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 개정판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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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지음

 

[맛없는 디저트를 먹기에 인생이 너무 짧잖아요.

 

밤하늘에 별이 반짝여도, 그 별은 이미 사라졌을 수 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분노를 다스리며 시간의 하수구에 빠지려는 자신의 존재를 끌어올리고 싶다

 

요리의 시작은 쌀을 밥솥에 안치는 일일까요? 아닙니다. 요리의 시작은 장보기입니다. 식사의 끝은 디저트일까요? 아닙니다. 식사의 끝은 설거지입니다. 설거지의 끝은 식기를 헹구는 일일까요? 아닙니다. 싱크대의 물기를 닦고, 가스레인지의 얼룩을 닦고, 도마를 세워놓고, 수세미를 잘 마를 수 있는 위치에 놓을 때 비로소 설거지는 끝납니다.

 

신성한 주문이 되어 해묵은 잡귀과 같은 오지랖들을 내쫒고 당신에게 자유를 선사할 것이다.

 

I want to take issue with that.

현실 사회에서 타인과 사는 일의 고통과 영광을 얼마나 잘 겪을 마음의 준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소멸의 여부가 아니라 소멸의 방식이다.

 

자기를 비우고 남의 말을 들어보겠다는 자세요.

 

저자가 된다는 것은 스스로 훼손할 수 있는 책을 가지게 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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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겠습니다 (에세이 에디션) - 책과 가까워지는 53편의 에세이 매일 읽겠습니다
황보름 지음 / 어떤책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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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겠습니다

책과 가까워지는 53편의 에세이

황보름 지음

 

[안녕하세요. 휴남동서점입니다.]를 읽고 읽게 됐다. 마치 내가 쓴 것 같았다. 초심자들이 어떻게 책과 가까워지는 과정을 거치는지가 나와있다. 고로 글을 읽으며 맞아맞아 한다면 당신은 책 읽기 중급

 

책을 산다. 자격 미달인 책들도 버리지 않고 구석에 둔다. 그러고는 아이들 전집은 모조리 누구에게 주거나 고물상에 넘겨버린다. 책방 준비를 하면서 책을 하나둘 정리하다 박스에 하나둘 넣다가 어느새 아주 많은 분량을 넣었다. 그렇게 박스의 뚜껑을 닫고 나니, 이 많은 책들이 집에 있을만 한가? 내가 이것들을 다시 읽을까? 없어도 살아지는게 삶이라는 걸 책의 빈자리를 보고 여실히 알게된다. 집안에서 옷이나 책에 너무 많은 공간을 내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비워내기에도 생각이 미친다.

 

[각자 집에서 본인은 쓰지 않지만 선물하기에는 그만인 물건 하나씩 준비해 오기

 

지금까지의 진보가 개별 생명체의 행복을 책임지지 않았다면 앞으로의 진보는 어때야 하는가

 

하지만 우리가 세상의 고통의 총량을 줄였을까?

 

시가 내 안의 어떤 감정을 건드린다면 의심하지 말고 그 감정에 깊이 천착해 보는 것

 

위독할수록 삶이 더 절실하게:나는 지금 제주에 있다. 불현듯 위독한데 위독하지 않은 중이다.

 

책을 읽고 마음에 든 작가가 생겼는데 그 작가가 쓴 책이 알고 보니 적어도 열 권은 넘는 거예요.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을까요?-앨런 베넷.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

 

기억과 망각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룰 때, 독서가는 이익을 얻는다.

 

자기 돈은 나눠 주려 하지 않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 인생을 나눠 주고 있는가요? 사람들은 재산을 지킬 때에는 인색하면서도 시간을 낭비하는 일에는 너그럽지요. 시간에 관한 한 탐욕이 정당한데도 말이지요.

 

그 자리에 땅을 파고 묻혀 죽고 싶은 정도의 침통한 슬픔에 함몰되어 있더라도, 참으로 신비로운 것은 그처럼 침통한 슬픔이 지극히 순 기쁨에 의하여 위로된다는 사실이다.

 

아무도 내게 글을 쓰라고 시키지 않았고, 아무도 내 글에 기대 같은 걸 하지 않지만, 매일 글을 생각하며 산다.

 

스스로 일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일은 거의 없고, 해도 통장에 돈은 쌓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지금의 생활이 더 만족스럽다. : 아무도 내가 글을 올리지 않아도 뭐라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왜 이 고단한 일을 스스로 하고 있는가 의문이 들면 그저 좋아서 라고 밖에.

 

같이 서점에 들러 친구와 나의 공통 관심사가 담긴 책을 골라 보는 거다. 그리고 카페에 가서 언제까지 읽자고 커피 한잔 걸고 약속해 보는거다. 꼭 끝까지 다 읽고 수다를 떨 필요는 없다. 읽는 도중에 아무 때나 이야기를 꺼내면 된다. 이렇게.

 

시간의 밀도는 올라가고 심장박동이 느려지고 진실이 옷깃을 푼다.

 

감성적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읽거나 쓰지 못한다면 나는 끝난 것이라고 봐도 좋다.

당신의 독서목록은 그 자체로 당신의 자서전이고 영혼의 연대기이다.

 

미즈마루씨는 자신이 조아 하고 생각하는 그림을 좋네 하고 생각할 수 있을 때까지 그려서 좋네라는 생각이 들 때 마무리했습니다.

 

불면의 나날이 이어지고 누군가를 미워하고 타들어가고, 아침에 일어나면 눈물부터 나는지

 

작은 공방을 꾸리고 싶고, 1인출판사를 차리고 싶고, 소소한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고 싶진 않은지

 

나라는 울타리를 과감히 뛰어넘어 더 넓은 세상으로 달아나기. 도착한 세상에서는 나를 잊고, 내 문제도 완전히 잊어보기: 나에겐 그곳이 해월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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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은 처음입니다
박래풍 지음 / 이웃집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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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은 처음입니다.

박래풍 지음

 

일본서적을 수입하는 서점에서 일하던 저자가 소개하고 싶었던 책과 처음 책방을 시작할 때 필요한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고 소개하는 책이 일본서적은 아니다.

둘 중 하나만 하기에는 분량이 부족하다고 여겼는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 것 같아서 아쉽다.

글은 무미건조하다.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것 같지만, 그건 중용이 아니라 글의 특색을 쇄하고 만다. 저자의 성격이 글 속에 드러난 것이리라. 무던히 지키고 있었을 어느 서점의 풍경이 그려진다. 그 모습이 싫지 않다.

 

처음 책방을 차리는 사람들은 읽지 말고, 책방이 뭘까? 궁금한 이들이 읽으면 좋겠다. 이미 책방을 차리려는 사람들의 고민은 이런 것이 아니니까.

 

[계단의 미끄럼 방지 스티커, 선물용 도서를 위한 메모 카드 비치, 비오는 날 우산 대여, 햇볕 차단을 위한 블라인드 관리

 

진열 내용에서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책방 주인장의 생각도 담겨 있어야 하며, 작은 것이 모인 아름다움이 큰 것 하나의 아름다움보다 감동적인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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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길고양이들 1
윤진희 지음 / 밀림북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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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길고양이들 1

 

길고양이와 함께한 7-다봉이와 새롬이, 까미와 얼룩이

지은이 윤진희

 

아파트 곳곳에 길고양이들이 있고, 고양이들에게 밥을 준 흔적도 쉬이 찾아볼 수 있는 요즘이다. 길고양이에 대한 기억은 대학교 때 살던 대학가의 새벽. 늘 고양이들이 범람하던 곳이었고, 그때의 나는 괭서 라는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시기였다. 더 어린 시절로 가면 열 살쯤, 집으로 가는 좁은 골목에서 정확히 내 얼굴의 10cm 이내로 날아든 똥고양이와 대면을 하며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고, 그것을 같은 학년 남자아이가 이상하게 쳐다보며 지나갔던 기억이 있다. 내게 고양이는 그 정도이다.

 

그런데 아이가 고양이를 너무나도 좋아한다. 그러는 사이 고양이에 대한 반감이 반가움은 아니지만 조금은 사그라들었다. 왠지 쉬이 다가오지 않을 것 같은 고양이들의 묘사가 안정적인 거리를 두어 나로 있게 한다. 실제 내가 만난 고양이들은 무법자에 가까웠지만.

 

표지부터 오묘한 눈동자를 한 다봉이를 내세운 이 책은 내가 있는 이 곳, 논산 해월서가의 지붕에서 연신 소리를 내고 있는 길고양이들과 같은 눈빛을 하고 있다. 따스한 햇살에 고양이들의 두들김을 들으며 금방 식을지 모를 차 한잔을 호로록하며 이 책을 읽었다. 나는 아홉 살 아이의 독서속도보다 못한 감이 있다. 조용히 엎드려 다 읽고 2권도 사달라는 아이의 말에 인터넷을 뒤져보니 2권이 없다. 그러면 밀림북을 하고 있는 저자에게 물어봐야 하는데 정작 내가 읽지 않았기에 조금 민망한 감이 있었다. 그래서 읽고 나서 저자에게 물어보겠다고 했는데, 며칠 만에야 겨우 읽었다.

 

읽자마자 밀림북으로 전화를 했다. 의학전문서적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전화를 하니 향후 몇 년간은 2권이 나올 계획이 없다고 한다. 받은 목소리는 젊은 거 같으니, 일단 저자는 아닌 것 같다. 책 속에 등장했던 아들인가? 그들은 나를 모르지만, 나 혼자 반갑다. 슬쩍 부산에 내려가 그 골목을 거닐며 서점에도 들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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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 하루하루가 쾌적한 생활의 기술
무레 요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온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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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쾌적한 생활의 기술

무레 요코 지음

고양옥 옮김

 

하루하루가 쾌적한 생활의 기술은 이 책에 없다. 그런 제목을 달고 있는 책일수록 없다. 제목이 다 인 책들이 어디 한두 권인가. 애초에 쾌적한 생활을 원했으면 책이 아닌 집 밖에 나가 걷기라도 해야 한다.

 

[매일 조금씩 물건을 줄이고 있는데도 누군가 몰래 줄인 만큼 갖다놓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도무지 줄어들지를 않는다.

 

뭔가를 창조하는 사람은 몸 안에 차곡차곡 쌓아온 무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그것이 우연히 어떤 다른 것과 만날 때 비로소 아이디어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은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굳게 믿는 타입이었고, 그가 믿고 있는 생각이란 하나같이 인간관계에 불쾌함을 주는 내용뿐이었다.

 

그 자리에서 분명하게 그런 언행이 불쾌하다고 말해야 한다. 살다 보면 문제가 생기기도 하는데, 그 문제를 한사코 물고 늘어지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오히려 절도 있는 태도로 불쾌하다는 의사를 상대에게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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