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씨 씨를 뿌려요]-해피북스
 
## 책을 읽고 난 후 곧바로 야생화도감을 보던 딸, 책에 나온 들풀 중 몇 가지를 소개하는 책을 만들겠다고 하며, 이렇게 완성했다 :

색도화지를 몇 장 이어붙이고, 아코디언처럼 접은 책 모양.
만들기도 쉽고, 펼쳐서 읽기도 쉽다면서
스스로 매우 만족한 책이다.
 

## 또 큰산이에게는 이렇게 편지를 썼다. :

 

큰산이에게.

큰산아, 안녕?

난 서울에 사는 유림이라고 해.

넌 시골에서 살아서 좋겠다. 나도 시골에서 살고 싶거든.

또 넌 아빠가 암에 걸려서 걱정됬지? 많이 나으셔서 다행이네.

그리고 넌 운 좋은 줄 알어. '꼬컴박사'며 뭐.. 꽤 큰 동생이 있지 뭐.

(자기는 컴퓨터를 30분만 할 수 있고, 어린 동생이 귀찮다는 뜻 ^^)

그리고 너 참 모르는 게 많구나.

오랑캐꽃(제비꽃), 민들레의 뿌리 잎도 몰라보고.

너 이제 식물공부하니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너 생태모방기술자가 될 수 없을 걸?

그럼 안녕.

2007. 5. 22. 유림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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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7-06-18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그림도 예쁘지만, 편지가 더욱 귀여운걸요.^.~
이렇게 해내는 딸이 있어 좋으시겠어요.
 
씨 씨 씨를 뿌려요 우리 땅 논두렁 밭두렁 1
이동렬 지음, 정종훈 그림 / 해피북스(북키드)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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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살면서 씨를 뿌리고, 키우고, 꽃과 열매를 맺고, 수확하는 일을 직접 하기란(최소한 구경하는 것이라도) 거의 불가능하다. 집에 화분을 몇 개 놓고 가꾸거나 작은 화단을 만들어 둘 수는 있지만, 어찌 산과 들에 비할 것인가.

 [씨.씨.씨를 뿌려요]는 도시에서 살던 큰산이네 가족이 할아버지댁이 있는 시골로 이사가면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그리고 있다. 큰산이 남매에겐 시골에서 만나는 온갖 들풀과 나물이 신기하고, 새참을 먹고 야외수업으로 봄나물잔치를 벌이는 시골 생활이 얼마나 즐거운지! 그래서 여태껏 도시에서만 살아온 나의 딸은 마치 자기가 큰산이인 양 이 시골이야기에 푹 빠져 '좋겠다, 좋겠다!'를 연발한다.

책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이 책은 큰산이네의 시골생활 속에서 먹거리 생산과 관계된 지식도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다. 봄이면 저절로 돋아나는 나물이며, 감자와 고구마의 싹을 틔워 땅에 심는 것, 가장 중요한 농산물인 벼의 모내기까지, 자연의 봄 중에서도 친근한-동시에 꼭 필요한-먹거리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래서 이런 일들을 직접 해보지 않았거나 구경조차 못했던 독자들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  

막연하지만 늘 시골을 동경하고 있는 나의 딸에게, 자연의 생명체를 정말 사랑하는 나의 딸에게 잘 어울리는 책이다. 이 책이 '봄'편이니, 다른 세 계절의 시골이야기가 궁금하여 만나보지 않을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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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태 할아버지가 온다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8
박연철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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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일간신문에서 이 책이 '2007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품'으로 선정되었다는 제법 큼직한 기사를 읽었다. 기사를 보면서 잘은 모르지만 아무튼 국제대회에서 그림이 훌륭하다고 평가받은 책이니 볼 만하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볼 만하겠다고 생각했었지만, 내가 잘못 생각했다. 내가 보고 나니 내 아이에겐 보여줄 책이 아니다.

무섭다. 그림이 정말 무섭다.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는 이야기이니 그림이 무서울 수 밖에 없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심하다. 무서운 정도가 아니라 흉칙해서 다시 보고 싶지 않다. 그것도 본문의 제일 첫 페이지가 가장 흉칙하다. 아이들의 몸이 올빼미인 채로 박쥐처럼 거꾸로 줄줄이 매달려있고, 새장 속에 무표정한 아이들이 갇혀있고, 아래 쪽에는 아이들의 입이 실로 꿰매져 있다! 완전히 공포영화의 한 장면이다.

등장하는 아이들의 얼굴은 전부 공포영화에 나오는 귀신이 씌인 것 같은 모습이고, 주인공인 아이와 아이의 엄마도 그에 못지 않게 보기 싫은 얼굴이다. 내 아이에게 보여줬다가는 밤잠을 못 이룰 것이 틀림없다.

나는 미술을 심도있게 공부한 사람도 아니고, 그림을 보는 눈이 특별히 트인 것도 아니기 때문에 무슨무슨 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이러쿵 저러쿵 평을 할 자격이 없다. 하지만, 내 아이에게 다양한 그림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나와 같은 평범한 엄마의 눈에는 이 그림과 같은 정도의 다양성까지는 필요없겠다는 판단이다. 사양하겠다.

그럼, 글은? 역시 별로다. 그림 때문에 이미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글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데다가, 결국 아이가 엄마 품에 안겨서 서로 화해(?)하고 망태할아버지를 잊는다는 아주 평범한 이야기이고, 마지막 장면의 설득력도 떨어진다.

내 아이에게 절대 보여주지 않을 것이고, 다른 아이에게도 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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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7-06-06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아이쿠... 저런...
요즘 이렇게 그림이 무척 부적당한 동화책들이 가끔 있더라구요.^^;;
저도 얼마전에 읽은 동화책의 그림을 보고 놀란적이 있어서 님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ㅡㅜ
 
초코파이 자전거 동시야 놀자 1
신현림 지음, 홍성지 그림 / 비룡소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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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초등생 딸도 詩를 즐기지 않는 탓에 동시집 [초코파이 자전거]는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제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며칠동안 애매하게 굴러다녔었다. 그러던 중 나는 우연히! 정말 우연히! 저만치서 뒹굴고 있는 이 책을 펼쳤고, 펼치고 나니 이 작은 책 속으로 완전히 빠져버렸다. 풍덩~.

동시가 이런 것이었던가. 갓난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과, 맑고 깊어 보는 사람의 눈동자까지 비쳐보이는 눈동자와, 작고 꼬물거리는 발가락과, 보들보들 말랑거리는 살결과도 같은 느낌이다. 

아무리 길어야 서너 행, 서너 연을 넘지 않는 동시들은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사랑스럽다. 아빠 방귀와 엄마 방귀와 내 방귀가 다르고, 차가 부릉거리고 된장국이 부글거리고 엄마가 부들거리고, 또 봄엔 꽃더미, 가을엔 낙엽더미, 겨울엔 눈더미, 그리고 여름엔 방학 숙제가 산더미라고 노래하는 동시를 사랑스럽다는 말 외에 무어라 표현하겠는가.

또 동시들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인 운율을 딱딱 맞춘 의성어와 의태어의 말(言)맛이 기막히다. 자음 하나, 모음 하나만 변해도 이렇게 맛깔스러운 시가 된다는 것이 놀랍고도 즐겁다.

[초코파이 자전거]에서 동시에 맛들인 딸, 책꽃이 한 구석에 고이 모셔두기만 했던 가여운 동시집들을 꺼내보기 시작했다. 다시 동시의 세계로 빠져든다.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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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마루 밑 눈높이 어린이 문고 95
심상우 지음, 유기훈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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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마루 밑]을 역사 판타지 동화라고 하면 어떨까.  

스펙타클한 모험과 현란한 마법이 등장하진 않지만, 어린이 독자에게 상당히 호소력있는 모험과 마법의 세상을 펼쳐보인다. 독자는 그 세상으로의 여행에 기꺼이 동행하면서 자신의 삶에서 의미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것이다. 경복궁 마루 밑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그리고 상상과 실제가 어우러지면서, 역사와 오늘이 어우러지면서, 참 많은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풀어냈다.   

- 왕따 - 은별이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그 사실을 털어놓지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는 여린 소년. 단짝 친구도, 반 친구들도 은별이를 외면하니 소년은 갈수록 점점 더 웅크리게만 된다. 그런 은별이에게 경복궁 마루 밑 세상이 가르쳐 준 것은 무엇일까. 

- 마루 밑 세상 - 놀랍게도 그 세상은 우리 조상들의 삶을 닮았다. 농사지어 먹을 것을 마련하고, 옷감을 짜서 입을 것을 마련하고, 함께 더불어 살면서 끈끈한 공동체 의식을 갖고 있다. 이들은 외세의 침입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 경복궁 - 은별이의 아빠는 경복궁 관리인. 이 궁궐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아빠가 들려주는 경복궁의 역사와 조상의 삶은 어떠할까. 

[경복궁 마루 밑]은 위의 세가지 이야기를 잘 엮었다. 따로 떼어놓더라도 한 이야기가 동화 하나로 만들어질 수 있을만큼 독립적인 소재일 수 있는데도 무리없이 엮었다. 덕분에 독자는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자신의 모습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이제 경복궁에 가면 경복궁 마루 밑을 열심히 들여다 볼 것이다. 혹시 그 안에 있을지 모르는 누군가가 열심히 밖을 쳐다보고 있다면 인사라도 나눠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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