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과학 습격사건 2 - 목욕탕이 요란법석
강철 지음, 이태영 그림, 김진규 감수 / 대교출판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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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과학이 우리 일상과 동떨어진 학문은 아닌 것을...... 과학이라고 하면 현미경을 들여다보거나 시험관을 흔드는 흰 가운을 입은 사람, 알 수 없는 수학공식이나 화학기호가 가득한 문서가 생각나는 것은 학생 시절 과학을 너무나 과학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일까?! 

최근들어 '과학'분야를 다루는 어린이 학습만화를 연거푸 만나면서 과거 내가 어린 학생이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과학에의 접근방식이 신기하고 반가웠다. 우리가 늘 보고 듣고 겪는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상황, 현상, 반응 등이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는 것. 그리고 그 필연을 이론과 법칙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이 곧 과학이라고, 어린 아들 딸에게 이해시킬 수 있으니 말이다. 

[과학 습격사건-2.목욕탕이 요란법석]이야말로 바로 그런 책이다. 목욕탕. 우리나라 전국민 누구라도 일생에 수십 수백번을, 어쩌면 거의 매일 다녀가는 곳이 아니던가. 특히 어린 아이들에겐 수영장에 버금가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곳. [목욕탕이 요란법석]은 목욕탕이라는 친숙한 공간 속에서 일어나는, 그래서 아마도 이미 직접 경험했거나 보았을 여러 현상과 반응을 과학적으로 이해시키는 즐거운 과학 학습만화다. 

공간적 특성상 물과 습기, 고온과 저온, 비누와 세제 등, 과학적으로 해석할 소재가 충분하니 이야기의 전개에 무리가 없고, 악당과 착한 아이들의 대결구도이니 어린이의 눈높이에 가장 무난한 만화적 요소이며, 각 챕터의 마무리격인 정리 페이지를 통해 앞서 펼쳐진 과학 지식의 확인 및 확대가 가능하니, 지식과 재미를 겸한 학습만화로 손색없다. 어린이에게 과학이 우리의 일상 곳곳에 숨쉬고 있음을, 그래서 과학이 막연한 두려움이나 어려움의 대상이 아닌 흥미롭고 놀라운 진리의 세계임을 깨닫는 데 보탬이 될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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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딱새 잠재우기
다이앤 레드필드 매시 글, 스티븐 켈로그 그림, 임영라 옮김 / 푸른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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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이라지만 아기를 키우면서 부모들은 이래저래 속상하고 화도 나고 피곤한 일도 많다. 그 중 가장 견디기 힘든 일이라면? 잠이다, 잠! 밤이면 자야하고 아침이면 일어나는 것이 인간된 도리(!)인 것을, 밤낮이 뒤바뀌는 아기때문에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낮 시간을 자는 것도 아니고 깬 것도 아닌 상태로 보내야 하는 일은 당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를 괴로움. 

여기 작은 몸집의 아기 딱새가 있다. 하루종일 하는 일이 '삐리리 삐리리리' 지저귀는 것인데 하필이면 밤에만 지저귄다. 낮이면 자고, 밤이면 깨어 '삐리리 삐리리리'. 귀를 막고 눈을 막고 몸을 웅크려봐도 그 시끄러운 아기 딱새의 지저귐때문에 잠을 못이루는 동물원의 코끼리, 사자, 기린, 곰, 뱀... 어떻게 하면 아기 딱새를 잠재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동물원의 친구들 모두가 함께 자고 함께 깰 수 있을까? 

[아기 딱새 잠재우기]를 읽으면/보면 아기 딱새의 '삐리리 삐리리리' 지저귀는 소리가 내내 들리는 것 같아 나라도 잠 못들 것 같다. 단지 '삐리리 삐리리리' 텍스트를 반복하여 책 가장 위에 한 줄로 얌전하게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아기 딱새의 높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진짜 들리는 것 같다. 이 책이 특별해 보이는 것은 바로 이 텍스트 때문인데, 아기 딱새의 지저귐을 포함해 동물원 동물들의 울음소리와 움직이는 소리의 표현이 실로 대단하다. 텍스트는 텍스트가 아니라 그림과도 같다. 특히 다른 동물들이 저마다 아기 딱새의 '삐리리 삐리리리'를 흉내내어 울부짖는(?) 소리는 이 책의 백미인데, 그 소리 또한 아기 딱새의 지저귐만큼이나 바로 내 귀에 들리는 것 같다. 소리가 나는 사운드북이 아님에도, 소리가 나는 듯 텍스트를 그려냈다. 

이 책의 또다른 볼거리는 동물원 동물들의 표정. 거의 대부분 동물의 얼굴만이 등장하는데, 졸려서 가물거리는 눈, 피곤하여 퀭한 얼굴, 또 아기 딱새를 흉내내며 약올리는 표정. 하나하나 찬찬히 보고 있노라면 재미있다. 

그럼 동물원 동물들은 과연 아기 딱새를 잠재웠을까? 잠재웠다면, 어떻게? 읽어보시라. 나의 아이들은 이 책을 누나가 실감나는 표정과 목소리로 읽어주고 동생은 웃으며 들었다. 자꾸 읽어달라고 한다. 밤낮이 뒤바뀐 아기를 밤낮이 제대로인 아기로 바꾸어줄 수는 없을지언정 충분히 즐겁고 신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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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창의력을 깨우는 일곱가지 법칙
켄 로빈슨 지음, 유소영 옮김, 백령 감수 / 한길아트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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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책의 제목에 딴지를 걸어야겠다. 영문 원제가 [Out of our minds : Learning to be creative]이니 [내 안의 창의력을 깨우는 일곱가지 법칙]이라면 의미를 크게 왜곡시킨 것은 아니지만, 결정적으로 개인의 창의력을 일깨워 북돋는 구체적인 일곱가지 법칙을 제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제목만으로는 개인을 위한 자기계발서로 느껴지는 것이 나만의 생각일까? 만일 그렇다면 '무엇을 하기 위한 몇가지 법칙'으로 공식화되다시피 했던 근간의 자기계발서들을 탓할 수 밖에.  

제목과는 달리(!), [내 안의 창의력을 깨우는 일곱가지 법칙]은 역사적인 교육 시스템이 창의력의 개념과 위상 정립, 개발 등을 등한시했던 원인과 결과를 논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의력에 대한 현시대적 요구와 필요성을 역설하는 매우 아카데믹한 보고서와도 같다. 어렵다는 말이다.  

이 책의 반 이상에서 다루는 교육문제는 단지 교육 한 분야만이 아니라 당대의 사상, 철학, 문화, 역사 등 다방면에서 나타나는 문제의 종합적인 양상으로 분석한다. 책에 따르면, 19세기 산업혁명기에 태어난 오늘날의 교육제도는 오직 학문적 능력에만 집착했기 때문에 창의력은 전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을 뿐더러 창의적인 것은 독특하거나 참신한 것을 넘어 기이한 것으로까지 폄하되었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언어와 수학과 과학 과목은 주요 과목으로, 음악, 미술, 연극 등은 주변 과목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인데, 이것은 내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파악되는 현상이다. 국.영.수.과. 점수에 울고 웃고, 음악학원이나 미술학원은 교양이나 취미여가활동 삼아 곁들이는 형편이며, IQ가 높으면 똑똑하고 영리한 사람으로 단정짓지만, EQ나 MQ 등은(그것에 대한 신뢰도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학업능력과는 별개의 특성으로 치부되지 않는가 말이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교육 전반에 대한 저자의 비판에 덩달아 흥이 난다. 비교적 창의성과 자율성을 확보했다는 서구의 교육제도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을진대, 내 개인의 육아방침과 교육제도 사이에서 중심을 잡기 어려웠던 자괴감을 달래주었기 때문일 터. 이 책의 주제와는 조금 비껴가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현교육제도의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문제들로부터 자유롭고자 하는 이에게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결정적으로 이 책의 주제어인 창의력은 지적능력과 상반되는 별개의 개념이 아닌, 인간의 두뇌에서 복잡다단한 인지과정을 통해 수행되는 총체적인 능력 중 하나이며, 지속적인 자극과 훈련을 통해 습득되는 타 학습능력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환경과 노력에 의해 개발,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보고있다. 그러한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은 이 책의 마지막 <7장:창의력이 변화를 만든다>에서 이전 장에서 조금씩 제시했던 바를 종합하여 제시하는데, 교육제도권과 기업 안에서 실천해야 할 몇 가지 아우트라인이다. 따라서 그 아우트라인에 따라 창의력을 발휘해 더욱 구체적인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즉각적인 답을 원했던 독자라면 분명 실망했을 대목이지만, 저자가 던진 화두 자체에 의미를 둘 수 밖에 없다. 

저자는 "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 이상의 존재다"라고 단언했다. 현재의 교육제도권을 박차고 나올만큼 용기있지 못하다면 적어도 스스로에게 몇 번이고 되뇌일 만한 명언이고, 이 책을 통틀어 가장 명료하고 구체적으로 전달되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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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가지 이야기 100가지 상식 1 - 80일간의 세계 일주 1가지 이야기 100가지 상식 9
쥘 베른 원작, 김세원 지음, 양지훈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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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고전으로 대접받는 [80일간의 세계 일주]의 여정을 빌어 세계의 사회, 문화, 역사를 망라한 지식책 [1가지 이야기 100가지 상식]. 휘리릭 넘겨만 보아도 첫눈에 어린이가 좋아할 만한 책으로 꾸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 페이지를 넘기면 입체북처럼 촤~~악 대형으로 펼쳐지는 세계 지도에 입이 떡 벌어지고, 만화책은 아니지만 주인공 캐릭터와 이야기 전개가 만화와 다르지 않게 구성되었으니, 고전을 빌어온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지식책으로 탄생시킨 기획력이 돋보이는 책이 아닐 수 없다.    

재미있다. 주인공 포그와 그의 하인이 80일이라는 여행 스케쥴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딱딱 맞춰 이동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천재지변이나 불의의 사고,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는 등의 돌발상황을 만나면서도 아슬아슬하게 80일에 맞춰가는 과정이 재미있고, 그들을 쫓는 픽스 형사의 방해작전도 재미를 키우는 요소. 물론 원서격인 [80일간의~]를 축약해 가장 중요한 내용만을 언급하고 있지만, 원서를 읽지 않았더라도 대략 어떤 줄거리일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고, 나아가 스스로 원서를 찾아 읽는 경험을 할 수도 있겠다. 

그럼, [1가지 이야기 100가지 상식]이 담고있는 상식은 어떠할까. 일단 다방면의 정보와 지식이 상당한 양이다. 주인공이 여행한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의 2개국, 아프리카 이집트, 인도와 중국, 일본, 마지막으로 미국까지, 각 국의 지도와 함께 개략적인 소개가 한 페이지씩을 차지하고 있다. 또 각국의 문화 등는 이야기 속에 잘 섞여있는데, 이를테면 인도의 수타(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관습) 행렬을 만나 위기에 처한 여인을 구해내면서 인도의 신분제도를 언급하고, 조로아스터교를 소개하고, 인도의 신과 힌두교 사원을 소개하는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정보와 지식이 흥미롭다. 여행 중의 이동수단에 대한 이야기 역시 빼놓을 수 없는데, 기차와 배 뿐만 아니라 돌발상황을 헤쳐가는 이동수단으로 등장했던 코끼리, 눈썰매, 또 육지와 바다의 지형 및 기상변화, 뱃길 수에즈운하 등의 정보가 알차다. 

책의 마지막 나와있는 통합논술, 통합적 사고를 위한 페이지도 따분한 문답이 아닌 어린이독자가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이어서 만족스러운 부록. 여기에서 나의 초등 4학년 딸은 [80일간의 세계일주]와 관계된 상품 광고를 이렇게 만들었다.
 


성능 좋은! 가격은 쌈! <멋진 배>

기다라고 기다리던 <멋진 배>가 탄생되었습니다!

 

어찌보면 너무 다양한 방면의 많은 정보를 한 권에 담고자 하여 '정신없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음식에 비유하자면 정통 한식이나 양식이 아니라 한껏 차린 뷔페식이라고 할 만하니 다양한 상식을 골고루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을 높이 사고 싶은 책. 단번에 완독한 후 잠재우지 않고, 두고두고오랫동안 펼쳐볼 수 있는 것이야말로 [1가지 이야기 100가지 상식]의 가장 큰 매력이다.

- 배를 만들고 배의 좌석을 판매하는 회사의 광고

 
또 필이어스 포그의 80일간의 세계일주를 할 수 있는 <무지 좋아> 배도 완성되었습니다. 현재 <성능 좋네>를 만들고 있고요, 모두 표는 4인당 만원. 싸서 많이 팔리니 어서 사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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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방 그림책 보물창고 31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이유진 옮김, 한스 아놀드 그림 / 보물창고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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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책을 읽으면 그녀만의 상상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그녀의 상상력은 로알드 달이나 모디캐이 저스타인과는 또다른 세계인데, 환상적이고 아름답고 신비하며 눈 앞에 펼쳐진 듯 생생한 세계를 펼쳐놓는다. 바로 [비밀의 방]처럼.    

[비밀의 방]은 너댓살쯤 되었을 주인공 베라의 방이다. 그 방에는 베라의 상상 속의 쌍둥이 동생과 자기만의 강아지 루프가 살고 있다. 그 곳에 가면 방 한가운데에 있는 분수에서 놀기도 하고, 금빛 은빛 갈기와 발굽을 가진 말을 타고, 요정들과도 놀 수 있다. 

비밀의 방에 사는 동생은 항상 베라를 '사랑하는 언니야'라고 부르고, 엄마 아빠가 키우지 못하게 하는 강아지 루프도 키울 수 있으니, 베라에게 이 '비밀의 방'은 이제 막 태어난 남동생에게 엄마 아빠의 사랑을 빼앗기고, 원하는 강아지도 기르지 못하는 현실로부터 도망칠 자기만의 천국일 터. 

하지만. 늦은 밤 엄마가 베라를 걱정하며 기다리고 있었던 그 날, 아빠도 강아지를 사오셨던 그 날, 베라가 자신도 엄마 아빠의 사랑하는 딸이라는 걸 알게 된 그 날, 비밀의 방으로 통하는 작은 구멍은 사라진다.  

[비밀의 방]은 린드그렌의 상상력을 훌륭하게 표현한 그림이 아름답다. 환상적이고 신비한 분위기가 한껏 살아있어서 그림만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크다. 부모의 사랑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어린 꼬마들에게 자신만의 비밀의 방보다 사실은 더 아름답고 즐거운 곳이 있다는 걸 알게해 줄 아름다운 선물이 될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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