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남행 비행기 - 제5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21
김현화 지음 / 푸른책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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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싱'이라는 영화가 개봉 되었을 때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부모님과 함께 보기를 권했다. 보고 온 몇 몇 아이들이 '북한 사람들이 정말 그렇게 사느냐'고 믿기지 않은 표정으로 물었다. 나는 '아마 영화에 그려진 것 보다 더 할 걸.'이라고 대답했다. 정말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겪는 일들을 보니 '크로싱'의 등장인물들이 겪는 일은 약과다.

압록강을 건너는 일은 건너서 겪는 일에 비하면 고생도 아니었다. 압록강을 건너 중국에서 태국 찡홍까지 오는 길은 이들을 호시탐탐 노리는 이들로 인해 아슬아슬함의 연속이었다. 절실한 이유로 탈북하는 사람들을 인신매매단에 팔아먹는 조선족 택시기사들, 탈북자들을 사서 노예처럼 팔아먹는 인신매매단들, 탈북자들이 가진 돈을 노리는 꽃제비들, 거기다가 중국 공안과 북한에서 파견된 보안원들까지. 실제 경험하는 당사자가 아닌 제 3자조차 가슴이 오그라드는데 이 여정을 걷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이 책은 청소년 권장도서 중에 하나로 학생들과 북한 사람들의 인권문제나 탈북자 문제 관련 이야기 나누기 할 때 참고할 만한 책이다. 읽기가 편한 소설은 아니지만 현재의 한반도 상황, 나날이 늘어나는 탈북자들 문제 등에 대해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길 바라며 이 책을 권했더니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자유'가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알 것 같다는 반응이 온다. 한반도 이남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한번쯤은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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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김별아 지음 / 문이당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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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이 방영되고 있는 지라 미실이라는 여인에 대해 알고싶어졌다.몇년 전 '미실'이라는 제목으로 문학상을 받았던 책 한 권이 떠올랐다. 김별아가 쓴 '미실.

삼국유사나 삼국사기에는 단 한 줄도 미실에 대해 실린 글을 없다는데 김별아님이 쓴 소설에는 3대에 걸쳐 신라를 쥐락 펴락 했던 여인으로 그려져 있다. 신라 24대 왕에서부터 26대 진평왕을 사로 잡고, 이모의 아들들, 왕자들까지 관계하며 살다갔다는 여인. 이 여인의 생애를 보니 참 당황스럽다. '미실'과 관계한 인물들이 하도 많아 소설책 서두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혈연 및 혼인 관계 참고표를 수시로 들추며 읽어야 했을 정도니. 그런데 미실이 천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작가가 미실을 해야할 일은 누구보다 기품있게 해 내고자 노력하는 여인으로 그렸다.  성애 장면 묘사도 탁월하다 

신라 시대를 이끌던 남자가 아닌 그 남자들을 무릎 꿇게 한 여인에 초점을 맞춘 소설을 읽다보니 신라 사회에 대한 고정관념이 와르르 무너진다. 이 소설에 그려진 것이 이 당시 사회 모습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성에 관한한 지금보다 훨씬 자유분방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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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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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이 이 책을 읽고 괜찮다고 생각한 구절을 뽑아 들려준 적이 있다.이 분이 추천한 책이 대부분 괜찮았던지라 나도 읽고 선물도 하려고 망설임없이 이 책을 샀다.그런데 딴 책을 선물했다. 몇몇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오면서 행했던 여러 일들(그로 인해 대중들에게 오해를 많이 받기도 했는 데 특히 그 일)을 합리화 하기 위한 변명 같은 느낌, 개인 넋두리 같은 느낌을 받았다. 책을 사기 위해 지불한 돈이 아깝다는 느낌을 받은 첫번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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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을 점령하라 사계절 중학년문고 4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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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에게 책 표지를 보고 떠오르는 것을 말해보라고 했다. 커다란 나무가 사람이랑 동물들을 다 품고 있는 것 같다는 아이, 동물들이 행복해 보인다는 아이, ET같이 생긴 얘는 누구냐는 아이.얘들이 등장인물이구나! 하는 아이... 아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표지를 보고 든 생각들을 이야기 한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표지 디자인이 좋다.  

4학년 학기 초에 이 책을 아이들에게 권했더니 책을 잘 읽지 않던 아이 1명을 빼곤 다 읽어왔다. 이 책은 인간과 동물들이 자연속에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큰 목소리로 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주변 생명체부터 돌아보게 하는 낮지만 울림이 큰 목소리가 있다. 아이들은 동물들이 도시 한 귀퉁이에 있는 과수원을 점령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며 비로소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가 들어서기 이전, 그곳에 터전을 일구고 살던 동물들의 안위를 궁금해 했으니까. 과수원을 점령하는 과정에서 동물들의 생태도 잘 드러나 있다. 작가의 세심함이 곳곳이 묻어난다 .

가는 공원으로 옮겨진 나무, 서낭의 말을 통해 사라져 가는 민속 신앙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영혼이 떠난 나무가 죽자 그 나무를 장승으로 만들어 세우는 것으로 보존을 시도한 것도 작가의 이런 생각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해서 아이들에게 나무에게도 영혼이 있을까 라고 물어봤다.아이들은 나무는 사람이 아니니까 영혼이 없다고 한다. 작가는 나이 많은 나무는 영혼이 있다고 했는데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라고 물어보니 동화니까 그렇죠.한다. 나무의 영혼이 있고 없고를 떠나 아이들에게 서낭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한다. 

지 그림도 좋지만 동화 중간중간 삽입된 그림도 참 좋다. 쥐들이 과수원을 점령하러 왔을 때 이곳에 먼저 터전을 잡게 된 고양이가 과수원을 지키기 위해 철조망 위로 올라가 허리를 잔뜩 위로 구부린 모습으로 쥐들을 노려 보고 있다. 이런 그림은 고양이 행동을 자세하게 관찰하지 않은 사람이면 그릴 수 없는 그림이다. 꽃장수 옆에 앉아있는 할머니 모습이라든가, 세련된 도시 사람들이 활보하는 거리에 집게를 들고 다니며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 할머니 모습 등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케 하면서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게 한다.  

상황을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한 전개 방법도 좋다. 쥐들이 어리버리하다고 여긴 고양이의 관점에서 쓴 이야기와 그 뒤에 나오는 쥐의 관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를 비교해 보면 아이들도 자신의 관점 만이 옳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책 내용도 그림도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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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신 파랑새 사과문고 64
김소연 지음, 김동성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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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내용과 그림이 참 잘 어울린다.  ‘다홍치마’는 읽으면서 정약용 선생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었겠구나 했는데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맞다.조선시대 역사의 토막을 동화로 풀어낸 작가의 솜씨도 참하지만 김동성 화백이 그린 그림도 볼수록 참하다.

‘꽃신’은 장편 동화로 썼으면 좋았겠다.나는 선예 아버지가 당쟁에 휘말려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면서 이야기가 시작 되길래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으로 빚은 장편 동환 줄 알았다. 그래서 선예의 운명이 어떻게 전개될 지 참 궁금했었다. 기대가 커서 그런가 끝이 싱겁다.하지만 가슴 뭉클한 감동이 있다.

  ‘꽃신’에서 선예와 달이, 큰돌이와 오두막집 선비를 통해 아이들은 진정한 배려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 달이가 먼길 떠나는 선예에게 민들레꽃을 엮어 꽃짚신을 만들어 주었듯이, 선예가 자기가 가장 아끼는 꽃신을 부러워하던 달이에게 소중한 꽃신을 주고 갔듯이, 큰돌이가 글을 배워준 선비가 제일 아끼는 다홍치마를 먼길 걷고 걸어 선비 따님께 전해 주러 가듯, 큰돌이네가 화를 입을 까봐 끝내 큰돌이네 다녀온 일을 말하지 않는 선비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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