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착취 - 인생의 주도권을 되찾아 줄 74개의 원칙
훙페이윈 지음, 홍민경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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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독이 되는 인간관계를 끊어내지 못할까?

 

 

인생의 주도권을 되찾아 줄 74개의 원칙

타인의 피와 살을 도려내 자신의 빈 곳을 채우려 하는 심리는 어쩌면 자아 결핍이 빚어낸 열등감 때문일 수도 있다. (추천사 중에서)

책 제목부터가 섬뜩하였으며 책 내용을 읽다 보면 저자분이 한국인이 아닌가 싶을 만큼 정서와 그들이 나누는 대화들과 가치관에 놀라워하면서 내내 읽었던 책이다. 대만의 문화권과 한국의 문화들이 너무나도 비슷하게 흐르고 있다는 점에 놀라웠다. 그들의 정서와 우리들의 정서는 어른들의 세상에서는 너무나도 유사한 모습을 띄고 있다는 점에 놀라움을 연거푸 느끼면서 읽은 책이다.

착취라는 어휘에 주목하게 한다. 여자와 여자 사이에 벌어지는 착취에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올케와 시누이, 딸과 엄마 사이 등에 대한 내용들이 소개된다. 결혼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 착취에서는 남편의 외도와 이혼은 별개, 아내를 비웃는 남편, 동서갈등, 학교 선생님의 전화를 받는 사람은 왜 엄마인가 등 여러 문제들이 소개되고 있다.

혈육 사이에 벌어지는 인간관계 착취는 지금 한국 사회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직장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 착취와 사랑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 착취에 대해서도 책은 다루고 있다.

내용들마다 사실적인 문제 진단이 먼저 등장한다. 그리고 <임상심리사의 처방전>이 책에 소개되고 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많고 많은 인간관계 착취를 다양하게, 사실적으로 만났던 책 한 권이다. 놀라움이 가장 먼저 앞서게 했고 이렇게 다양한 사연들이 가까운 사람들에 의해서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일어나는 현상이 될 거라는 것에 암울해지도 한다. 분명한 건 이 책 덕분에 읽고 타인들의 다양한 사연들을 통해서 그들의 심적 상처를 짐작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이 책을 통해서 반성도 하고, 되돌아보면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던 착취는 아니었는지 회상해보는 시간이 될 거라는 점이다.

쉽게 타인을 착취하였지만 그것이 착취인지 모르는 사람들. 그것이 진단되고 심리적 상황과 정서적 상황이 어떠한 것인지 누군가에게는 돋보기처럼 들여다보는 현상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타인을 착취하거나 착취당하는 것은 모두 불완전한 자아 때문이라고 책은 전한다. <완벽한 아이>소설이 떠오른다. 그 소설의 인물들도 이러한 관계였고 그들이 가졌던 불완전한 자아를 떠올려보게 된다. 그리고 소녀가 집을 탈출하는 순간과 탈출하고 난 순간의 모습은 확연히 다른 자아임에는 분명하다. 자아를 찾아가지 못하고 어른이 된 겉모습만 어른인 어른으로 늙어갈 수는 없다. 성장하고 반성하고 용기를 내면서 자아를 찾는 사람이 되는 길을 찾는 과정은 불가피한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어른이 되는 건 아니다. 스스로 용기를 내면서 진단하고 해결하는 것이 성장인 것이다. 그 과정에 만나보면 좋을 책 한 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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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날들을 좋았던 날들로
허췐펑 지음, 신혜영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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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신경과학 전문의이자 작가이며 대학에서 강의하는 대만의 작가 도서이다. 라이프 스타일과 자기 계발 분야의 저명한 작가라고 책은 소개한다. 책은 읽기 편안해서 좋았다. 양장본이며 가름끈이 있어서 편하게 볼 수 있었던 책이다. 꾸준히 삶을 돌아보면서 마음공부를 하는 편이다. 자기 마음을 공부하다 보니 몸이 많이 건강해진 것을 느끼게 된다. 통증도 사라지고 고단한 순간이 찾아올지라도 받아들이는 마음의 탄성력이 생겨서 스스로에게도 많이 만족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책과 신앙, 기도의 힘이기에 감사하면서 살게 된다. 이 책도 그러한 연장선에서 읽었던 책이다.

이 책은 읽기 편하게 편집이 잘 되어 있는 책이다. 하나씩, 한 문장씩 콕콕 마음에 담아두면서 삶 속에서 하나씩 실천하다 보면 습관이 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삶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치유가 되는 내용들이다. 버릴 것 없이 페이지마다 만나는 내용들을 함께 공감하면서 읽었던 책이다.

이 도서를 만나기 전에 헤밍웨이의 에세이를 한 편 읽었는데 헤밍웨이가 아내와 여행을 다녀와서 나누는 대화 내용이 떠오르는 장면이 이 책의 내용을 읽으면서도 함께 떠오르는 내용이기도 했다. 직접 경험하고 후회하는 여행이었지만 그 여행을 통해서 헤밍웨이는 스스로 깨닫고 배우는 것을 찾으면서 그 내용을 아내와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이 책의 내용과도 상통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툴툴거리면서 부정적인 감정만 쏟아낸다면 발전이 없고 불만과 부정적인 감정이 앞서면서 습관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일이든지 '좋다', '나쁘다'라는 꼬리표를 붙이지 말라는 글의 내용글들을 읽다 보면 많이 수긍하는 내용들을 만나게 된다.

이 책의 저자가 담아내는 내용들을 함께 공감하면서 편안하게 읽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상당히 많이 변화되고 노력하였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불공정하고 공평하지 않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지표가 되어줄 책 한 권이다. 자기 마음을 공부하면서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평온함으로 향할 수 있는 책이다. 오늘이라는 현재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책은 언급하는 만큼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고 즐기고 느끼며 감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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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222
찰스 디킨스 지음, 류경희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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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작품이다. 2권을 읽는 동안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작가가 '핍'에게 심어놓은 짐작이라는 오해 속을 무한히 함께 떠내려오는 시간도 핍과 함께 보냈던 작품이다. 갑작스러운 인물들의 등장과 알 수 없는 편지의 발신자에 대한 의심과 불안 속에 '핍'을 따라가보는 시간, 쉼 없이 새로운 사건들이 등장하면서 풀려가기 시작하는 의문들을 하권에서 만나게 된다.

상권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하권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연결고리들은 꽤 촘촘하다. 생각하지도 못한 연결고리들 덕분에 하나씩 구도를 잡아갈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인간이 가진 유약함을 여러 인물들을 통해서 보게 한다. 인간이 유지하고 있는 사회구조의 움직이는 동력들이 가지고 있는 모순들을 작가는 여러 인물들과 가족들을 통해서도 돋보기처럼 들여다보게 한다. 핍을 교육해 준 선생의 가족이 갖고 있는 굴러다니는 가족들의 모습들과 선생의 아내가 보여주는 문제점들은 고스란히 그들의 자녀들에게까지 결혼에 대한 조급한 갈망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게 한다. 선생의 아들의 결혼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하권에서 목도하게 한다.

사랑하고 흠모하며 아껴주면서 기다리는 시간들이 연인들을 통해서 보여진다. 하지만 유독 사랑이라는 감정을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하는 여인이 보인다. 그녀의 결혼은 행복할까? 그녀가 성장한 저택에서 '핍'과 우연히 마주하는 장면에서 그들이 나누는 대화도 인상적으로 기억된다. 얼음처럼 차가운 그녀에게서 듣는 새로운 모습과 대화들.

어린시절부터 어떻게 양육되느냐에 따라서 어른 성인으로 성장하는지 이 소설을 통해서도 만나게 된다. 제대로 양육을 받았다면 범죄의 길로 방향을 잡지 않았을 어린아이들을 감옥과 재판과 사형제도를 작품을 통해서 보게 한다. 그 아이들이 점차 범죄의 길, 어둠의 길로 걸어가게 되었음을 인물들을 통해서, 사건들을 통해서 보게 한다.

의문스러웠던 저택의 비밀들도 서서히 드러난다. 그 저택에서 성장한 양녀의 부모에 대한 비밀들도 놀라움으로 만나게 한다. 핍이 성장한 시골마을의 사람들이 보여주는 위선적인 모습도 작품은 다룬다. 핍의 대리인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이 보여주는 이중적인 삶의 태도는 많은 상징적인 모습이 된다. 그 직원의 결혼하는 모습들과 핍의 친구인 허버트의 결혼과 비디의 결혼까지도 차분히 떠올려보게 한다.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조와 비디이다. 상권에서 만났던 조와 비디의 모습은 하권에서도 한결같고 지혜롭다. 그들의 모습은 삶의 지표가 되며 조가 가진 성실함과 바른 모습은 지금 내 곁에 있는 한 사람과도 같은 사람이었기에 고마움을 떠올리면서 작품에서 만났던 인물이다.

조는 아무것도 변한 게 없었다... 그를 한없이 신뢰하고... 373쪽

조가 핍에게 친구라는 호칭과 신사분이라는 호칭을 함께 쓰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호칭이 가지는 경계선은 무엇일까? 진정한 신사란 무엇일까? 성실하게 대장간에서 땀을 흘리고 노동하는 조의 모습과 아내의 부족한 성품까지도 안아주며 유지하고 있는 결혼생활과 어린 핍에게 친구가 되어주고 변함없는 친구가 되어주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크게 감동받는 작품이 된다. 사회적으로 높은 계급을 유지하고 사교모임을 즐기며 사치와 절재하지 못하는 탐욕의 지름길을 핍은 경험했고 좌절했고 후회하지만 그 순간도 잠시뿐이다. 거대한 유산이 약속된 약속된 핍에게 벋어있는 길은 넓고 탄탄한 길이었을까? 그것이 진정한 신사였을까? 작가는 독자들에게 되묻고 무엇을 삶 속에서 만나고 지향해야 하는 것인지 재미있는 탄탄한 작품으로 우리들에게 질문하는 소설이 된다.

이 소설은 읽기 전부터 기대했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품이다. 오만이 가지고 있는 위태로운 모습들을 핍을 통해서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핍에게는 평탄한 미래가 보장되었을까? 책표지 디자인의 그림이 꽤 의미심장하게 디자인된 책이다. 2권의 책표지 디자인이 가진 의미를 다시금 떠올려보게 하는 멋진 작품이다.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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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21
찰스 디킨스 지음, 류경희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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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간과 미스 해비셤의 저택 사이에서, 그리고 비디와 에스텔라 사이에서 ... 그 방과 앞으로 내가 지내게 될 더 멋진 방들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마음 상태로 빠져들었다. 248쪽

찰스 디킨스 작품은 처음이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찬사를 듣는 이유를 작품을 만나자마자 이해할 수 있었다. 작품이 주는 재미와 웃음이 상당해서 점점 기대하면서 작품속으로 빠져들었던 소설이다. 2권 세트 구성 중의 상권에 해당한다. 흠잡을 곳이 없을 만큼 작품은 재미있다. 인물과 사건들의 전개까지 흥미롭기만 하다.

보닛 모자를 쓰고 마차를 타는 시절의 시골 대장간부터 떠올려본다. 대장간에서 달구어진 불과 씨름하는 일꾼의 땀과 고단함 속에는 가난의 늪도 함께 드리워진다. 그곳에 핍, 핍의 매형인 조, 핍의 누나가 생활하고 있는 집이 있다. 핍의 부모와 다섯 형제는 이미 무덤에 자리 잡고 있으며 핍은 누나가 키웠음을 작품은 전한다. 하지만 누나의 성품은 다혈질이며 폭력을 핍에게 자주 행사한다. 안타까움으로 바라보게 되는 핍에게는 다정하고 정이 많은 매형인 '조'가 있다. 그가 곁에 있어서, 친구가 되어주어서, 다정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만나고 있는 작품이다.

배움은 짧고 가진 것은 기술뿐인 조는 성실함으로 가족들을 책임지고 있다. 아내의 난폭한 언행에도 참고 이겨내면서 아내의 장점만을 상기하면서 아내와 함께 하는 남편이다. 핍에게도 친구라는 관계로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을 보인다. 그와 나누는 대화들은 언제나 집중하게 했다. 조가 던지는 대화들은 깊은 대화였다. 하지만 어린 핍에게는 조의 대화가 들리지 않을 뿐이다. 어린 핍에게는 조의 남루한 모습과 배움이 짧은 모습과 가난한 모습만 보일 뿐이다. 그를 부끄러워하기도 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하면서 핍의 눈을 가린 것이 부자의 돈과 위선과 신사라는 모순된 가치임을 작품은 전해주고 있다.

미스 해비셤의 저택은 기괴한 저택이다. 시간이 멈춘 저택. 웨딩케이크, 멈춘 시계의 시간은 9시 20분. 가꾸지 않는 정원,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저택과 곰팡이, 촛불에 지탱하는 저택, 아첨꾼인 저택의 손님들. 어떤 비밀이 숨겨진 것일까?

빛나는 행운으로 가득 찬 이 첫날 밤이... 가장 외로운 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 슬프고 이상하다고 느꼈다. 249쪽

부자의 유산, 계급사회의 위선적인 모습, 신사가 되는 기준들이 매우 불안해 보인다. 핍의 친구인 허버트의 어머니의 모습은 온전한 어른의 모습이 아니다. 그녀를 바라보면서 좌절하고 포기한 삶을 선택한 허버트의 아버지의 안타까움 몸짓과 일상들을 보라. 적합한 결혼을 하지 못한 부모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이 빨리 결혼하고 싶어서 안달복달하는 모습을 이야기하는 허버트 형제와 허버트 자신의 이야기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버디'라는 소녀의 몸짓과 말, 편지 내용도 떠올려보게 한다. 핍의 누나를 보살피는 버디의 진실한 마음과 살림들은 조의 가정을 유지시키고 지탱하게 하는 강한 기둥 같은 사랑이 된다. 핍과 버디가 산책길에 나누었던 대화들과 진실된 마음들은 어디로 날아가 버린 것일까? 핍에게 다가온 우연한 행운 같은 기회에 버디는 뇌리 속에서 사라지고 미스 해비셤 저택의 소녀만을 떠올리는 사랑은 점점 깊어지고만 있다. 저택의 소녀를 '사랑하라'고 강하게 제안하는 미스 해비셤의 말은 섬뜩하다. 핍의 사랑은 미스 해비셤의 계획에 맞춤형 남자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풍기고 있다.

핍. 엄청난 유산을 받을 기회가 갑자기 생기면서 그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점점 흥미롭게 전개된다. 그 유산을 받기까지 전제조건이 있으며 그것을 받고자 노력하고 있는 핍. 부자가 되는 기회가 행운이 될지, 불행이 될지 늘 되묻게 된다. 작가의 작품은 많은 인물들을 통해서 독자들과 호흡하고 있다. 가려진 눈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진실인지, 참된 길이 무엇인지 인물들이 보여주는 것들을 통해서 흥미롭게 깨닫는 작품이 되고 있다. 하권의 이야기를 기대하면서 계속 작품속으로 빠져들어본다.

 

(리투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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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쓴 것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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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에게 선택받았던 『82년생 김지영』, 『사하맨션』 등의 소설 작가. 조남주 소설집이라 묻지도 않고 펼친 작품이다. 8개의 작품을 양장본으로 만나본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 청소년의 이야기, 노년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우리들의 이야기들을 만난 시간. 작품 하나를 만날 때마다 긴 여운이 남았고, 작품들마다 사유들을 책의 페이지마다 남기면서 읽게 만들었다. 다시 이야기하는 작품이면서 다르게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이었다.

10대 자녀들의 이야기지만 가볍지가 않았다. 『첫사랑 2020』이라는 소설이 그러하다. 풋풋한 첫사랑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는 아버지의 사업과 어머니의 내색하지 않는 몸부림은 고스란히 10대 자녀의 첫사랑에도 영향을 크게 주고 있었다. 드러나지 않는 피해, 피할 수 없이 고스란히 인정해야 하는 상황들이 10대 자녀의 첫사랑의 눈물에서도 만나게 된다. 한국 학원가들의 틈새 영업전략까지도 작품은 놓치지 않는다. 이 시대의 기록물인 소설. 이 시대의 10대 자녀들의 사랑도 작품 덕분에 더 알아가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엄마, 업데이트 좀 해." 이 목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던 소설 『여자아이는 자라서』 고등학생 자녀들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소설이 된다. 학폭위.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상식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줄 알고 ... 정의감, 측은지심, 희생정신도 있다. 그런데 자녀의 일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280쪽) 학력과 진학할 학교의 경쟁 앞에서는 무너지는, 괴물이 되는 학부모들의 모습이 작품 속에서도 여러 번 등장하고 있다. 자녀의 실체를 부정하고 덮으려고 하는 폭력성들을 작가는 조명해 주고 있다. 청소년들의 연애와 사랑의 진짜 모습을 작품은 놓치지 않고 있는 작품이다. 진짜 어른이라면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 작품의 딸의 외침에 번쩍 눈이 띄었던 작품이다. 왜곡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다시 돌아보게 하는 멋진 작품이다.

계속 '언젠가'에 머물렀다. 아직 학생이다가, 돈이 없다가, 아이가 생겼다가, 아이가 어렸다가, 모든 문제가 해결된 후에는 시간이 없었다. (198쪽) 『오로라의 밤』 작품은 많은 생각거리들을 던진다. 이 문장이 그러하다. 하지만 작품 속의 젊은 여행객 무리들의 선택은 현명해 보였고, 60대인 과부 며느리와 80대인 과부 시어머니와의 오로라 여행길은 의미가 상당히 깊은 장면이 된다. 특히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진솔하게 대화하는 여러 장면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며느리가 대학원 다닌다고 싫어했던 것을 후회한다는 시어머니의 대화, 아들의 존재 유무에 따른 두 여인의 관계, 두 여인의 소원들도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서는 장면이었다. 딸의 임신 소식에 친정어머니가 떠올리는 것들을 다시금 하나씩 주워모으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현남 오빠에게』 작품도 강열하다. 존중받지 못하는, 무능하게 만들고, 무시하며, 소심하게 만들어진 자신을 깨닫고 이제라도 깨어나는 여자의 이야기. 마지막 문장의 시원한 한방도 멋지게 기억된 작품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친정어머니가 많이 떠올랐다. 깨어날지, 계속 갇혀있을지는 스스로에게 주어진 인생이다. 이 작품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며, 탈출구가 될 작품이다. 유능한 여성도 바보로 만들 수 있는 현남 오빠들이 이 시대에도 있음을 다시금 떠올려보게 한 작품이다.

『미스 김은 알고 있다』 작품은 이름없는 미스 김에 대해 여러가지를 질문한다. 유능하지만 고졸 여성, 장기근무자이지만 낮은 연봉, 회사에 없으면 안 되는 업무들을 다 처리했던 미스 김. 그녀의 이름은 어디에서 부유하며, 직급과 연봉은 왜 애매하게 흐릿해졌을까. 사회가 미스 김으로 호명하였던 그녀들을 떠올리게 한다.

아버지 없이도 남은 가족들은 잘 살고 있다. 아버지도 가족을 떠나 잘 살고 있는 듯하다. (116쪽) 『가출』이라는 작품은 새롭게 질문하는 작품이었다. '자기 일'이라면서 구획된 아버지의 일과 어머니의 일. 경계선의 넘나드는 일은 허용되지 않았고 저마다 버거움을 어깨에 올려놓았던 아버지의 탈출구가 가출로써 조명이 된다.

가족이라는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폭력들. 아버지의 폭력. 오빠의 폭력. 오빠는 내 머리채를 붙잡아 끌고 들어가기도 했다. (67쪽) 가족의 균열과 상처, 폭력들을 매만지고 치유하고자 노력하는 몸짓을 오기라는 작품을 통해서 만나게 된다. 피해자가 숨고 감추는 모순의 연속을 멈추고자 하는 움직임이 되는 작품이다.

다 늙어서 개명하는 할머니의 이름. 여자아이의 이름을 무책임하게 작명한 세대가 조명된다.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조차 무색할 만큼 아들의 존재에 묻혀서 노동의 가치로서만, 딱 그만큼만 가치로 인정받았던 여자아이들의 이름들. 그들이 할머니가 되었다. 그 이름을 끌어안고 살아간 세월들이 조명된다. 노년의 시간들이 이야기되면서 간병비, 요양원을 찾아오는 가족들의 시간들과 연명치료를 대하는 가족들의 이유까지도 매만지고 있다. 어떻게 사는 게 의미 있는 걸까요? (42쪽) 누구나 질문하면서 선택해야 하는 질문들 중의 하나이다. 이 작품에서도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들에게.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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