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길고양이들 1
윤진희 지음 / 밀림북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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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길고양이들 1

 

길고양이와 함께한 7-다봉이와 새롬이, 까미와 얼룩이

지은이 윤진희

 

아파트 곳곳에 길고양이들이 있고, 고양이들에게 밥을 준 흔적도 쉬이 찾아볼 수 있는 요즘이다. 길고양이에 대한 기억은 대학교 때 살던 대학가의 새벽. 늘 고양이들이 범람하던 곳이었고, 그때의 나는 괭서 라는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시기였다. 더 어린 시절로 가면 열 살쯤, 집으로 가는 좁은 골목에서 정확히 내 얼굴의 10cm 이내로 날아든 똥고양이와 대면을 하며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고, 그것을 같은 학년 남자아이가 이상하게 쳐다보며 지나갔던 기억이 있다. 내게 고양이는 그 정도이다.

 

그런데 아이가 고양이를 너무나도 좋아한다. 그러는 사이 고양이에 대한 반감이 반가움은 아니지만 조금은 사그라들었다. 왠지 쉬이 다가오지 않을 것 같은 고양이들의 묘사가 안정적인 거리를 두어 나로 있게 한다. 실제 내가 만난 고양이들은 무법자에 가까웠지만.

 

표지부터 오묘한 눈동자를 한 다봉이를 내세운 이 책은 내가 있는 이 곳, 논산 해월서가의 지붕에서 연신 소리를 내고 있는 길고양이들과 같은 눈빛을 하고 있다. 따스한 햇살에 고양이들의 두들김을 들으며 금방 식을지 모를 차 한잔을 호로록하며 이 책을 읽었다. 나는 아홉 살 아이의 독서속도보다 못한 감이 있다. 조용히 엎드려 다 읽고 2권도 사달라는 아이의 말에 인터넷을 뒤져보니 2권이 없다. 그러면 밀림북을 하고 있는 저자에게 물어봐야 하는데 정작 내가 읽지 않았기에 조금 민망한 감이 있었다. 그래서 읽고 나서 저자에게 물어보겠다고 했는데, 며칠 만에야 겨우 읽었다.

 

읽자마자 밀림북으로 전화를 했다. 의학전문서적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전화를 하니 향후 몇 년간은 2권이 나올 계획이 없다고 한다. 받은 목소리는 젊은 거 같으니, 일단 저자는 아닌 것 같다. 책 속에 등장했던 아들인가? 그들은 나를 모르지만, 나 혼자 반갑다. 슬쩍 부산에 내려가 그 골목을 거닐며 서점에도 들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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