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헤야데야 떡 타령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16
이미애 지음, 이영경 그림 / 보림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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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을 명절에 먹는 음식이나 간식 정도로만 생각한다면 오산! 떡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들에게 쌀이 아닌 별식이 되기도 했고 요기가 되었던 중요하면서도 일상적인 전통음식이다,라는 사실을 [에헤야데야 떡타령]에서 알 수 있다. 

새해가 되면 떡국을 먹고 추석이면 송편을 먹는 정도야 누구나 다 안다해도, 1월부터 12월까지 매월 챙겨먹었던 떡을 전부 알기는 어려울 터. 매월 어느 때에 어떤 의미로 어떤 떡을 먹는지, [떡타령]에 실린 노랫가락과도 같은 운문을 흥얼거리며 군침이 절로 넘어간다.  나도 어렴풋이 이름만 들어본 적이 있는 떡이 있는가 하면 아예 처음 듣는 것도 있는데, 책 뒷편에 떡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과 함께 열두 달 열두 가지 떡이 사진과 함께 설명이 실린 것이 본문의 운문을 다시금 새겨보게 하는 유익한 구성. 떡에 숨어있는 의미에, 또 그 즈음에 많이 나는 것들을 재료로 사용했던 조상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떡타령]에 나온 떡을 매월 해주지는 못해도 아이들과 한 접시 사먹기라도 해야겠다. 과자보다, 햄버거보다, 떡이 훨씬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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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365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72
장-뤽 프로망탈 지음, 조엘 졸리베 그림, 홍경기 옮김 / 보림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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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떼로 몰려있는 펭귄들, 그 틈에 어쩔 줄 모르는 엄마와 아빠와 아이들. 그리고 제목은 [펭귄 365].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까?

펭귄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매일 펭귄 한 마리씩 집에 배달된다. 그렇게 일년이 되어 펭귄은 365마리. 처음엔 예쁜 펭귄이 좋았지만, 하루 하루 늘어만가는 펭귄들이 있다고 생각해보시라. 정말 으악~ 아니겠는가. 그래서 가족은 펭귄들을 어떻게든 정리해보려고 이렇게 저렇게 궁리를 하기 시작한다. 이쯤 되면...... 그렇다. 이 그림책은 '계산'책이다! 매일 한 마리씩이니까 몇 달이 지나면 몇 마리가 될지부터, 먹이값을 계산하는 것, 펭귄을 정리하기 위해 상자에 담으려니 몇 마리씩 나누어 담아야 하는지, 정육면체 모양으로 쌓아보면 몇 마리가 정렬되는지 등등.

물론 그 엄청난 수의 펭귄때문에 고생하는 장면이 재미있게 표현되었고, 화를 내거나 때로 절망하는 가족의 모습이 귀여워, '계산'만 하는 따분한 책은 절대로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시길. 또 그 펭귄들이 집에 배달되었던 사연이 밝혀지는 장면은 시사하는 바가 크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가 싶었는데 또다시 초인종 소리가 들리는 그 순간의 당황스러움이란! 언뜻 모양새는 유아동도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초등 중학년 정도까지도 충분히 즐겁게, 충분히 잘 활용하여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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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리 보리피리 이야기 3
박선미 글, 이혜란 그림 / 보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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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리. 꽃 이름이군요. 책표지에 있는, 붉은 꽃잎과 길게 나온 꽃술을 가진 채 얼굴을 약간 수그리고 있는 꽃. 그 예쁜 꽃이 너무 좋아서 꼭 꺽어오고 싶었던 [산나리]의 주인공 야야는 내내 망설이고만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어린 아이가 죽으면 묻는 애장골 바로 거기에 피었거든요. 그래도 용기를 내어 친구들과 함께 그 곳으로 가봅니다. 하지만 산나리를 꺽지 못하고 모두 도망쳐오지요. 가는 길도 무서워서 잔뜩 움추리고 있었는데, 누가 자꾸 발목을 잡아당기더라는 친구의 말을 들으니 다시는 가 볼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엄마는 옆 마을에 사는 어느 아이가 죽었다는 슬픈 소식을 전해주었어요. 그 때 야야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아마 이 동화의 배경은 꽤 오래 전의 궁핍한 시골마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소박하지만 정겹고 예쁜 마을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집 뒷마당이나 밭머리에 서있는 여러 나무의 꽃망울이 동네를 밝혀주고, 아이들은 꽃을 따먹고 다니고, 어른들은 농사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학교에선 선생님과 아이들이 마당에 묻어놓았던 알뿌리를 꺼내 양지바른 곳에 옮겨 심지요. 글로 쓰이고 그림으로 그려진 그 경치가 참 예쁩니다. 특히 사투리를 그대로 옮겨적은 글이 아주 재미있어요.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되는 사투리나 표현은 페이지 아래쪽의 작은 설명글을 읽으면 됩니다. 사투리를 쓰지 않는 독자에겐 신기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한 재미요소이지요. 또 책의 가장 뒷부분엔 앞의 동화에서 나왔던 시골의 모습을 조금 더 설명하는 도움글이 실렸는데, 이것도 재미있군요. 특히 부뚜막과 아궁이가 있는 '정지(부엌)'는  그림과 함께 보면 더욱 재미있지요. 

이렇게 재미있는 글과 예쁜 그림이 있는 동화이지만, 그냥 웃기만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린 아이들의 영혼이 산나리로 피어났음을 야야는 나중에야 알았거든요. 야야는 잘 몰랐던 친구지만 이름도 한 번 불러주지 않고 별명만 부르며 놀렸던 그 친구의 죽음이 세상을 다르게 보게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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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과 영혼의 경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오근영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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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병원'이라는 곳은 책에서든 드라마에서든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에 좋은 배경일 수 있겠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아슬아슬한 곳, 건강한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과 환자와 그 가족들이 얼마나 눈물겹고 감동적인, 기쁘고 때로 절절하게 슬픈 장면들을 수없이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도 그 점을 잘 활용했다. 의사와 간호사, 환자와 환자의 가족들의 이야기에 범인의 이야기를 하나 더 넣었으니 그 점을 십분 활용하고도 남은 작품, [사명과 영혼의 경계].    

이른바 히가시노 게이고 스타일, 애초부터 범인을 감추지 않고 있지만 그 다음 또 그 다음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스릴러이고, 현 사회와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는 이야기는 여전하다. 아버지의 죽음에 의혹을 가진 딸이 의사가 되어 그 의혹의 대상인 명의 밑에서 수련을 받는 중이고, 모종의 원한을 갖고 있는 범인은 그 원한의 대상인 듯한 병원에 경고장을 보내놓고 계획을 착착 진행 중이다. 사실 이 스릴러만 놓고 보면 별로 스릴있지 않은 이야기다. 일단 범인이 누구인지는 이미 드러나있는 상태이고 교묘한 트릭이나 엄청난 반전이 숨어있는 것도 아니니 본격 스릴러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범인이 왜 그런 범죄를 계획했고, 어떤 과정으로 범죄가 진행 또는 어긋나는지, 또 어떤 식으로 결말지어지는지, 거기에 더 중요한 이야기의 핵심이 있고, 거기에 더 열광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 있을 터. 한편 범인 외에 이 소설의 또다른 축이 되고 있는-이 책의 가장 중요한 축이 되고 있는-주인공 수련의의 의혹은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더 깊은 의혹의 고리가 하나 둘씩 드러나면서 그 끝이 궁금해 도저히 중간에 읽기를 그만 둘 수 없도록 만든다.     

이 소설의 결말은 정말 착하다. 착한 범인, 착한 의사, 착한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는 제법 두꺼운 이 책을 통해 '사명'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했다. 의사의 사명, 기업인의 사명, 경찰의 사명, 그리고 인간의 사명, 또 설혹 그 사명들이 서로 상충하여 불의의 결과로 이어진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사명. 주인공 수련의의 아빠가 늘 강조했던 "인간은 그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사명이라는 것을 갖고 태어나는 법이다"라는 말은 곧 작가가 독자에게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 그야말로 착한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난 책이 아닐 수 없다. 다소 고리타분한 주제일 수 있지만 작가는 [사명과 영혼의 경계] 속에서 의사와 환자와 범인의 역할과 비중을 어느 하나 처지거나 넘치는 것 없이 잘 분배하여 잘 짜여진 이야기로 선보임으로서 독서의 즐거움 또한 놓치지 않았다. 재미있고 의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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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거 곤충기 1 사과 과수원의 비밀 - 곤충 박사님이 들려 주는 곤충 생태 동화
케빈 갤러거.유민 갤러거 지음, 김명이 옮김, 박찬우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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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거 곤충기]에서 '갤러거'가 무슨 뜻인가 했더니 저자 이름이다. 곤충학자 케빈 갤러거. 그러니까 <파브르 곤충기>처럼 이 책은 곤충학자가 쓴 곤충이야기다. 동화의 형식을 빌어 곤충 생태와 곤충학, 곤충학자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꽤 심도깊은 책이다.

미국 뉴욕의 외곽지역 어느 시골 마을에 곤충박사님이 이사오는 장면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박사님이 데리고 온 어마어마한 숫자의 곤충들과 연구장비들은 그 마을 꼬마악동들을 단번에 사로잡게 되고, 박사님과 꼬마악동들은 한 팀이 되어 그 마을 과수원에서 원인모를 병으로 시름시름 앓고 있는 사과나무 구하기 대작전에 나선다.

책의 초반에는 박사님과 아이들의 대화에서 언급되는 곤충에 관한 간단한 지식을 거의 매페이지마다 실었고, 사과나무 구하기 대작전에 돌입한 후부터는 곤충학에 대한 여러 지식, 곤충학자의 임무와 생활 등이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섞여있다. 어려운 내용은 메모 형식으로 따로 정리해놓기도 했다. 곤충학자가 무엇을 어떻게 연구하는지, 아마 이런 식의 동화가 아니라면 접하기 어려울 터. 그래서 흥미롭고 재미있다. 특히 사과나무를 구하기 위해서 박사님은 기생벌을 풀어 해충을 잡는 방식을 선택하는데, 이는 곤충들의 생태를 이용한 생물학적 방제법으로서(103쪽 참조) 곤충학이 실제 우리 삶에 어떻게 유익하게 활용되는지, 또 동시에 곤충과 자연의 세계를 어떤 식으로 지켜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이러한 점들을 잘 몰랐기 때문에 신기하기도 했지만, 그 작은 곤충들의 세계도 그렇게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란다. 또한 사과나무를 병들게 한 원인을 밝혀가는 과정에서 알게되는 사실, 즉 곤충의 서식지 및 인위적인 서식지 이동이 자연생태계에 얼마나 큰 위험을 초래하는지도 놀랍다.

곤충학자가 쓴 동화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동화로서의 재미가 괜찮고, 무엇보다 곤충을 통해 자연생태계의 리듬을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곤충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는 어린이보다는 어느 정도 곤충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거나 곤충박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진 어린이에게 훨씬 더 매력적인 책일 것이다. 곤충을 사랑하는 마음가짐이야 당연한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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