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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씨 씨를 뿌려요 ㅣ 우리 땅 논두렁 밭두렁 1
이동렬 지음, 정종훈 그림 / 해피북스(북키드)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도시에 살면서 씨를 뿌리고, 키우고, 꽃과 열매를 맺고, 수확하는 일을 직접 하기란(최소한 구경하는 것이라도) 거의 불가능하다. 집에 화분을 몇 개 놓고 가꾸거나 작은 화단을 만들어 둘 수는 있지만, 어찌 산과 들에 비할 것인가.
[씨.씨.씨를 뿌려요]는 도시에서 살던 큰산이네 가족이 할아버지댁이 있는 시골로 이사가면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그리고 있다. 큰산이 남매에겐 시골에서 만나는 온갖 들풀과 나물이 신기하고, 새참을 먹고 야외수업으로 봄나물잔치를 벌이는 시골 생활이 얼마나 즐거운지! 그래서 여태껏 도시에서만 살아온 나의 딸은 마치 자기가 큰산이인 양 이 시골이야기에 푹 빠져 '좋겠다, 좋겠다!'를 연발한다.
책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이 책은 큰산이네의 시골생활 속에서 먹거리 생산과 관계된 지식도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다. 봄이면 저절로 돋아나는 나물이며, 감자와 고구마의 싹을 틔워 땅에 심는 것, 가장 중요한 농산물인 벼의 모내기까지, 자연의 봄 중에서도 친근한-동시에 꼭 필요한-먹거리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래서 이런 일들을 직접 해보지 않았거나 구경조차 못했던 독자들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
막연하지만 늘 시골을 동경하고 있는 나의 딸에게, 자연의 생명체를 정말 사랑하는 나의 딸에게 잘 어울리는 책이다. 이 책이 '봄'편이니, 다른 세 계절의 시골이야기가 궁금하여 만나보지 않을 수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