 조상신에게 소원을 빌기 위한 하나의 주술적인 장치 같기도 했다.조상신을 모셔놓은 곳 옆에 얼핏 윗옷 저고리 같이 생긴 나무판(일본에서는 에마라고 한단다)이 주렁주렁 달러 있길래 이게 무언가 했다. 그런데 자신이 이루고 싶은 소원이 적힌 패를 사서(100~200엔 정도에 사서) 걸어놓은 거였다.


(왼쪽) 사슴신을 모신 신사 (오른쪽) 조상신을 모셔놓고 소원판을 걸어놓은 곳 왼쪽엔 대나무 가지도 세워져 있다
사슴 신을 모신 신사 옆에 보니 이월당 삼월당 같은 한자가 쓰인 건물이 보인다. 동대사에 딸린 암자(우리 나라처럼 큰 사찰에 딸리 작은 암자)인 줄 알았더니 일본에 유학중이라는 학생 에게 물어보니 독립 사찰이란다. 언덕배기에 있는 이월당에서는 나라 시내가 내려다 보인다. 이월당 건물 내에 돌아볼 방들이 여럿 보이건만 시간이 촉박해서 대충 기웃거리다 나왔다. 동대사와 주변 사찰들을 다 돌아보려면 하루를 족히 걸릴 것 같은데 짧은 시간에 돌아보려니 아쉬운 점이 많다.


이월당-내려다 보면 나라시내가 보인다 이월당 내부
여행일정에는 수백개의 등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춘일대사를 간다고 나와있는데 그 곳에는 안 간다. 저녁으로 김치찌개를 먹고 교토에 있는 홀리데이인 교토 호텔에서 짐을 풀었다. 호텔 바로 옆에 하천이 있어 짐을 두고 얼른 산책을 나갔다.
도심 주변을 흐르는 하천을 복개하지 않은 채 그대로 두어 백로도 보이고 청둥오리가 새끼를 데리고 물 위에 둥둥 떠 다니며 노는 것도 보인다. 그런데 징검다리가 참 특이하다. 거북이가 이리저리 납작하게 업드려 있는 모양이다. 재미있다. 저녁 때라 주변 주택가에 사는 사람들이 산책을 많이 나왔다. 청둥오리가 새끼들을 데리고 놀고 있는 것을 보고 섰는데 일본인 아주머니 한 분이 말을 건다. 일본말로 뭐라뭐라 하는데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징검다리 건너편이 있는 일본 전통 가옥들은 전통 료칸이란다. 마을이 참 예쁘다.


((왼쪽) 홀리데이 인 교토 호텔 앞에 있는 개울에는 거븍 징검다리가 있다(오른쪽)개울 옆에 있는 전통 료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