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이슬람의 모든 것 -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임영제 글, 마정원 그림, 이희수 원작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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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 갈 때면 놓여있는 아무 책이나 들고 들어가는 남편.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이슬람의 모든 것]을 두고 하는 말이 "캬! 요거요거 제대로네~"였다. 나 역시 매우 동감!  

실상 초등학생인 딸은 물론 나조차 이슬람에 대해선 피상적인 몇 가지밖엔 아는 게 없었는데 이 책의 도움을 아주 톡톡히 받았다. 특히 이슬람에 관련된 용어의 확실한 개념정리와 중동지역의 분쟁에 대한 정보, 이 두가지는 가히 혁혁한 성과라 치사하고 싶을 만큼. 예를 들어, '무함마드와 마호메트', '이슬람교와 무슬림과 회교도', '코란과 꾸란'처럼 왜 같은 뜻의 다른 표현이 섞여 쓰이는 것인지, 뉴스에서만 듣던 '시아파'와 '순니파'는 무엇인지, 또 이슬람과 미국이 늘 으르렁대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지 등 애매하여 설명이 잘 안되던 여러가지가 명쾌하게 설명되고 있다. 

또 이슬람 사람들의 생활풍습과 이슬람교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 다루고 있어 배울 것이 참 많다. 일부다처제가 사회보장제도의 하나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 여자가 얼굴과 몸을 가리고 다니는 이유가 여자를 보호하는 것이기도 했다는 것, 이슬람교 안에서 신분과 빈부를 떠나 모두 평등하다는 것, 꾸란에도 예수를 비롯한 성경 속 이야기가 들어있다는 것 등 이슬람에 대해 몰랐거나 잘못 알고있는 것을 속시원히 풀어내어 학습적인 측면이 강하다.   

물론 이슬람에 대한 매우 많은 정보가 만화의 틀 속에서 풀어내지고 있는 만큼 초등학생이 읽고 이해하기에 적당하도록 꾸며져 있는데, 담고 있는 내용을 온전히 소화해내려면 아마 초등 중학년 이상은 되어야 할 듯. 초6학년인 딸도 재미는 있지만 내용은 좀 어려웠다고 고백한다. 만화라고 만만히 볼 것이 아니라,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읽어야 책 속에 담긴 상당한 지식과 정보를 챙길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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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짜 나일까 - 제6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미래의 고전 5
최유정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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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건주야. 


나는 이렇게 네 이름을 부르기조차 조심스럽다.

네가 얼마나 답답하고 화났을까. 얼마나 억울하고 원통했을까. 

네게 정말 미안했다.

너를 문제아로 낙인찍고 네 말은 애초부터 들을 생각이 없었던 담임선생님도, 

험상궂은 말과 표정과 폭력으로 너를 두려움에 떨게 만든 아빠도, 

야비한 술수로 너를 구렁텅이에 빠트리는 은찬이를 그렇게 키운 은찬이 엄마도,

아니 어쩌면 네가 기댈 곳 없이 고립된 것처럼 느끼게 만든 모든 상황이,

무책임한 어른들의 모습이었고 성숙하지 못한 어른들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네 학교에 괴짜선생님이 오시면서 네 마음의 응어리가 하나 둘씩 녹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또 기뻐했다.

책 안에서 방황하는 네 모습을 그저 속절없이 바라만 봐야 했기에 괴짜선생님의 등장은 마치 내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대신 해소해주는 것처럼 기쁘기 그지 없었다.

괴짜선생님처럼 조금만 더 따뜻한 눈으로, 조금만 더 주의 깊은 시선으로 널 바라보면 되었을 것을...... 조금 더 일찍 그랬어야 했을 것을......

 

네 엄마가 강한 마음을 갖게 된 것과 네 친구 시우가 용기를 갖게 된 것이 직접적으로는 괴짜선생님 덕분이겠지만, 네 스스로 네 마음을 열기 위해 노력했던 덕분이기도 하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누군가 네게 아무리 좋은 기회를 주더라도 네가 진실로 원하고 행하지 않는다면 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없었을 터.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웃고 놀고 공부하는, 아주 평범하고도 당연한 소망을 이루고 싶었던 네 깊은 마음의 소리를 너는 잘 따랐다.

너는 진짜 너이다.

 

그리고 시우야.

 

나는 네 용기에 감사한다.

네가 어쩌다보니 은찬이에게 휩쓸려 다니게 된 것도, 그러면서 뜻하지 않게 건주를 멀리 하게 된 것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이해한다.

건주에게 자꾸 신경이 쓰이고 걱정이 되었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것도 이해한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지.

네가 네 깊은 마음의 소리를 진짜 소리낸다는 것,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피씨방에서의 진실을 네가 마침내 이야기했다. 

아무도 건주의 말을 믿지 않았으니, 네가 진실을 말하는 용기를 낸 것이 어찌 감사한 일이 아니겠느냐.

너의 용기는 너 자신이 진짜 너임을 증명했다.

감춰진 진실은 언제나 용기있는 자를 통해서만 드러나는 법이고, 그가 바로 너이다.

이제부터 건주가 다른 아이들처럼 웃고 놀고 공부하는 데 네가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으니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건주와 시우야.

 

너희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 책을 차마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처음엔 슬펐다가 마지막엔 가슴벅차기까지 만감이 교차했다.

이젠 너희들의 상처가 잘 아물기를, 또 혹시 세상을 살아가며 다시 상처받는 일이 있더라도 지금처럼 용기와 의지를 갖고 이겨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너희들이 진짜 너임을 확인했던 순간을 잊지 마렴.

또한 너희들은 내 아이들, 우리 모두의 아이들의 모습이므로 우리는 늘 함께라는 것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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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어린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역사 질문 77 - 호기심 한국사
정수영 지음, 우지현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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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딸도 조카들도 언제부터인가 TV 사극을 즐겨보게 되었다. 예전과 달리 사극도 현대적인 감각에 걸맞도록 꾸며져 보기 쉬워진 덕분인 것 같다. 그만큼 '역사'라는 것이 공부하는 학생에겐, 대개의 경우, 예나 지금이나 왠지 어렵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여전하니 그만큼 역사에 보다 쉽게 다가가려는 취지의 어린이 지식책이 끊임없이 발간되는게 아닌가 싶다. 

[대한민국 어린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역사질문 77]은 모양새와 담고 있는 내용 모두 역사가 어렵지 않다는 것을, 나아가 역사에 대해 흥미와 재미를 느끼게 만들려는 취지가 확실히 드러난다. 큰 판형에 큰 글씨, 익살스러운 만화식으로 그려진 삽화, 또 호기심을 일으킬 만한 궁금증- 예를 들면 '오줌으로 세수를 했다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곰의 자손일까?', '우리나라에도 사람고기를 먹은 일이 있었을까?' 같은-을 풀어놓았으니 역사공부라기 보다는 역사호기심탐구백과 정도의 표현이 더 맞겠다. 생활편, 인물편, 음식편 등 큰 6개 카테고리에 총 77개 질문을 실어 무슨 시대나 무슨 왕을 전혀 모른다 해도 읽기에 크게 무리가 없으니 그야말로 쉽고 재미있다. 

그러하기에 지은이의 말처럼 '역사에 재미를 붙이기'라는 취지에는 잘 맞는다고 보여지는데, 실질적인 역사공부용으로 활용하기에는 난이도가 낮다는 점, 재미와 호기심에 너무 많이 주력했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아쉬운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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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지 않겠다 창비청소년문학 15
공선옥 지음 / 창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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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말미에 이런 글귀가 있다. 

『 모든 어른들은 청소년 시기의 감성들을 야금야금 빼먹으며 늙어가는 것만 같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그 감성들의 최대치를 기억해내는 특별한 즐거움을 누렸다. 』 - 작가의 말 중.

나는 공선옥작가의 이 말에 '아차!' 인지 '아하!' 인지 모를, 어쩌면 이 두가지가 반반씩 하나가 되는 갑작스러운 깨달음을 얻은 덕분에 [나는 죽지 않겠다]에 실린 여섯 단편들의 진가를 더욱 높이 사려 한다. 이 책의 주인공들이 겪고 느끼는 바를 읽어가며 나 어렸을 적 얼마나 기쁘거나 슬프며 즐겁거나 괴로우며 수시로 좋았다 싫었다가 바뀌었던가가 확실히 기억났으니, 문체나 줄거리 같은 것은 둘째치고라도 청소년 시기의 복잡미묘한 감정과 생각의 변화, 즉 풍부한 감성의 형성과 성숙, 만개함을 맛보는 즐거움을 누렸다.  

[나는 죽지 않겠다]의 단편들 중에서 연작인 <라면은 멋지다>와 <힘센 봉숭아>가 가장 좋았다.  주인공 민수가 추운 밖에서 여자친구 연주를 기다리며, 라면집으로 향하며, 선물을 사주려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또 편의점과 분식집 등으로 아르바이트를 이어가며, 봉숭아를 위해 화분을 들고 밤거리를 뛰어가는...... 나는 민수가 되어 기다리고 일하며 뛰었고, 정체가 무엇인지 말로 형용하긴 힘들지만 뱃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순간순간의 감정을 민수와 똑같이 느낄 수 있었을 만큼 내 이성과 감성 모두를 흠뻑 적셔놓았다.  

이는 책 전반에 걸쳐 소설 속 등장인물의 상황과 심정이 아주 리얼하게 살아있는 덕분일 텐데, 화려한 수사어나 포장된 표현들이 아니라 투박한 진실 그대로가 문장 속에 녹아있기 때문에 더욱 리얼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한껏 치장했었다면 오히려 '소설이니까 그렇지 뭐' 라는 반응으로 청소년의 진짜 모습과 청소년 소설의 괴리감만 생겼겠지만, [나는 죽지 않겠다]에서 느껴지는 진실성은 거부할 수 없다. 

또한 여섯 단편들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또 어렵기 때문에 삶이 고달픈 가정을 배경으로 하는 공통점을 갖는데, 그 와중에도 중고등학생인 주인공들은 나름의 삶을 향한 의지와 방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 또한 뿌듯한 일이다. 말없이 돈을 가져가버린 오빠를 두었을 지언정, 아르바이트비를 떼어먹혔을 지언정, 아기를 가졌을 지언정, 부모들의 고단함과는 별개로, 아니 부모와 형제들까지도 전부 감싸안을 만큼 크고 넉넉한 마음과 생각을 가졌다는 것. 참으로 다행이고 행복한 일이다.     

읽어서 충분히 재미있고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괜시리 어렸을 적으로 돌아가 굴러가는 낙엽만 봐도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릴 것같은 기분이 들게 만든다. 이젠 완전히 '어른'이 되어버린 나에겐 작가가 말한 '청소년 시기의 감성들을 야금야금 빼먹는' 아련함까지도 갖게 만든 이 책,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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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비밀편지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12
레니아 마조르 지음, 이정주 옮김, 김은정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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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때, 중고등학생때 받는 러브레터는 다 큰 어른이 되어 받는 그것과 사뭇 다른 느낌임을 나도 기억한다. 작고 유치한 편지지에 사랑한다는 찐~한 표현 대신 수줍어하며 좋아한다거나 만나고 싶다는 짧은 글이 적혀있는 러브레터를 받았을 때 얼마나 가슴이 쿵쾅거리며 얼굴이 달아올랐는지.. [뒤죽박죽 비밀편지]는 바로 그런 이야기다. 다만 누가 그 편지를 보냈는지를 몰라 주인공 에바는 너무 궁금했다는 것, 그래서 에바는 누가 보낸 것인지 직접 탐문하기 시작했다는 것.

같은 반 남학생들 모두가 용의자일 수밖에 없는 상황. 에바는 그들을 한 명 한 명 만나 은근슬쩍 떠보기도 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묻기도 하며 용의자목록에서 한 명씩 지워나가기 시작하는데. 실제로 보낸이가 누구인가를 알기 전까지 이 아이일까 저 아이일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즐거웠던가. 에바 역시 한 장(場)씩 소개되는 용의자들을 하나씩 꼽아보며 가능성을 점치는데, 용의자들은 하나같이 분명하고 강한 캐릭터를 가진 덕분에 에바가 접근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그런 편지를 보냈을 리가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하면서, 이야기는 재미있게 흘러간다. 또, 에바와는 정반대 성향인 공주병 마르고가 보기 좋게 당하는 장면, 마르고의 하인처럼 굴었던 샤를리가 마르고의 왕자님이 되어가는 장면 같은, 비밀편지로 시작된 곁가지 이야기들의 재미도 놓치기 아깝다. 

비밀편지를 보낸 주인공이 누구일 것인가는 약간의 눈치만 있는 독자라면 이야기의 도입부부터 금방 알아챌 수 있다는 게 긴장감을 조금 떨어뜨릴 수는 있는데, 그 대신 아기자기한 재미가 크기 때문에 끝까지 흥미롭게 읽어갈 수 있다. 물론 러브레터라는 소재의 특성상 여아독자에게 더 환영받을 이야기이자, 마지막의 유치한(?) 장면에 더 환호할 것임이 분명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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