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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마루 밑 ㅣ 눈높이 어린이 문고 95
심상우 지음, 유기훈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경복궁 마루 밑]을 역사 판타지 동화라고 하면 어떨까.
스펙타클한 모험과 현란한 마법이 등장하진 않지만, 어린이 독자에게 상당히 호소력있는 모험과 마법의 세상을 펼쳐보인다. 독자는 그 세상으로의 여행에 기꺼이 동행하면서 자신의 삶에서 의미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것이다. 경복궁 마루 밑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그리고 상상과 실제가 어우러지면서, 역사와 오늘이 어우러지면서, 참 많은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풀어냈다.
- 왕따 - 은별이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그 사실을 털어놓지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는 여린 소년. 단짝 친구도, 반 친구들도 은별이를 외면하니 소년은 갈수록 점점 더 웅크리게만 된다. 그런 은별이에게 경복궁 마루 밑 세상이 가르쳐 준 것은 무엇일까.
- 마루 밑 세상 - 놀랍게도 그 세상은 우리 조상들의 삶을 닮았다. 농사지어 먹을 것을 마련하고, 옷감을 짜서 입을 것을 마련하고, 함께 더불어 살면서 끈끈한 공동체 의식을 갖고 있다. 이들은 외세의 침입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 경복궁 - 은별이의 아빠는 경복궁 관리인. 이 궁궐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아빠가 들려주는 경복궁의 역사와 조상의 삶은 어떠할까.
[경복궁 마루 밑]은 위의 세가지 이야기를 잘 엮었다. 따로 떼어놓더라도 한 이야기가 동화 하나로 만들어질 수 있을만큼 독립적인 소재일 수 있는데도 무리없이 엮었다. 덕분에 독자는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자신의 모습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이제 경복궁에 가면 경복궁 마루 밑을 열심히 들여다 볼 것이다. 혹시 그 안에 있을지 모르는 누군가가 열심히 밖을 쳐다보고 있다면 인사라도 나눠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