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신부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7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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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와 캐리스, 로즈 세 여성과 지니아에 대한 이야기이다. 빼앗은 여자와 빼앗긴 여자들이 있다. 무엇을 빼앗겼고 무엇을 되찾고 싶어하였는지 보여준다. 토니와 캐리스,로즈는 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그녀들의 출생과 성장과정에 존재한 것들은 전쟁과 밀접한 연관성을 띤다. 전쟁 신랑과 전쟁 신부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출산했지만 온전한 가정의 모습을 유지하지는 못한다. 기우뚱하고 일그러진 모습으로 아버지 역할과 어머니 역할을 한다. 그리고 자녀들은 전쟁의 상흔을 새겨 넣은 상태로 성장한다. 그녀들은 함구하지만 그녀들에게는 결핍이 존재한다. 그것은 성인이 되어서도 쉽게 떨어내지 못한다. 지니아는 그녀들의 구석구석을 파악한다. 그리고 그녀들을 자기 방식으로 가공하면서 그녀들을 기만한다. 그녀들이 사랑한 것을 빼앗고 사용가치를 다한 것들을 버리는 여성이다.

지니아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시원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거짓말들이 난무하는 지니아의 출생과 근원은 무엇이었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지니아가 스쳐 지나간 자리는 항무지가 된다. 토니와 캐리스와 로즈의 삶을 황무지로 만드는 지니아가 누구인지 확인하고자 읽게 된다. 지니아는 어디에 있건 항상 전쟁을 치렀고 비공식적인 게릴라전이었다고 말한다. 지니아의 인생은 전쟁이었음을 보게 된다. 지나아가 살았던 세상은 전쟁터였다고 일침한다. 세상이라는 전쟁터에서 어떤 전쟁을 치르고 있었는지, 지금도 전쟁을 치르고 있는지 살펴보게 한다. 전쟁의 역사와 삶의 전쟁을 다각도로 접목하면서 통찰하게 한다. 참혹하고 잔혹한 전쟁의 역사 기록물들의 잔해 속에는 인간의 본성을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종교와 욕망과 권력에 휩쓸려간 많은 여성들의 삶들도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이 소설 속의 여성들의 삶과도 밀접하게 자리 잡는다.

세상이라는 조직 자체가 전쟁터였다. 340

누가 무역로와 올리브와

점점 통제권에서 벗어나는 여자들을

장악하느냐의 문제까지 얽혀 있었다. 329



도륙되는 역사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잔인하고 도살되고 화형을 치르는 역사는 지금도 우리는 목도하면서 살고 있다. 다양한 무기들을 장착하고 얼굴 없는 모습으로 누군가를 죽음의 벼랑 끝까지 밀어 넣는 세상이다. 세상이 전쟁터라는 글귀는 심오하게 다가선다. 종교가 휘둘렀던 광폭을 소설에서도 다시 마주한다. 종교의 본질을 잃고 어둠의 길을 걸어들어간 역사는 모두에게 잔인한 역사가 된다. 양쪽 모두에게 패자임을 잊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설명된다. 작가의 글은 날것을 펼쳐놓으면서 참혹한 참상을 보게 한다. 여성의 인생이 어떻게 갈기갈기 찢기는지 지니아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들려준다. 지나아가 간파한 것의 본질을 세 여성인 토니, 캐리스, 로즈에게서 거듭 확인하게 된다. 이 여성들이 지니아에게 이용당하였던 이유들도 알게 된다. 지니아가 이 여성들을 이용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그들의 결핍이 존재하였음을 보여준다.

토니의 지적 허영심도 매만진다. 아슬아슬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니아를 통해서 가르치는 것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녀가 보여 주고 싶어 하는 것들만 보았다. 혹은 우리가 보고 싶어 한 것들만 보았다." ( 325쪽) 진실이 드러나면서 놓친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드러나기 시작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것은 반쪽의 삶과도 같다. "냉철한 역사 중에서 적어도 절반은 교묘한 속임수다." (326쪽) 속임수에 속하는 절반의 역사들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것은 이 시대에 진중한 목소리가 된다. 덧칠되는 역사, 미화되는 역사들을 전쟁의 역사를 통해서도 보게 한다. 소설이지만 소설 너머의 작가가 깃발을 흔드는 것을 보게 한다.

지니아가 말했던 말들 중에서 진실과 거짓을 찾는 게임을 하게 된다. 대학은 세뇌하고 골반을 절대 움직이지 않도록 척추를 녹이는 곳이라고 표현한 글귀에 번쩍 눈이 뜨이게 한다. 작가가 뾰족한 펜끝으로 집필한 예리함을 얼마나 관찰하고 평가하고 심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작품에서 언급된다.


작가의 작품은 매번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게 한다. 이 작품도 강열하게 남는다. 이야기에 흘러넘치는 것들이 전쟁이었음을 보게 된다. 종교가 전쟁을 일으킨 원인이었고 종교가 종교답지 않은 모습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있었음을 성장 과정 이야기를 통해서도 전해진다. 질문에 응답하지 못하는 수녀의 모습과 폭력적인 모습들도 종교인에게서 보여진다. 선긋기로 표명되는 종교의 본질이 무색해진다. 포용하고 화합하는 모습은 역사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작가들이 매번 확성기를 입에 가져다 놓는지 모른다. 다정함이 필요한 시대이다.

지니아가 어둠의 상징으로 접근한 것들이 있다. 지니아 곁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모습이다. 누구도 존재하지 않았던 모습으로 드러난다. 처음부터 고아였던 지나아를 보게 된다. 세월의 흐름을 드러내지 않는 이질적인 모습의 지니아는 괴상할 뿐이다. 괴상한 아름다움으로 살았던 지니아의 삶과 인생은 고아원이라는 한 점을 남겨놓는다. 전쟁은 흉포한 인물을 만들어 놓는다. 지니아처럼 말이다. 화난 사람들이 서로 고함지르는 게 역사인지 모른다는 작가의 글귀에도 여러 번 읊조리게 한다.



대학 / 명분가의 자제를 받아 세뇌하고,

앞으로 골반이 절대 움직이지 않도록

척추를 녹여서 딱 붙여 버리는 곳 47

우리는 얼마나 아슬아슬하게 몸속에 깃들어 있나. 209

잔인한 가톨릭 십자군...

전면적인 학살이 자행...

여든 명의 기사가 돼지처럼 도살...

400명의 카타르파가 산 채로 화형 329

양측 모두 이겼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양측 모두 패자다.

안개로 덮인 침침한 날 333

화난 사람들이 서로 고함을

지르는 게 역사인지 모른다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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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사람
박연준 지음 / 난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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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말을 공들여 듣는 사람이 존재하리라 믿는 작가의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듣는 사람'이라는 책제목에도 이끌렸지만 진심이 몇 배로 가중되는 '공들여 듣는 사람'에 더욱 깊게 숨을 들어마신다. 읽는 사람이 그러한 사람들이다. 책을 펼쳐서 마주하면서 책의 말을 공들여 듣는 시간을 좋아한다. 시집과 소설과 산문집으로 익숙한 작가의 신간은 이유 불문하고 다가서게 된다.

표지 그림의 <읽는 사람> 김은정 작가의 그림도 오랜 시간 자주 들여다보게 한다. 작가의 말처럼 글쓰기는 공들여 말하기, 읽기는 공들여 듣기라는 것에 공감하게 된다. 아무 말이나 하는 시대에 공들여 말하는 사람들의 말은 공들여 들을 가치가 있음을 알기에 매번 신중하게, 책들을 고르게 된다. 듣고 숙고하면서 삶을 허투루 보지 않는 노력을 가중시키게 된다. 이 책에 소개된 책들과 작가에 대한 부수적인 설명들은 독서의 길로 성큼성큼 더욱 다가서게 한다. 뿌려진 양념들이 작가들과 작품들을 향하도록 자극을 준다.


서평가의 독서법』의 미치코 가쿠타니의 도서도 책상에 늘 자리잡는 도서 중의 한 권이다. 더불어 이 책도 나란히 함께 할 책이다. 따뜻한 차를 한 잔씩 마시듯이 작가와 책 한 권을 소개받는 기분으로 펼치게 한다.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은 소장하는 책들 중의 아끼는 책이라 반가운 마음으로 읽은 내용이다. 우연히 펼친 책은 사고의 전환으로 이어지면서 라이프스타일까지도 변화시킨다. "책은 사람을 바꾼다." (54쪽) 책을 읽지 않았다면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가 되면서 가치관마저도 큰 변화를 일으키는 책의 힘에 무게의 추를 달게 된다. "몸이 아니라 마음이 하는 거" (54쪽)라는 변화의 첫 단추를 떠올려보면서 읽는다. 지금 생활하는 습관들에 적잖은 영향력을 준 책이라 작가의 글들에 여러 번 고개를 끄덕인 내용들이 된다.

자주 먹는 사람은 괴로운 삶을 산다.

_앤드루 부르드, 『건강 식이요법』 131

아침식사를 할 때는 식사할 의도로 하지 말고,

금식을 깨는 게 아닌 듯 먹으라.

_딕 후멜베르기우스, 『식탁과 부엌과 저장실의 이야기』 127



식습관에 대한 도서와 글귀들도 함께 소개된다. 먹방에 대해서도 언급되는데 "무분별한 쏠림 현상, 획일화되는 욕망, 식탐을 조장하는 지금의 음식 문화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68쪽)라고 질문을 던진다. 먹방을 한번도 보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이 글귀 중에도 등장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죽음의 질을 결정한다는 글에도 눈길이 머문다. 삶의 질이 아니라고 강조를 거듭하는 작가의 의도를 간파하게 된다. <이제 곧 죽습니다> 드라마의 죽음은 강열하게 시청자를 자극하면서 죽음을 생각하게 한다. 음식도 다르지가 않다. 음식과 밀접한 질병들은 죽음과도 연계된다. 그리서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은 다시 펼쳐보게 된다.



총 39권의 책들에 대한 글들이 구성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글도 루이스 캐럴 작가 때문에 읽었는데 어른이 되고 나서는 읽은 적이 없었는데 다시 책을 찾게 하는 자극을 준다. '논리가 없는 난상토론'하는 장면은 국회에서 의원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라고 언급한다. 깊은 한숨을 몰아쉬게 하는 장면임을 이 작품에서도 느끼게 될 것이다. 앨리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어른들의 세상을 작품에서 만나게 된다. 앨리스를 통해서 '성장과 모험, 두려움과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된다.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라는 "나를 마셔요."라는 문장의 매력을 같이 호흡하고자 한다. 매번 시도하고 매번 달라지는 앨리스의 모험을 충분히 만끽하도록 좋은 자극을 주는 환상적인 이야기로 초대받게 된다. 소개되는 많은 책들을 한 권씩 읽게 만든다. 한 권씩 작가의 시선 끝을 바라보면서 만나게 될 것이다. 단단하고 야무지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이끌어주는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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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혁명 - 뱃살과 질병 없이 살려면 숫자보다 몸을 바꿔라
박용우 지음 / 루미너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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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계의 체중은 자주 확인하는 습관이다. 더불어 체지방 지수와 내장지방지수, 근육량과 뼈밀도도 자주 확인한다. 마른 비만인이 존재한다. 마른 체형이지만 건강하지 못한 적신호를 알리는 유형이다. 꼼꼼하게 건강지수 지표를 잘 확인하면서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 비만치료 전문의의 도서이며 33년의 마지막 결정판이라고 강조하는 만큼 기대감이 높았던 도서이다.

체중계 눈금보다 건강한 몸을 먼저 생각하라고 강조한다. 몸이 회복하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강한 문구가 눈길을 끄는 건강도서이다. 뱃살과 질병 없이 살려면 숫자보다 몸을 바꾸라고 강조한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용우 저자의 비만치료에 대한 내용이다. 대사이상체중을 건강한 정상체중으로 되돌리는 방법이 전해진다.



14시간 공복을 잘 유지하면서 10시간 동안 잘 챙겨 먹는 방법이 현실적이고 실천하기 쉽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잘 챙겨 먹는 것이 정확하게 어떤 의미인지 잘 파악해야 한다. 간헐식 단식을 한다고 착각하는 것에 해당하는 저녁과 아침 굶기가 무엇인지도 설명된다. 자칫하면 근육량이 줄어들 수 있는 방법이라 제대로 확인하고 실천해야 하는 방법이다. 오후 1시. 오후 4시, 오후 8시로 나뉘어서 음식을 섭취하고 종류를 동일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근육량 증가와 지방량 비교 분석도 설명된다. 두 대비군을 대조하면서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인지 이해하게 돕는다. 16시간 공복 그룹의 지방량 감소가 월등히 높았기에 공복의 효과를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일 년 넘게 운동과 식단관리를 하면서 관리중이다. 요요현상 없이 서서히 체중감량과 체지방 감소, 내장지방지수, 뼈밀도도 많이 건강하게 관리되면서 간헐식 단식과 소식의 효과도 경험하면서 더욱 건강도서를 읽게 된다. 하지만 놓친 것이 하나 있었음을 이 도서를 통해서 확인하게 된다. 제대로 이해하고 보완하도록 돕는 내용을 만난다. 운동의 효과, 고강도 인터벌 운동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15분에서 30분 정도 계단 오르기를 5층에서 15층 정도 가급적 빠르게 걸어 올라가라고 지도한다.



체지방 관리법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생활습관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수면질은 얼마나 중요한지도 언급된다. 근육량과 체지방량과 내장지방을 줄여야 하는 이유들이 거듭 강조된다. 야식 습관과 불규칙한 수면 습관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아침식사는 과하지 않게, 저녁식사는 취침 4시간 전에 끝내라고 지도한다. 수면 7시간 이상을 추천한다. 운동은 6시 이전에 하라고 조언한다. 취침 3시간 전에 끝내라고 한다. 24시간 단식을 주 1회 유지, 14시간 공복 유지하고 있는 방송인에 대해서도 소개된다.

가장 유익한 정보들 중에 하나는 똑똑하게 탄수화물 섭취하는 방법이다. 채소와 단백질과 함께 먹는 흰쌀밥도 괜찮다고 지도한다. 당지수가 높은 흰쌀밥임을 이해해야 한다. 당지수가 낮다고 무조건 많이 먹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님을 강조한다. 과일도 액상 상태가 아닌 고형 상태로 섭취하라고 조언한다. 블루베리, 블랙베리, 라즈베리, 딸기 등 당 함유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과일을 추천한다. 당 관리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건강하지만 당지수가 낮은 과일들을 섭취한다. 유익한 건강정보가 풍성한 건강도서이다. 특히 앉아있는 시간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와 관리법도 기억에 강하게 자리잡는다. 바로 실천한 내용 중의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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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신부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6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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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이다. 유독 캐리스의 행적이 눈에 많이 들어오는 소설이다. 토니와 캐리스, 로즈는 친구이다. 그리고 지니아라는 또 다른 여성도 등장한다. 빼앗긴 여성들과 빼앗은 여성으로 나뉜다. 무엇을 빼앗겼을까. 지니아는 무엇을 빼앗았던 것인지 보여준다. 캐리스의 어린 시절 이름은 캐런이다. 캐리스는 철저하게 두 자아를 분리시킨다. 캐리스는 오거스트의 엄마이다. 그녀가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다짐한 것들이 있다. '겁쟁이로 자라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과 스스로 서는 법을 가르칠 것'이라고 다짐한다. 캐리스는 자신의 어린 시절 캐런의 모습은 끝없이 밀어낸다. 불러들이지도 않는다. 그렇게 존재하지 않는 캐런의 이야기가 회상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외할머니와 어머니, 이모와 이모부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이모와 이모부가 조카에게 보이는 모습에서는 냉정함이 흐른다. 듣지 않고 믿지도 않았다. 사실을 말하고 진실을 말하지만 이모는 조카인 캐런의 이야기를 한마디도 믿지 않는다. 캐런의 어머니를 떠올리면서 캐런도 같은 취급을 하면서 외면해 버린다. 처음부터 캐런을 보호할 자격이 없었던 사람들이었던 이모와 이모부이다.

외할머니는 상속으로 캐런에게 자신의 농장을 남기고 죽는다. 미성년자라 자신에게 남겨진 상속재산을 제대로 가져보지도 못하고 살았다가 그것을 다시 찾도록 친구들이 도와준다. 이 친구들은 자신의 딸 오거스트의 대모가 되어주는 인연으로 이어진다. 세상에 혼자만 남겨진 텅 빈 카드가 되어버린 자신의 인생이야기에 토니와 로즈가 추가되면서 든든한 울타리가 되기 시작한다. 혼자만 남겨진 세상에 오거스트와 단둘이 남겨진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지니아로 인해 상실을 경험한 세 여성들이 함께 지니아를 목격하면서 놀라워한다. 이들과 지니아는 어떤 관계였는지 서서히 이야기가 전해진다.



어린 시절 캐리스 엄마가 외할머니에게 자신을 맡겼던 날들을 회상한다. 외할머니와 전혀 왕래하지 않았던 엄마 때문에 처음으로 외갓집에 가게 되면서 외할머니와 함께 생활하게 된다. 외할머니와 엄마 사이는 어울리지 않았던 모녀 사이가 되어 더 이상 이어붙일 수 없을 지경이 된다. "나는 그 아이한테 어울리는 어머니가 아니었단다. 그 아이도 나한테 어울리는 딸이 아니었고. 그래서 지금이 모양이잖니." (455쪽) 어긋난 관계는 접점을 찾을 수가 없게 된다.

여성의 삶들이 펼쳐진다. 전쟁은 어린이와 어린 여성들을 무수히 할퀴고 지나간다. 전쟁은 역사적인 의미로도 존재하지만 여성의 삶 속에서도 전쟁과 다름없는 황폐함을 남긴다. 가족관계에 존재하는 전쟁의 흔적들이 증거가 된다. 지니아가 들려주는 자신의 어머니와 자신의 지난 세월의 이야기에도 전쟁의 전리품들은 존재한다. 일그러진 관념으로 지니아는 자신을 망쳐버린 전쟁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타인들을 향해서 무참하게 할퀴면서 흔적들을 남긴다. 대부분이 거짓말일 거라는 짐작을 하지만 일부분은 사실의 흔적도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게 된다. 지니아가 토니에게 할퀸 흔적들과 캐리스의 온정을 매몰차게 밀어버리고 황폐하게 만들어놓고 떠나버린 뒤 풍경도 강열하게 흔적을 남긴다. 그곳에 서있는 캐리스와 캐런은 두 자아로 존재하게 된다. 두 자아가 극심한 충돌을 일으키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닭들을 죽이고 떠난 흔적 속에 남겨진 칼을 보면서 두 자아가 맹렬하게 싸우게 된다. 그때 캐리스가 캐런을 밀어내는 순간 안도하면서 캐리스가 그동안 추구한 삶의 흔적들을 하나씩 주워 담게 된다. 캐리스가 섬에서 생활한 일상생활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지니아에게 보여준 온정의 수많은 온기들도 기억난다.

한 인간에게도 두 자아가 존재한다. 악함이 선함을 무수히 이기려고 하면서 영혼을 망가뜨릴 순간만 노린다. 보호받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캐런은 폭력성을 띠지만 캐리스는 그동안 수련한 것들 덕분에 죽음의 유혹을 이겨내게 된다.



지니아는 검은색으로 끊임없이 조명된다. 악함과 거짓말과 친구들을 무수히 속여가면서 남의 것을 빼앗는다. 빼앗긴 3명의 여성들이 지니아를 보면서 기겁하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과 전쟁의 역사에 희생된 수많은 여성들과 어린아이들이 있었음을 소설은 거침없이 드러낸다. 자신이 출생하였던 이유들과 부모들이 가족을 이루지 못하고 해체되어버린 이유들이 서글프게 전해진다.

전쟁은 역사기록물처럼 몇 년도에 발생하고 몇 년도에 끝났다고 한 줄로 기록되는 것이 아니다. 그 현장에서 죽어가는 젊은 군인들과 전쟁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학살과 전쟁은 끈적하게 연결된다. 전쟁을 하고 싶어서 눈을 붉게 물들이는 권력자들의 발언이 얼마나 어리석음의 반복인지 작가는 처절하게 펼쳐놓는다. 여성들과 어린아이들이 어떻게 태어났고 어떻게 버려졌는지 알아야 한다. 그들의 삶이 얼마나 빈곤하고 온전하지 못했는지도 알아야 한다.

자유를 찾아서 떠난 토니의 어머니의 사랑과 남겨진 토니의 아버지가 자살을 선택한 이유도 눈을 돌리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된다. 한쪽의 삶이 이미 무너져버린 토니 아버지는 참전용사이다. 그가 전쟁을 경험하고 나서 온전하게 결혼생활을 할 수 없었던 이유들이 짐작된다. 전쟁은 영혼을 망가뜨린다. 그리고 전쟁 때 태어나는 아이들도 다르지가 않다. 부품이 여러 개 빠져버린 모습으로 가족을 이루면서 시작한다. 남겨진 이 아이들 중에는 토니도 존재한다. 그리고 캐리스의 출생도 사생아라고 속삭이는 이모의 말을 통해서 짐작해 보게 된다. 캐리스도 오거스트에게 아빠에 대해 거짓말로 꾸며낸다. 모두가 전쟁과 연관성이 있는 인물들이다. 그들에게는 전쟁은 사나운 학살의 의미만을 남길 뿐이다.

왜 이 나라가 너무 넓지 않으면 너무 좁다는 걸까?

어느 정도라야 '딱 알맞은' 크기일까? 285

역사는 건조하지 않고

진득진득해서 양손에 범벅이 될 수 있다 218

전쟁이 일어나는 이유는 욕망 때문이다. 너무 작아서 더 많이 가지고 싶어서 시작된 것이 전쟁이다. 어느 정도가 되면 만족하게 되는지 작가는 질문을 던진다. 고린도전서 말씀이 인용되면서 상황들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된다. 캐런 외할머니가 하나의 성경 말씀을 읽으며 살아간 수많은 나날들을 지긋하게 떠올리게 된다. 자신이 돌아갈 곳을 스스로가 준비한 이유도 짐작하게 된다.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사랑이 믿음이나 소망보다 낫다." (455쪽) 캐리스 이름을 가진 이유가 설명된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이 세상에서 지혜 있는 줄로 생각하거든 미련한 자가 되어라. 그리하여야 그가 지혜로운 자가 되리라. 이 세상의 지혜는 미련한 것이니 ... (고린도전서 3장 18 ~ 19절) 그래 이제는 나도 이게 무슨 말인지 알지." (462쪽) 미련한 것이라는 의미를 이러한 상황에서 이해하게 된다. 아일랜드의 민족주의 비밀결사단체에 대해서도 외할머니는 손녀인 캐런에게 설명해 준다. "미국에서 건너온 쓰레기. 아일랜드 놈들. 전쟁을 좋아했어. 욕심이 너무 과했단다." (467쪽) 역사에는 전쟁이 언제나 숨을 쉰다. 전쟁은 이어붙이기를 하면서 계속 되돌이표가 되는 분위기이다. 물론 지금도 우리의 숨통을 옥죄는 전쟁은 계속되고 있음을 목도한다. 구석구석에서 황폐해지는 전쟁의 역사를 소설의 이야기와 함께 남겨진 생존자와 후손자들의 인생에서도 계속된다. 지니아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증폭된다. 지니아 그녀는 누구인가. 어느 말이 진실인지 의구심이 든다. 2편에서 이야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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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 나이팅게일 위대한 성공의 시작 - 20세기 최고의 성공 철학자가 말하는 목적과 자기주도성
얼 나이팅게일 지음, 김현정 옮김 / 길벗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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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누리는 법에 대해서 언급되는 책 <성공의 정수>내용을 각색한 도서이다. 이해하기 쉬운 내용들로 구성된다. 1장 내용을 살펴보면 부란 많은 소득뿐 아니라 풍요로운 사랑과 우정도 의미한다. 이외에도 만족도 해당되며 행복도 포함된다. 오늘 행복도는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오늘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지도 매번 살펴보아야 한다. 그것이 부의 척도이다. 풍요로운 사랑과 우정도 삶을 풍족하게 하는 척도가 된다. 경제적 부만을 떠올리지 않도록 이끈다. 차분히 하나씩 꺼내어서 펼쳐놓는다. 소득, 사랑, 우정, 만족, 행복을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 매일 살피고 돌보아야 한다. 더불어 좋아하는 인물들의 삶의 척도도 함께 대비시켜본다. 왜 좋아하는지 더욱 분명해진다. 그들의 삶이 곧 투영된다. 그리고 내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잘 이끌어준 사람들이 있다. 물론 현존하는 인물들이 아니다. 책에서 만났고 지금도 가끔씩 자주 꺼내어보는 책의 인물들이다. 그들의 삶의 흔적은 선한 영향력이 된다. 그리고 오랜 시간, 무구한 세월속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준 인물들이다. 부의 정의를 잘 이해해야 한다. 부자가 누구인지도 잘 이해해야 한다.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이 자주 언급되는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중심점이 부를 잘 이해하는 자와 이해하지 못하고 너울거리는 사람으로 나뉘게 된다.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매번 자문한다. 매우 만족한다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지금처럼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매우 만족하게 된다. 수많은 곁가지들을 가지치기하면서 살아야 한다. 자의에 의한 곁가지가 아닌 것은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진정한 나로 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찾아야 한다. 그 과정에 만나는 '목표 설정'은 강열하게 자리잡는다. 1장에서 언급되는 내용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대로 된다'는 글귀에 매우 공감하게 된다. "목표가 있는 사람은 성공하고 없는 사람은 실패한다" (21쪽) 글귀가 강열하다. 목표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내용이다. 삶이 긍정적으로 변화되는 첫 단추가 목표 설정이다. 10대 목표는 이루었고 20대의 목표, 30대의 목표, 40대의 목표는 이루었음을 떠올리게 한다. 경계하라는 것들도 기억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적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적이 사라지면 찾아오는 영구적인 평화까지도 떠올려본다.

가장 중요한 목표를 따로 기록하자

탐욕, 야심, 질투, 분노, 교만 감정 경계하라!

커다란 성공을 거두는 두 부류에 대해서 설명한다. 강으로 표현되는 부류목표지향적인 부류로 나뉜다. 어떤 부류인지 살펴보면서 뒤따르는 단점까지도 보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목표지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 과정의 방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답하기 힘든 질문을 쉼없이 던지라고 한다. 이 질문들의 흐름에 깊게 빠져들게 한다. 이 책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렇게 좋은 질문들을 다시금 상기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나치기 쉬운 질문들이지만 현대인들은 자문하지 않는 것이 다반사인 만큼 조목조목 질문들을 하나씩 살펴보는 시간은 유용한 가치를 지닌다.

성공의 가치와 부의 가치는 철학적인 질문으로 연결된다. 내면의 소리와 나를 거듭 마주하게 한다. 진짜 나로 살아가는지 보게 한다. 내가 누구인지 거듭 살펴보게 한다.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았는지도 묻는다. 그것을 원한 이유도 되짚게 한다. 최고의 재능이 무엇인지도 알게 한다. 최대한으로 발휘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도 질문하게 한다. 한 번의 기회를 잘 누리고 있는지도 돌아보게 한다. 가고 있는 삶의 방향성도 살펴보게 된다. 그 이유까지도 거듭 확인하게 한다.


부자로 가는 여정에 마주하는 철학적인 질문이다. 목표 설정을 하는 이유가 더욱 분명해진다. 1장 내용으로 풍성해지는 자아를 만나게 된다. 영구적인 평화가 무엇인지 이제는 이해하게 된다. 지금의 순간이 있기까지 하나씩 꿰어온 매듭들이 평온으로 연결되었음을 깨우치게 된다. 경계하라고 하는 적들을 다시금 읊조리게 한다. 탐욕과 야심, 질투와 분노, 교만이라는 감정이 불러일으키는 것들을 살피게 된다. 덕분에 마음공부까지도 제대로 하는 귀한 시간을 가진다.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면 하지 않아야 하는 것들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것들을 확실하게 인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눈을 감지 않아야 하는 이유, 눈을 감고 사는지, 생각없이 살고 있지 않는지 자문해야 한다. BTS의 ON 뮤비를 오랜만에 다시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던 하루이다. 눈을 가린 사람들은 아닌지 우리는 매번 질문해야 한다. 지금의 목표는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거듭 확인하게 된다. 가시로 꽁꽁 묶인 손으로 살아가는 삶은 아닌지 상징하는 의미들을 뮤비에서도 살펴보게 된다. 이 책의 목표 설정과도 연관성을 띤다.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는지 오늘도 나에게 질문한다. 평온한 하루였는지도 되묻는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왜 그곳으로 가는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왜 그것을 원하는가?

내 안에 잠재력을 실현하고 있는가?

최고의 재능과 능력을 발견하고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가?

단 한 번뿐인 기회를 온전히 누리고 있는가?

진정으로 살고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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