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사를 가는 길에 용호정에 들렀다. 정자 아래로 탐진강이 흘러가고 아름드리 나무들이 정자를 감싸듯이 가지를 펼치고 있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정자를 둘러싼 나무들로 인해 어두운 느낌이 든다.용호정은 선비들이 휴식을 위해 지은 정자가 아니라 순조 때 최규문이란 분이 아버지 최영택을 위해 지은 정자란다. 비가 오면 강건너에 있는 할아버지 산소에 성묘를 하러 못가는 것을 안타까이 여기며 이곳에서 명복을 비는 걸 보고 아버지를 위해 정자를 지었다고 한다. 


 

 (용호정 앞 탐진강)

가까운 곳에 있는 부춘정에 들렀다. 부춘정 앞에도 탐진강이 흘러간다. 경치가 아름다워 선비들이 휴식을 취하기 좋았을 것 같은 정자다. 선조 31년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공을 세운 문희개 선생이 지은 정자를(당시는 청영정이라 불러다 함) 헌종 4년 청풍 김씨 후손이 사들여 고처 지은 후 부춘정으로 이름을 고쳤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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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 밖에서 묵념을 드리고 보림사로 향했다.  보림사는 보조선사 체징이 창건한 사찰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 나라에서 제일 먼저 선종이 정착한 사찰이다.

이곳에는 외유문, 사천왕문,삼층석탑과 석등,철조비로자나불,보조선사창성탑과 탑비 등 볼만 문화재가 많다. 거기다가 멀지 않은 곳에 보물로 지정된 동부도와 서부도가 있다.

이렇게 볼거리 .느낄거리 많은 사찰에 입장료도 주차료도 없다.절 주변 아름드리 비자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보기만 해도 더위가 가신다



(6.25 대 대부분의 건물들이 다 타고 외호문과 사천문만 남았다는데 보림사에서 처음 마주치는 이 문이 외호문이다) 


외호문을 지나 사천문에 다다르자 좌우에 금강역사 두 분이 서 계신다. 그 뒤로  좌우 두분씩 사천왕이 게신다. 그런데 모습이 독특하다. 이제껏 본 사천왕상은 발밑에 잡귀들을 밟고 있는데 4분의 사천왕상은 발을 들고있어 발박닥이 보인다.  1970년대 사천왕상의 복장에서 귀한 자료들이 나왔는데 소실되고 그 후 팔과 다리에서 보림사적기 등이 나와 보관하고 있단다
 
  

(보림사 사천문,외호문을 들어서면 사천문 사이로 삼층석탑과 석등. 대적광전이 보인다)  

경내로 들어서니 드나드는 사람하나 없이 여린 햇살만 놀고 있다. 전날 내린 비를 맞은 나무들은 생긱를 더하고 백일홍,송엽국, 자주 괭이밥 같은 꽃들이 만발했다.참 좋다.삼층 쌍탑과 석등, 당간 뒤로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이 계신 대적광전도 보인다.

 

대적광전에 들어가 철조비로자나불께 삼배를 했다.   해설사께서 철불의 형상에서 불상이 조성될 시기 호족들의 힘이 느껴진다고 하셨다. 


대적광전을 나와 지정전에 갔다. 해설사님께서 벽화를 잘 보라고 하셨다. 지장전 안에는 지장보살만 모셔 놓고 십대왕은 건물 벽에 그림으로 그려 놓았다. 살면서 행동이든 말이든 남한테 몹쓸 짓을 하지 않아야 겠단 생각이 절로 든다.

지장전 오른쪽 언덕에 있는 창성탑과 탑비를 보러갔다.탑비에는 보조선사의 행적,창건 연기설화 등이 적혀있단다. 탑은 훼손이 많이 되었지만 남아 있는 조각들로 보아 정성들여 조성한 흔적이 역력하다.
 


(창성탑비)


(창성탑비에서 내려다본 보림사 전경, 왼쪽에 창성탑비가 보인다)

 보림사 경내에는 약수도 있다 .많은 비가 온 뒤라 물이 뿌엿다. 


 

약수 한바가지를 떠서 마시고 서부도를 보러 갔다 .네비가 버벅거려 부도가 있을만한 곳 주변을 헤매다가 건너편 마을 작은 암자 뒤에 있는 부도를 발견하고 가서 봤다.지대석의 복련과 상대석 앙련이 이르기까지가 눈길을 근다. 복련도 독특하고 구슬을 세로 꿰어 놓을 듯한 중대석 8각 모서리도 독특하다.그리고 상대석 앙련 꽃잎 하나마다 꽃한송이를 새겨 놓았다. 

내려오는 길에 보림사 입구 오른쪽 바탈진 곳에 있는 동부도와 여러기의 부도들을 봤다 .동부도는 복련이 항아리 치마같다. 동부도 아래 있는 몇기의 부도들 중  몸돌에 재미있는 조각이 새겨진 부도가 있다. 다람쥐가 올라가는 모습과 내려 가는 모습, 거북이 올라가는 모습과 내려가는 모습이 새겨져있다.우리는 보물찾기 하듯 요리조리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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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때 장흥과 진도 지역을 돌아보기로 했다.

28일은 장흥 지역을 돌아봤다

장흥에는 볼만한 정자가 많다 .사인정,부춘정, 용효정...

게다가 보림사와 천관사도 있다 

마침 우리가 휴가 가는 날 장흥 물축제가 시작되는 날이라 

숙소는 장흥군에서 운영하는 생태공원 몽골 텐트도 예약했다 

장흥을 진입하다 장동면에 있는 만수사에 들렀다. 이곳에는  

안중근 의사 사당, 해동사가 있다. 그런데 문이 잠겨 있고 마당엔  

잡풀만 무성했다. 올해가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기라 묵념이라도  

올리고 갈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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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노니는 집 - 제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30
이영서 지음, 김동성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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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후기 역사책을 보다가 '이 시기를 제대로 공부하면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겠구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요 몇 년 사이 좋은 작품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그 중에 이 책은 단연 돋보인다.

조선 후기 우리 나라 시대상황이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양반들 중에 서학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 나라에서는 이들에게 극심한 탄압을 했다는 것, 심지어 서학 책을 필사했거나 판 사람도 화를 면할 수가 없었다는 것, 책을 필사하던 필사쟁이라는 직업이 있었다는 것, 마을마다 돌아다니며 책을 읽어주는 전기수가 있었다는 것,서민층에도 서학이 서서히 퍼져나가고 있었다는 것 등.

이야기 구조가 탄탄하고 일련의 사건들이 개연성이 높아 고개가 끄덕여진다.도리원 기생들이 서학을 관심을 가진 것, 장이가 허궁제비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 장이가 관헌들 보다 먼저 홍교리댁에 들어가 서학책을 불태워 홍교리가 화를 입지 않게 해 준 것,최서쾌와  장이가 다른 곳이 아닌 대구로 피신을 한 것 등, 그래서 잠시도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등장인물들 하나하나가 살아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옳고 그름을 구별할 줄 알았던 인물 장이 아버지, 김수영의 시 '풀'의 한 구절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를 생각나게 하는 최서쾌, 쓸모많은 고자질쟁이 낙심이, 품위 있는 기생 미적아씨, 열린 사고를 지닌 청렴한 사대부 홍교리, 은혜를 원수로 갚은 진짜 나쁜 인간 허궁제비, 고운 마음 씀씀이 만큼 인복이 있고 사려깊은 아이 장이. 허궁제비 외엔 인간의 도리를 저버리지 않는 사람들 이야기라 읽는 내내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

최서쾌가 장이에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일렀던 말들도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에게 길잡이가 될 것 같다.
'마무리를 옹골게 하라' /'인사를 할 때는 공손하게 해라'/'사람을 사귀는 것도 장사를 할 때도 마음을 먼저 헤아려라.' 

5,6학년 아이들에게 피와 살이 될 것 같은 귀하고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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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한 꿈틀이사우루스
캐런 트래포드 지음, 제이드 오클리 그림, 이루리 옮김 / 현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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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지렁이'라는 말만 들어도 '징그럽다' 고 말한다. 그래서 비오는 날 길 위를 어슬렁거리는 지렁이들은 십중팔구 아이들에게 수난을 당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변했다. 지렁이가 지구를 살렸다는 말에 수긍하기 때문이다.

그림이 재미있다. 지렁이들의 삶이 생동감있게 다가온다. 지렁이는 흙속에 묻혀 있다가 비가 오면 길 위를 어슬렁 거리는 무지렁뱅이가 아니라 한생명체로서 자기 몫을 다하며 지구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절로 느끼게 한다.

글도 재미있다. 제목만 보고 자칫하면 아이들이 지겨워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아니다. 지렁이가 지구를 어떻게 구했는지를 설명을 했다면 아이들은 하품을 하며 읽었을 것이다. 그런데 꿈틀이사우루스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앞세워 아이들과 대화하듯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그 이야기 속에 공룡시대부터 지렁이들의 이 땅에 살아온 내력과 그러한 삶이 어떻게 지구를 구했는지 자연스럽게 느끼고 깨달을 수 있게 한다. 3,4학년 아이들이 읽기에 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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