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의 머릿말을 태국에서 우리나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읽었다. 우연이었는지 경주와 같은 옛 왕국의 수도였던 아유타야를 다녀 오던 길이었다. 부끄러웠다. 신라의 혼이 살아 숨쉬고 있는 경주와 지척에 살고 있음에도 제대로 답사조차 해 보지 않았으면서 남의 나라 역사에만 온통 관심을 쏟고 있었으니. 이 책은 통일신라가 패망하고 고려의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했던 시기의 이야기이다.중학교 교과서에 간단하게 언급된 마의태자에 관한 몇 줄의 이야기를 읽고 동생 '선'의 눈을 빌려 이렇게 마의태자를 살려놓은 작가 강숙인씨의 상상력이 놀랍다. 누구보다 신라를 사랑했고 신라라는 나라를 영원히 기억되길 원했기에 아버지와 다른 길을 선택했던 마의태자. 언제나 큰 꿈을 꾸었으면서 그 꿈을 아루지 못하고 나라 잃은 백성들을 이끌고 개골산으로 들어가 삼베 옷과 나물죽으로 일생을 마친 마의태자.지금도 마의태자의 혼이 경주의 하늘위를 떠돌고 있을 것 같은 느낌든다. 그러나 마지막에 '선'의 입을 빌어 '이기고 지는 것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중요한 것은 그 정신이 혼이 살아있는 것이라고. 신라가 망한 해도 신라의 정신이 살아있다면 신라는 언제까지나 기억될 것이라고'라는 말을 떠올리며 큰형의 선택이 옳았다고 결론을 내린것은 독자들의 판단의 몫으로 남겨 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나는 이 책을 비행기 안에서 눈물을 훔치며 단숨에 읽고 집에와서 아이들과 독서 토론을 하기 위해 다시 진지하게 읽었다.다시 읽어도 재미있고 눈물나는 책이다. 나뿐만 아니라 내가 가르치는 3,4,학년 아이들도 이 책이 참 재미있단다. 그리고 태자의 선택이 옳다고 생각한단다. 만화책 읽기 열풍 속에 교육청 독서 인증제 필독서인 까닭에 마지못해 읽었건 정말 읽고 싶어 읽었건 아이들에게 우리나라 역사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 책이 무엇보다 반갑다 지금 경주에는 세계 문화 엑스포가 열리고 있다. 아이들에게 경주에 가면 어디를 가 보고 싶냐고 물어보니. 반월성 터와 안압지가 단연 으뜸이다. 나도 조만간 꼭 경주를 찾아가리라. 남산에 올라가 태자가 바라본 경주의 모습도 보고 태자가 살았던 반월성도 찾아가 보리라
표지를 보면 검정색 바탕에 커다랗고 노란 점박이 무늬가 군데군데 있는 '짖지 못했던' 막내 강아지옆에 양동이 위에 올라 앉은 까만 새 한 마리가 보인다. 이 까만 새는 누구지? 당연히 '멍멍'하고 짖어야 되는 강아지가 짖지 못하다니? 남들이 다 하는 것을 할 수 없는 막내 강아지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래서인가 첫장부터 강아지 표정이 어둡고 우울해 보인다. 다행인 것은 그 옆에 늘 까만 새 한 마리가 따라 다닌다. 친구인가? 짖는 방법을 알아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막내 강아지가 안스러운 듯 늘 곁은 맴돌고 있다.농장식구들에게도 들판에 나와 만나게 된 동물들에게도 어떻게 하면 다른 강아지들처럼 짖을 수 있을 지 물어보는 막내 강아지. 너무도 당연한 것을 묻는 막내 강아지를 향해 그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이야기 한다'그냥 이렇게 (동물들 울음소리)짖으면 돼.' 막내 강아지는 얼마나 답답하고 속상했을까? 남들이 쉽게, 당연히 다 하는 것을 못하는 사람은 안다. 막내 강아지가 얼마나 답답하고 막막했을 지.늘 자신 없는 모습으로 목 쭉 빼고 다니는 막내 강아지가 드디어 소원을 이루게 되었을 때 자신에 찬 모습으로 양동이 위에 올라가 온 세상을 향해 짖는다. 처음에는 까만 새가 그 양동이 위에서 고개를 쭉 빼고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막내 강아지를 애처로운 내려다 보고 있었는데. 땅으로 내려와 앉은 까만 새도 기쁜 듯 온세상을 향해 짖고 있는 막내 강아지를 쳐다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려던 아이가 그랬다. 처음에는 ' 강아지가 왜 못 짖어요?' 지금도 조금 말하는 게 조금 어눌한 아이가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는 '나는 강아지 마음 알 것 같아요. 어릴때 나도 말이 잘 안돼서 애를 먹었거든요.' 이 책은 많은 아픔을 겪고 난 후에야 짖는 방법을 알게되는 막내 강아지를 통해 남들은 쉽게 잘 하는 일을 잘 하지 못해 속상해 하는 아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는 책이다. 그리고 노력하면 되는 일은 언제가는 이루어지며 그때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 할 수 없을 만큼의 기쁨도 얻을 수 있음을 알게 해 준다
아이들의 데리고 우리 문화재 찾아다니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가는 곳마다 그림 옷을 입은 집들이 꼭 있다는 것을.그리고 그 그림들이 비슷한 것 같지만 다 다르다는 것도나는 이 책을 보기전에는 단청 무늬를 그렇게 눈 여겨 보지 않았다. 그리고 단청을 하는 까닭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 다만 전북 부안에 있는 내소사를 다녀오고 나서부터는 사찰마다 대웅전 창살 무늬가 다르다는 것을 눈여겨 보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단청의 비밀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표지에는 깊은 산속에 쓸쓸하게 앉아있는 '그림 옷을 입지 않은 집' 이 한 채가 그려져있다. 제목을 읽은 아이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그림 옷을 입은 집인데 왜 이 집은 그림옷을 안 입었어요.' , '그러게. 그림 옷을 입은 집인데 왜 그림옷을 안 입혀 놓았지.' 궁금증을 품고 책 장을 넘기면 '그림 옷을 입지 않는 쓸쓸한 집'에 그림옷을 입히게 되는 까닭이 나온다. 이 쯤 되면 아이들은 이 이야기가 진짜인지 꾸며낸 이야기 인지 궁금해 한다. 그리고 어떤 그림옷을 입히는지. 그 그림옷을 입혀더니 어떻게 되었는지( 단청을 하면 좋은 까닭을 아이들 수준에서 이야기 해 주는 내용)알 수 있는 내용들이 나온다. 이쯤되면 아이들은 이 그림들은 어느 절에 가서 본 적이 있는 그림이라고 아는 체를 하고 그런데 왜 이런 그림들을 그리는지 궁금해 한다.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인터넷에 들어가 단청에 관한 여러 가지 자료들을 찾아 보기로 했다. 단청을 하는 까닭도 더 자세하게 알아보고, 단청 무늬에 담긴 뜻도 알아보고, 단청을 할 때 쓰는 오방색과 그 색에 담긴 여러 가지 의미들도 알아보았다.신비로롭고 놀라웠다. 아이들도 놀라는 눈치다. 그리고 우리 집에도 좋은 뜻이 담겨 있는 단청 무늬를 그리고 싶단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학년 아이들에게 우리 문화재에 대해 이렇게 관심을 갖게 할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에 속으로 감탄을 했다. 물론 아이 혼자서 글자만 읽으면서 그림은 대충 슬렁슬렁 넘기면서 보면 '이상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네' 정도로 끝날 수도 있는 책이지만. 그리고 내용 중에 아이가 봉황을 그리고 그 다음 연꽃을 그린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봉황을 그리는 그림에 연꽃이 먼저 그려져 있는 황당한 그림이 나오기도 하지만이 책은 저학년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보면 좋을 책이다. 그림들에 담긴(자세하게 보면 아이가 꿈꾸는 장면에서 궁궐에 많이 그려져 있는 불로초같은 그림들도 그려져 있다. 불로초와 관련해서 진시황 이야기도 곁들어서 들려주면 아이들이 재미있어 한다)신비스러운 비밀들을 아이도 어른도 함께 즐기려면 말이다
처음 이 책을 본 느낌은 이랬다. 아이들이 낙서하듯 그려놓은 이상한 그림하며 정신 없이 돌아다니는 글자들,제목은 '씹지 않고 꿀꺽 벌레는 정말 안씹어'라니. 아이구 어지러워라.첫장을 넘기니 UFO같은 비행 물체가 날아다니고 밑에는 버려진 것들로 아이들이 어설프게 만든 장난감 로봇같이 생긴 것이 뛰어 오고 있고.또 한 장을 넘기면 '씹지 않고 꿀꺽 벌레'와 그의 친한 친구'아낀다고 야금벌레'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는 어지러운 글자와 그림이 나오고. 여기까지 본 나는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이 책을 본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른다.책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씹지않고꿀꺽벌레가 폭식을 하느라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있다. 얼마나 이리저리 바쁘게 다니는지 씹지않고꿀꺽벌레가 지나가면 회오리 바람같은 것이 인다.우선 이 책은 내가 이전에 봤던 책들과는 아주 많이 다르다. 편집도 독특하고 두면에 걸쳐 가득 그려놓은 권윤덕씨의 그림과 아이에게 들려주듯 써 놓은 짧은 이야기도 신선하다.그리고 평소에 잘 쓰지 않은 맛을 나타내는 아름 다운 우리 말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한다. 아이들이 ‘시금털털’ ‘알짝지근’한 맛을 알고 싶어서 안달을 했으니까. 역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이 책의 그림들을 봐도 봐도 지루한 줄 모르고 지꾸 본다. 그리고 글자 그림들의 조합에서 새로운 낱말을 자꾸자꾸 찾아내며 물어본다. 사전을 옆에 두고 아이랑 함께 낱말도 찾아보고 비숫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도 해 먹어 보고. 권윤덕 아줌마처럼 우리 집 책벌레도 그려보고, 여러 가지 글자구슬을 만들어 책 벌레에게 먹이도 주면서 이 책 한권으로도 아주 오랫동안 아이들과 재미있게 보낼 수 있었다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꼭 권하고 싶은 아이들이 있다. 폭식하듯 이책 저책 마구 읽어대는 아이들이다. 나는 그 아이들에게 ‘아낀다고 야금벌레가 글자 구슬을 야금야금 먹으면서 알게된 비밀을 씹지않고꿀꺽벌레에게 가르쳐준 것처럼 ’꼭꼭 씹으면 더 맛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이 책이 쓰여진 시기를 보니 1930년대 말이다.그런데 읽어보니 요즘 나온 동화처럼 재미있게 읽힌다. '노마가 살금살금 앵두나무 밑으로 갑니다. 영이도 그리 했습니다. 똘똘이도 그리 했습니다.' "살금살금 다가가 후다닥 달려 듭니다..." 반복되는 어휘들과 흉내내는 말들이 동시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아이들의 심리와 생활을 정말 사실적으로 잘 그렸다. 동물 놀이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이형진 화가의 그림과 어우러져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놀이를 해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