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미사일 방어체제 살림지식총서 5
정욱식 지음 / 살림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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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곡우'가 지난 봄날은 계속된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젊은 베르테르 편지를 읽을 만한 계절이지만 바람끝은 차가워 감기 걸리기에 쉽상이다. 우리가 사는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한반도 정세는 영화속 공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개인의 행복은 국가안에 있다. 6.25 한국전쟁 상황에서의 개인의 행복 타령은 무의미하다. 언제 어느 세대에게 직면하게 될지 모른 국가 안전에 대한 위협을 방어하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지금의 평화는 공동체의 구성원에게 고루 스며들어야 한다.


  평안북도 대관군 금창리에서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의혹과 더불어 1998년 8월 북한의 인공위성(대포동 10호)발사로 미국 안팎에서 북한위협론이 맹위를 떨치고 있었던 때였다. 미국의 강경파들은 이러한 북한위협론을 과장하면서 MD구축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혈안이 되어 있었다. MD문제를 제대로 보지 않고서는 미국의 대 한반도 정책을 이해한다는 게 한계가 있다. 미국 의 행정부가 MD정책을 최우선으로 삼는다면 대 한반도 정책은 MD의 종속변수가 될 수 밖에 없다. MD구상에 북한위협론을 활용하고 있는 눈치다.


  안타까운 것은 남북한이 민족공동체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는 평화 프로세스를 중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은 '힘만이 살 길'이라며 선군정치로 미국의 패권주의에 맞서고 있다. 남한은 한미동맹 강화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의 열쇄라며 대미 추종의 관성을 버리지 않고 있다. 남북한의 상반된 반미와 친미의 길은 미국의 패권주의를 강화시켜 주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로서 MD는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중앙 정부뿐만 아니라 여러 업무 분야에서 '선제적'이나 '출구 작전' 등 군사적인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미국의 기본적인 MD전략은 가급적 상대방의 미사일 시설을 선제공격하여 파괴하고 남은 MD를 요격하겠다는 것이다. 즉 중국이나 러시아의 우발적인 미사일 발사와 이른바 '깡패국가'들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 또는 테러리스트와 같은 비인가자들의 미사일 공격 등에 대비한다는 명분이 있다. 특히 MD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로 요약되는 미국 중심의 세계 경제 질서를 군사적 측면에서 보장하고, 동시에 냉전 해체로 인해 위기에 빠진 미국 군산복합체들에게 막대한 이윤을 보장해 주기 위한 것이다. 또한 우주를 군사적으로 선점함으로써 지구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하고, 정치•경제•군사적 측면에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봉쇄하려는 의도가 있다.


  최근 북핵•미사일 위협하에서 남한 핵무장론이 잠재되어 있음을 미국은 경계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미국의 MD전략에서 남한은 포섭 대상으로, 북한은 MD구축의 명분 및 무력화의 대상으로 규정되는 '분단의 논리'가 투영됨으로써 분단을 넘고자 하는 한반도의 이해관계와 충돌된다는 점이다. 하나는 한반도의 전쟁위기가 높아진다는 점으로 '억지력'차원에서 한반도가 MD의 첫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MD는 무엇인가? 클린턴 시절에 미사일방어체제(MD)는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 National Missile Defense)와 전역미사일방어체제(TMD, Theater Missile Defense)로 나누었었다. 부시 행정부는 NMD와 TMD를 통합해 바다-육지-항공-우주를 연결하는 다층적이고 전지구적 미사일 방어망인 MD를 구축하였다. 130421


MD, NMD, T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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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家 일흔일곱의 풍경
한영희 지음 / 열화당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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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된 언어양식으로 사진은 그것을 해석하는 시점과 방식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재해석 된다. 사진을 통한 표현은 정형화 할 수 없는 수많은 단어와 음절의 반복이다.


  이 책은 문인사진집이다. 흑백사진인물(작가) 삶의 일부와 인격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보통은 사진의 밑에 주석을 달지만, 먼저 인물사진을 전부 보여주고 나서, 후반부에서 각 인물에 대한 대표적인 작품 내용을 짧게 소개한다.

  작가의 얼굴은 신비화되어 있다. 사실 작가는 얼굴이 없는 사람이다. 그들의 시선은 사물의 본질에 가 닿아 있는, 꿰뚫는 시선을 하고 있다. 영원성을 노려보는 것 같은 작가의 형형한 눈빛이 한순간에 잘 정지되어 있다. 1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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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탄생 - 성경은 어떻게 인류 문명을 지배했는가?
존 드레인 지음, 서희연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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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단지로 들어서는 쪽문 옆 벤치의자에 두 노인이 대화중이었다. 한 노인은 눈이 크고 입술에 윤기가 흘렀다. 상대 노인에게 뭐라 집중적으로 천국을(지나치며 딱 한마디 들였음) 얘기하고 있었다. 일방적으로 주입되는 상대 노인은 일본 천황처럼 구부정한 자태로 중얼되는 노인의 이야기에 의심스러운듯 빠져 들고 있었다. 따스한 봄날인 토요일 오후에 누가 그리 심심치 않는 이야기를 표정 넘치게 해줄 수 있을까 싶었다(꽃나들이 가는 판에).


  처음 카스토리를 시작한 2012년 4월 7일 올였던 책은 '성경의 탄생'이었다. 성서는 세계 문학의 위대한 고전 중 하나다. 오늘날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삶을 이끌어주는 지침서로 성서를 애독하고 있다.


  이 책은 성서가 기록될 당시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21세기라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인간의 삶과 성서의 연관성을 깊이 탐구하고 있다. 성서는 독자적인 내용으로 이뤄진 단편이 구약에 39권, 신약에 27권으로 되어 있다. 성서는 상당한 기간에 걸쳐 기록되고 축적된 책들의 집합이다. 


  성서 문학의 다양성을 보면, 구약성서는 고대 이스라엘의 위대한 문학 작품들로 아브라함 자손들이 이스라엘 민족을 형성하고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그리스 제국 멸망하기까지 과정이 담겨 있다. 율법서와 예언서와 성문서로 나뉜다. 율법서는 이스라엘 민족의 최초 지도자인 모세가 지은 책들로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가 속한다. 


  예언서는 구약성서에 가장 많이 차지한다. 이스라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종교계, 정치계 지도자의 이름으로 명명된 예언서는 전기 예언서와 후기 예언서로 나뉘는데, 후기 예언서는 이스라엘 민족의 영성과 윤리관을 이끌었던 선지자의 메시지를 기록한 분량에 따른 것이다.


  성문서는 구약성서에서 율법서와 예언서를 제외한 나머지 문집들로 대개 시가문학에 속하지만 내용과 문체 면에서 서로 다르다. 시편, 잠언, 욥기, 전도서, 아가 등이 이에 해당된다.

 

  신약성서는 구약보다 비교적 짧은 기간인 100여 년 만에 완성되었다. 즉 로마 제국 동쪽 변두리에 있는 팔레스타인의 생활상과 그리스•이탈리아와 같은 도시국가의 생활양식 및 세계관을 소개하는 등 매우 다채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복음서에는 예수의 생애와 가르침이 나온다.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 이 네 권의 복음서는 기록된 배경이 서로 다르지만 예수의 생애와 교훈을 전하고 신앙을 촉구한다는 점에서 성격이 비슷하다.   


  사도행전은 초대교회 사도들의 행적과 그들이 세운 공동체에 관한 유일한 역사적 문헌이다. 또한 서신서는 초대교회 그리스도인에 대하여 말해주는 일차적 자료로, 기원후 100년 동안 초대교해 지도자들이 로마 각처에 흩어진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보낸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구약이든 신약이든 성서에 수록된 모든 책은 시대적 산물이며 그 정황에 따라 의미와 중요성이 새롭게 부여된다. 물론 성서에는 일괄되게 흐르는 하나의 메시지가 있다. 그러나 글의 문체와 구조는 당대의 문화에 큰 영향을 받게 되므로 우리는 성서가 기록된 시대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충분히 알아야 한다. 


  신약성서는 예수 사후의 시대적 상황에 맞춰, 예수가 사용한 방식과 조금 다르게 그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다. 구양성서는 전통적인 개념 위에, 이스라엘 민족의 고유한 영성과 역사에서 뽑아낸 새로운 의미를 덧붙이기 위해 정교하게 재해석된 부분이 많다.  15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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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여 잘 있거라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62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유정 옮김 / 더클래식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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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바람이 불면 숲에 낚엽이 쌓인다. 이때쯤 군생활은 월동준비에 들어간다. 가을산의 싸리를 베어 빗자루를 만들었다. 겨울의 쌓인 눈을 쓸어 내기에 제격이다. '


 '무기어 잘 있거라'는 전쟁 중에 군생활 이야기다. 여기서 '무기'는 전쟁이나 군대에 대한 은유적인 단어다. 우리말로 풀면 '군대의 추억이여, 이제는 안녕' 정도다. 탈영의 이유 중에 모르긴 해도 이성문제가 꽤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제는 고인되었고 야한 글쓰기로 유명한 고 마광수 교수는 헤밍웨이를 좋아했다. 문체가 간결하고 도덕적, 이념적 코멘트가 없기 때문이라 한다. 혹자는 헤밍웨이 문학은 사상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한다. 전쟁 문학의 리얼리즘은 머릿속의 풍경화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이 소설은 20세기초의 유럽대륙 의 전쟁에 대한 허무주의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도덕적 주제가 작품의 이면에 깔려있지 않다. 남자주인공 '헨리'가 왜 이탈리아군에 지원병으로 가담했는지 동기가 불분명하다. 헨리는 종군 간호사 '캐더린'을 만나면서부터 생각이 바뀐다. 주인공의 반전사상이 논리정연하지 않다. '헨리'의 부대 후퇴로 낙오병이 되었으나 헌병에게 잡혀 탈영병으로 오인된다. 그는 총살당하기 직전 애인이 있는 곳으로 도망친다. 


 '헨리'는 '도스토옙스키'처럼 극적으로 살아 남는다. 결국 스위스에서 애인과 함께 짧게 살다 사랑도 죽고 아이도 사라지고 마는 곡절을 격는다. 소설은 한바탕 꿈을 꾸듯 되새기는 낮선 공간에 대한 자서전적 회한이다. 헤밍웨이의 인생은 파란만장했었다. 많은 여자와 전쟁터를 전전했었다. 


 나는 군생활을 전방 야전병원에서 했다. 각 병실마다 담당 의무장교와 간호장교가 배치되어 있었다. 생각보다 군내의 환자들은 다양했다. 정형외과 또는 정신병동과 산부인과도 있었다. 군인 가족 등을 위해 설치된 진료과도 있있다. GP 등에 순회 진료 때는 간호장교와 위생병과 운전병이 해당 부대를 찾는다.


 휴전때는 평범하지만 전시 중에는 각 부대 의무실에서 야전병원으로, 중환자는 국군통합병원으로 헬기 후송된다. 의무장교 '프레데릭 헨리' 중위가 계급장을 떼고 사랑을 찾아가는 행태는 전형적인 탈영병의 행태다. 자신의 행동이 전쟁의 분위기에 반한것으로 그것은 죽음이 전제되어 있다. 불안속에 스위스 안착은 안도를 주웠지만 죽음은 도처에 여러 형태로 존재하고 있었다.  1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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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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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폭력이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등. 이 물음은 우리를 사유의 장으로 이끌어 내어 공론화시키려는 철학적 자아를 유도한다. 다만 지나친 현실주의자에게는 불필요한 논쟁이나 공상으로 치부된다. 책을 꼼꼼히 읽어보면 저자의 세계관이나 인생관을 였볼 수 있다. 책은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 삶을 망치는 헛된 생각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로 귀결된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오로지 죽음만이 삶의 의미를 준다고 생각한 사람이었다.


  저자의 이력은 평범속에 특별함이 많다. 그는 중년 남자로 경주와 대구 그리고 서울과 경기에서 살아 왔다. 정치권력의 변방이 아닌 주류세력의 지역출신이지만 대표적인 진보주의자이다. S대 경제학 전공, 386학생운동, 투옥, 사병 복무, 독일 유학, 보건복지부 장관, 당 공동 대표 등을 경유한 진보적 성향의 소유자다. 


 어느 시간을 관통하든 역사와 문학적 글쓰기를 놓지 않고 책을 써왔다. 글쓰기에 좋은 토양을 지닌 저자다. 노무현 정부때 정치에 입문하여 최근에 그 바이케이드를 떠나 지식소매상으로서 돌아왔다. 저자는 일상의 모든 순간마다 나름의 의미와 기쁨을 느끼며 살고 후회 없이 죽기를 소망한다.


 저자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명제속에는 함께 사는 삶에 대한 이타적 본성, 공감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연대라고 부른다. 연대 의식은 일, 놀이, 사랑과 더불어 삶을 의미있고 존엄하고 품격 있게 만드는 제4원소이다.


 최근에 지인때문에 병원에 자주 갔었다. 병원에는 아픈 사람이 많다. 대학병원 응급실은 삶의 전쟁터다. 전통시장과는 다르지만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야구장도 마잖가지다. 잘 먹고 건강해야 야구장도 찾는다. '구구팔팔 이삼사!', 아흔아홉 살까지 팔팔하게 살다 이틀 사흘 누웠다가 죽자는 말이다. 여한없이 살고, 구차함이 없는 고통없는 죽음이야 말로 산자가 죽음에 이르는 연착륙이다. 지난해 갑자기 동생과 이별하게 되었던 기억을 되살여보면 사랑하는 가족과 작별할 시간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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