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에게 배우는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는 법-
레시피? 많이 들어본 말이긴 한데 무슨 뜻이지?
그래서 사전을 찾아보니 요리방법, 비법 정도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면 ‘사랑의 레시피’는?
사랑을 제대로 하는 비법 또는 방법 정도가 되겠다. 사랑을 제대로 하는 방법이라니? 정답이 있나?
케이트는 요리 레시피는 거의 모르는게 없을 정도로 해박한 지식과 실전 능력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사랑을 하는덴 서툴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몰두하는 사람들이 그렇듯이 요리 외 다른 일엔 그다지 관심이 없다. 케이트는 정신 병원에 상담을 하러 가서 조차 요리 이야기를 하거나 심지어 자신이 개발한 요리를 담담 의사에게 해 주고 반응을 묻는다. 그러나 ‘요리의 달인’ 케이트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요리를 비난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는 것이다.말하자면 성질이 ‘까칠하다’ 지나친 자신감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오너는 그녀에게 정신과 상담을 정기적으로 받지 않으면 해고 하겠다고 한다.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그 분야에 최고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두 부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즐겁게 자기 목표를 성취해 나가는 유형, 다른 하나는 모든 사람을 경쟁상대로 여기며 ‘더불어’가 아닌 ‘외로이’ 전쟁을 하듯 목표를 성취해 나가는 사람. 케이트는 후자의 경우다. 자신이 일에있어 완벽을 추구하듯이 함께 일하는 주방 사람들에게 도 빈틈없이 그저 묵묵히 일해주기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직장동료들에게 인기가 없다. 왜냐하면 이런 상사와 일을 하면 숨이 막히니까.
그런데 이 레스토랑에 직원들의 숨통을 틔울 부주방장이 온다. 조카 ‘조이’와 함께 자신을 만나러 왔던 언니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날벼락 같은 사태를 수습하느라 레스토랑에 결근 한 날 사장은 부주방장 ‘닉’을 고용한다. 그런데 ‘닉’은 케이트와 정 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부드럽고 유머러스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람이다. 케이트 눈엔 닉의 이런 성격이 영 마음에 안 든다. 요리를 하며 음악을 듣고 노래를 부르고, 놀러 온 건지 요리를 하러 온 건지 도무지 헷갈릴 지경이다. 그래서 그를 레스토랑에서 추방하러 오너와 싸움도 불사하지만 자신 밑에서 책임을 맡고 있던 요리사의 해산날이 가까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웬수가 되는 것도 서로의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던가! 두 웬수는 결국 서로 한집에서 한 이불을 덮고 사는 사이로 발전한다
닉은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는 신기한 힘이 있었다. 주방 사람들도 닉이 온 이후 얼굴에 웃음기가 떠니질 않고 ,졸지에 엄마를 잃고 이모가 고급요리를 줄줄이 해서 갖다줘도 입에 대질 않던 케이트의 조카 ‘조’의 마음을 열게 했다. 아마도 닉이 사심이 없는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아이가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배려하는 닉의 이타적인 마음이 아이의 닫힌 마음을 열게 했을 것이다. 이러한 조의 풍요로운 마음은 정신과 의사가 ‘까칠한’ 성격을 고치지 않으면 남자들을 비롯해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당신에게 질려 곁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 케이트 조차 무장해제시킨다.
사랑의 레시피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

케이트가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요리해서 접시에 세팅할 때 케이트에게 연정을 품고 있던 닉이 옆에 바짝 붙어서 얼굴을 케이트 귓불 쪽에 들이밀자 케이트는 숨울 훅 내볕으며 ‘이렇게 좁은 데서는 답답해서 요리를 할 수가 없어’라며 맞은편 널직한 장소로 옮겨 세팅하던 장면. 틈을 주지 않는 케이트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