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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거 곤충기 1 사과 과수원의 비밀 - 곤충 박사님이 들려 주는 곤충 생태 동화
케빈 갤러거.유민 갤러거 지음, 김명이 옮김, 박찬우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갤러거 곤충기]에서 '갤러거'가 무슨 뜻인가 했더니 저자 이름이다. 곤충학자 케빈 갤러거. 그러니까 <파브르 곤충기>처럼 이 책은 곤충학자가 쓴 곤충이야기다. 동화의 형식을 빌어 곤충 생태와 곤충학, 곤충학자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꽤 심도깊은 책이다.
미국 뉴욕의 외곽지역 어느 시골 마을에 곤충박사님이 이사오는 장면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박사님이 데리고 온 어마어마한 숫자의 곤충들과 연구장비들은 그 마을 꼬마악동들을 단번에 사로잡게 되고, 박사님과 꼬마악동들은 한 팀이 되어 그 마을 과수원에서 원인모를 병으로 시름시름 앓고 있는 사과나무 구하기 대작전에 나선다.
책의 초반에는 박사님과 아이들의 대화에서 언급되는 곤충에 관한 간단한 지식을 거의 매페이지마다 실었고, 사과나무 구하기 대작전에 돌입한 후부터는 곤충학에 대한 여러 지식, 곤충학자의 임무와 생활 등이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섞여있다. 어려운 내용은 메모 형식으로 따로 정리해놓기도 했다. 곤충학자가 무엇을 어떻게 연구하는지, 아마 이런 식의 동화가 아니라면 접하기 어려울 터. 그래서 흥미롭고 재미있다. 특히 사과나무를 구하기 위해서 박사님은 기생벌을 풀어 해충을 잡는 방식을 선택하는데, 이는 곤충들의 생태를 이용한 생물학적 방제법으로서(103쪽 참조) 곤충학이 실제 우리 삶에 어떻게 유익하게 활용되는지, 또 동시에 곤충과 자연의 세계를 어떤 식으로 지켜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이러한 점들을 잘 몰랐기 때문에 신기하기도 했지만, 그 작은 곤충들의 세계도 그렇게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란다. 또한 사과나무를 병들게 한 원인을 밝혀가는 과정에서 알게되는 사실, 즉 곤충의 서식지 및 인위적인 서식지 이동이 자연생태계에 얼마나 큰 위험을 초래하는지도 놀랍다.
곤충학자가 쓴 동화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동화로서의 재미가 괜찮고, 무엇보다 곤충을 통해 자연생태계의 리듬을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곤충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는 어린이보다는 어느 정도 곤충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거나 곤충박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진 어린이에게 훨씬 더 매력적인 책일 것이다. 곤충을 사랑하는 마음가짐이야 당연한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