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연동 문화골목 안에 있는 아름다운 생활연구소 '석류원'에 가면
도마들의 놀라운 변신을 만날 수 있다

얼마나 오랜 세월 도마질을 했는지 칼 자국도 어지러운 움푹 팬 도마
 위에 썰기를 막 끝낸 국물 잘박한 김치가, 먹음직스럽게 쓴 파전이,
다듬기 위해 올려놓은 싱싱한 생선이, 꽃게가.... 그려져 있다
그림들을 찬찬히 살펴보니 도마질 소리가 들리는 듯 정겨운 풍경이다.

* 5월 1일까지 전시, 12시 30분에 문을 열어 저녁 8시30분에 닫는다
  우천시에는 습도 문제로 문을 열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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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양 천전리 입석에서부터 반구대 암각화까지 이어진 둘레길을 다녀왔다.이 길을 참 걷기 좋은 길이다.  


지금 가면 산벚나무 꽃, 진달래, 개나리가, 복사꽃, 조팝나무꽃이 활짝 피어있다. 가는 길에 양지꽃, 현호색,금창초 같은 풀꽃들도 보인다

천전리 입석에서부터 공룡 발자국, 고래 박물관, 집청정,반고서원, 유허비, 조선시대에도 반구대 가는 길이 있었다는 흔적,반구대 암각화까지 이르기까지 어른들도 산책하듯 걷기 좋은 길이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견학을 가도 좋을 만한 길이다.  


연두색 고운 잎들이 너울거리는 산길과 들길을 걸었더니 내 몸에 연두색 물이 드는 것 같았다.


 (천전리 입석 )   

   

 (반구대 가는 길에 본 조선시대 지었다는 건축물 집청정)

 

 (집청정 앞 냇가 풍경)

 

 

 

 (반구대 암각화  가는 길-왼쪽 암석 위에 공룡 발자국이 있다)

 (반구대 암각화-맞은편 바위 면에 암각화가 새겨져 있다는데 마모가 심해 망원경으로 봐도 잘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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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 느지막히 밥먹고 오전에는 언니들이 다니시는 성당에 가서 미사를 봤다. 미사 끝나니 12시. 5시 50분 KTX 예매를 해 놔서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 들렀다가 이태원까지 들리려면 시간이 좀 빠듯할 것 같다.  

현저동 101번지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빨간 벽돌 담장을 따라 가니 입구가 나온다. 입구 왼쪽에 탈옥수들을 감시했던 초소가 보이고 안에는 여러채의 감옥 건물이 보인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는 의병들이, 일제 강점기에는 애국지사들이, 해방 후에는 민주화 운동을 했던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옥고를 치르거나 순국 하셨다.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독립과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곳이다 

전시실을 보고 감옥 건물안 복도를 걸어가는데 옷을 겹겹이 껴 입었는데도 참 스산하고 춥다. 그런데 홀껍데기 같은 무명옷 하나 걸치고 추운 겨울을 이곳에서 어떻게 났을까? 거기다가 애국지사들이 사형장을 끌려가기 전 마지막으로 사형장 앞에 서 있는 미루나무를 붙잡고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가는 것이 원통해 통곡했다는 그 나무를 보니 울컥한다. 

 

 

 

  (통곡의 미루나무)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근처에 있는 독립문에 들렀다. 중국 사신들을 맞기 위해 조선시대 궁궐에서 지었다는 영은문을 헐고 그 자리에 독립 의지를 불태우며 1897년 외세가 물밀듯 우리 나라에 들어오던 그 때 이 문을 세웠다는데....

 

  늦은 점심을 먹고 이태원에 갔다. 이슬람 거리를 보러. 해밀턴 호텔 맞은편 골목을 따라 올라가니 보광 초등학교가 나왔다. 그 담장을 끼고 올라가니 이슬람 거리다. 날씨가 추워서 인지 다니는 무슬림들은 거의 볼 수 없었다. 다만 가게에 파는 물건들이나 상호가 이슬람 거리라는 것을 상기시켰다. 맨 꼭대기에 있는 이슬람 사원에 들렀다. 질바브를 입고 터번을 두른 사람들이 간간이 보였다.

 

 사원을 둘러보고 나와  이슬람 음식점 '살람'에 들러 터어키 차와 빵을 먹었다. 빵은 밀가루(?) 반죽을 물기가 거의 없게 반죽 한 다음 노릇노릇하게 구운 듯한데 우리 나라 참 그래커와 비슷한 맛이 났다.차는 홍차 맛이 낫다 . 언니들은 양고기와 야채로 만든 음식 한 가지를 더 주문해서 이 음식에 빵을 찍어 먹었는데 나는 그냥 먹어도 담백하고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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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에 일주일 정도 방학이라 긴 여행을 가지 않으면 서울 여행을 간다. 이번엔 개인적인 일이 있어 못갔더니 언니들이 방학 때 서울 한번 다녀가라고 하셨다.  

 그런데 하필 잡은 날이 부산은 96년만에 이렇게 추운 날은 처음이라는 날이었고, 서울 또한 올들어 가장 춥다는 날이었다. 걸어서 종로 주변을 다니기로 했는데 큰 일이다 

10시에 서울역에 도착하니 드러난 머리와 얼굴에 와서 부딪히는 바람이 부산에서 느꼈던 것 보다 더 차다. 언니들의 농담 섞인 빈잔을 들으며 답사길에 나섰다. 먼저 간 곳은 덕수궁. 덕수궁 미술관에서 '피카소와 모던 아트전'이 열리고 있다 .  

전시된 그림들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는 알베르티나미술관 컬렉션 들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까지 피카소를 비롯한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통해 서양 미술가의 주요 흐름을 살펴볼 수 있도로록 마련되었다.그래서 프랑스 야수파 화가들과 독일 표현주의 화가들의 그림을 풍성하게 볼 수 있다. 이들은 20세기를 감성과 열정으로 열었던 사람들로 대상이 '어떻게 보이느냐'의 사실적인 문제에서 '어떻게 보느냐'의 주관적인 문제로 전환시켰던 화가들이라고 한다.  

 2시간여를 둘러 보는데 폴세잔, 샤갈, 로트렉, 자코메티 같은 낯익은 이름들보다 낯선 이름들이 더 많다. 자연이 작가들의 주관적인 감정에 의해 재창조 되었을 때의 낯선 모습 속에 그 화가의 내면 풍경을 읽을 수 있었다. 꽤비싼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전시였다. 

   

  (부산에는 눈이 잘 안오는지라 며칠전에 내렸다는 눈이 아직 녹지 않고 있는 풍경과 덕수궁 중화전 측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전시회를 보고 나와 늦은 점심을 먹고 경북궁 옆에 있는 고궁 박물관에 갔다. 가는 길에 본 풍경들.  


 지난해 부산박물관에서도 베트남 유물전시회가 있었다. 그 때 전시품들이 빈약해서 이번 전시에서는 응우엔 왕조(1802-1945)가 남긴 베트남 황실 유물의 진수를 보나 했었다.그런데 신문보도와는 달리 전시품이 몇 점 없다.  황태자 보좌, 청동 향로, 황태자 용포 신발, 그릇,베트남이 문화를 알 수 있는 제사지낼 때 썼던 것들 몇 가지. 중국 문화의 영향하에 있어서인지 황태자 보좌는 붉은 색 의자에 금칠을 용 장식이 중국 문화재를 보는 것 같았다. 청동향로는 볼만했다.

    

베트남 황실 유물전은 그닥 볼게 없었지만 조선시대 왕실 문화재를 전시하고 있는 고궁 박물관 상설 전시관에는 볼만한 것들이 많았다. 우리 나라 왕실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의복, 국쇄,  궁중악기,가마,궁중을 꾸며주던 그림들, 그들이 썼든 그릇 등등. 오전 오후 두 세시간씩 관람을 하고 나니 다리가 뻐근하고 아프다.  조선시대 궁궐 중 유일하게 아직 못 가본 창덕궁을 가려다가 관람 종료 시간이 다 돼서 안 갔다.

돌아오는 길에 가까운 곳에 있는 인사동에 들렀다. 서울 올 때마다 이곳을 일정에 넣어 들러곤 하는데 올 때마다 독특한 가게 풍경이며 개성있는 물건들이 눈길을 붙든다. 이번에 내 눈길을 붙들었던 것들 손으로 만든 개성있는 장신구들과 예술품 같은 가게 간판, 그리고 어느 보일러 회사의 깡통 로봇. 

 

마산 아구찜에 들러 해물찜을 먹고 경인 미술관 '문향'에 들러 진하게 달인 대추차 한 잔을 마시고 나니 흐르던 콧물도 멈추고 피로도 쫘악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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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가지 악재가 겹쳐 안성과 여주를 여행하려던 계획을 바꿔 통영엘 갔다.통영은 크지 않는 도신데도 볼거리 먹거리가 풍성하다. 전혁림 미술관, 청마 문학관, 전통 공예전수관, 수산 과학관, 세병관,충렬사,미래사, 달아공원,동피랑 길. 싱싱한 해산물로 만든 음식들, 꿀빵, 충무 김밥 등 먹거리도 풍성하다. 

마침 거가대교 개통 소식도 있고 해서 그 길을 타고 갔다. 그런데 멀쩡하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하나둘 쏟아진다. 다른 곳은 눈 온다더니 겨울에도 비교적 따신 이곳은 비가 오나 보다 했더니 그새 햇살이 비친다.. 여우비였나.

세병관은 주변 조성 공사중이었다. 세병관 입구와 관내에는 수령이 오래된 가시나무들이 많았다. 참나무 중 상수리, 갈참 굴참 같은 것은 가을에 열매도 다 떨어지고, 나뭇잎도 다 떨어져 지금은 가지만 볼 수 있지만 가시나무 잎들은 푸르름을 한껏 자랑하며 아직까지 열매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세병관은 여수 진남관과 더불어 바닥 면적이 가장 넓은 조선시대 건축물 중 하나란다. 세병관(洗兵館), '은하수를 끌어와 병기를 씻는다'는 의미. 은하수와 병기는 참 안어울리는 말 같은데, '병기' 를 은하수를 끌어와 씻는다고 하니 낭만적인 느낌이 든다.어느 장수가 지었을까? 문학적 소양이 풍부했던 사람 같다.  

 그런데  136대 통제사였다는 서유대가 써서 걸었다는 현판이 건물에 비해 지나치게 크다.   


  

 

 (세병관 출입문 사자,나쁜 기운 들어오는 걸 막느라 고단겠다) 

동피랑을 갔다가 바로 아래 해안가에 있는 중앙시장에 들러 복국을 먹었다. 그런데 밑반찬 부터 다르다. 멸치 볶음에 갈치새끼도 들어있고 꼴뚜기 새끼도 들어있고, 겉절이에 싱싱한 통영 굴도 들어있다.  

미륵도를 건너 전혁림미술관엘 갔다. 대부분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월요일만 휴관인데 여긴 월,화가 휴관이다. 그래도 전혁림 씨가 생전에 그린 그림들이 벽면 가득 붙어 있어 그걸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그림도 감상하고 그랬다. 



 
달아공원.도착할 무렵부터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면서 세찬바람이 불어왔다. 차안에서 키피를 마시면 날이 개길 기다렸다.조금 있으니 또 반짝  개인다. 여름날 이곳에 와서 반짝이는 바닷물걸 너머로 겹겹의 자연스런 섬능선을 보노라면 아름답다라는 말의 의미를 실감할 수있다. 그런데 오늘은 날씨가 변덕을 부려서 달아공원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오는 길에 가까운 곳에 있는 수산과학관에 들렀다. 사람 머리 크기의 몇 배 되는 조개 껍데기도 있고 바다 생물 몇가지는 아이들이 직접 만지며 체험할 수 있게 만들어 놨다. 다양한 산호들과 조개 류, 화석, 여러가지 배 모양, 배의 발달사, 수산업의 발달사 같은 것도 알 수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체험 학습을 오면 좋을 것 같다.    

 


 
수산 과학관에 들렀다 오는 길에 미래사에 들렀다. 미래사 가는 길은 편백림이 빽빽하다.여름날 문을 열고 이 길을 천천히 올라가면 향기가 머릿속을 시원하게 한다. 그런데 문을 열고 가기엔 오늘은 너무 춥다.  

미래사 입구에 역시 미래사 다운 풍경이 보인다,천편 일률적인 안내판과 경내도와는 달리 손으로 그리고 글로 써서 경내도와 안내도를 붙여 놓았다. 효봉 스님이 계셨던 절 답게, 법정 스님이 출가하신 절답게 참 푸근하고 정감가는 절이다. 유비라는 이름표를 단 삽삽개가 경내를 둘러보는 우리를 순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날씨가 너무 추워 대충 둘러보고 나왔다. 



아 

미륵도를 건너와  청마 문학관에 들렀다. 청마 유치환 시인의 삶의 궤적을 돌아보고 있는데 교사 연수과정 중에 들린 분들 중 한 분이 유치환의 시 '행복'을 낭송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는 것 보다 행복하니니리 ....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참 여유롭고 행복한 여행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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