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와 지지난주, 수업을 하지 못했다. 

지지난주엔 중환자실에 있었고, 

지난주엔, 아마 혈액을 잃은 탓이겠지만, 기력이 딸려 십분 이상 서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오늘 수업은 무려 3주만이었는데, 

수업 때 들어가니까 학생들이 열렬한 박수로 환영을 해준다. 

거기서 그칠 줄 알았는데 학생들이 뭔가를 가지고 앞으로 나온다.  

 

 

 

 

학생들이 깨알같이 쓴 응원문구, 

그리고 위에 좋은 음식들 (위에 좀 문제가 있었다) 리스트, 

오늘이 빼빼로데이니만큼 빼빼로 세상자가 내 강의 복귀 기념 선물이었다. 

다른 두 개도 귀한 선물이지만, 

학생들이 쓴 응원문구를 읽다가 눈물이 날 것 같아 그만둬 버렸다. 

나중에 연구실로 와서 혼자 읽는데, 

역시나 눈물이 난다. 

사람이 눈물을 흘리는 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한가지는, 자신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다. 

학생들에게 정말 고마웠고, 

그들의 바람대로 앞으로는 조심조심, 건강하게 살아야겠단 생각이 든다.  

아마도 난, 2011년 본과 1학년 학생들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 연구실에서 혼자 읽기 잘했단 생각이 든다. 

나이든 남자가 눈물을 짜는 건 좀 청승맞아 보이니까. 

제목을 '울었다'가 아닌, '울뻔했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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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1-11-11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보는 저도 울컥울컥. 지금은 좋아졌어요 부리님?

부리 2011-11-11 22:21   좋아요 0 | URL
네 과식을 피하고 조금씩 먹으면 괜찮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힘이 좀 없어졌어요ㅠㅠ

다락방 2011-11-11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우. 아팠다가도 벌떡 낫게 할만한 그런 글들이네요. 부리님 정말 그동안 잘해오셨나봐요. 얼른 쾌차하셔서 학생들이 좋아하는 부리님의 유머를 맘껏 보여주세요!

부리 2011-11-11 22:21   좋아요 0 | URL
근데 아프고 나니깐 유머가 팍 줄어들었어요 흑흑...근데 저 글들 보니깐 힘이 불끈 나긴 합니다^^

전호인 2011-11-11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다 나으신거죠? 유튜브도 제거했으니....고생많으셨네요, 조기에 기력회복해서 많은 즐거움 주세요. 나이가 들수록 작은 감동에도 고마운 눈물이 납니다.^^기특한 제자들이에요^^

부리 2011-11-11 22:22   좋아요 0 | URL
네 고생하고 났더니 세상이 달리 보이는 거 있죠. 글구 저건 작은 감동이 아니라, 감동의 쓰나미였어요^^

balmas 2011-11-11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저런 ... 그동안 큰 수술하셨군요. 수술 끝난지 얼마 안됐는데 벌써 강단에 서도 되는가요?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일단 건강부터 챙기세요. 꼭 회복해서 예전처럼 활기차고 건강한 부리님을 뵐 수 있기를 빕니다.

부리 2011-11-11 22:23   좋아요 0 | URL
어맛 글고보니 발마스님 정말 오랜만... 하시는 일은 잘 되시는지요? 저도 얼른 회복해서 테니스도 치고 그런 삶으로 복귀하겠습니다. 님도 건강하시길! 울나이 땐 건강이 정말 최고!

춤추는인생. 2011-11-11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학생들이 그려진속에 좋아하시는모자사진보니 저도울컥해요~ 빨리 완쾌하셔야해요. 모두들 이렇게 응원할께요^^ 부리님 꼭 건강해지셔요

부리 2011-11-11 22:23   좋아요 0 | URL
어맛 춤인생님 그간 안녕하셨어요 미모는 여전하시죠? 한 두달간만 조심하면 다시 예전처럼...까진 아니라도 정상생활을 할 수 있을듯 싶습니다. 님의 응원에 감사드려요!

BRINY 2011-11-11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벌써 수업하셔도 되는건가요? 앉아서 쉬엄쉬엄 수업하세요.

부리 2011-11-11 22:24   좋아요 0 | URL
수업은 해도 될 거 같은데요 문제는... 그간 일이 너무 밀려서, 계속 밤을 새야 할 것 같다는 거예요. 흑흑. 2주의 공백이 너무 컸어요 암튼 걱정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브리니님.

마노아 2011-11-12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보는 제가 다 감격인데 부리님은 오죽했을까요. 정말 사랑스러운 학생들입니다. 그런 학생들에게 사랑받는 부리님은 더 근사해요. 그 기운으로 꼭꼭 쾌차하셔요!!!

이진 2011-11-12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생들의 응원 문구가 정말 정성있어 보이고 감동적이네요... 저도 코가 시큰거리는 문구들이네요 ㅠㅠ 부리님 힘내셔서 꼭 회복하세요!

LAYLA 2011-11-12 0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동안 큰 일이 있었군요 모르고 있었다니 이럴수가 ㅠㅠ 어서 쾌차하시길 바래요 부리님~~~~!!!

2011-11-12 0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2 1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2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2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1-11-12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이거, 너무 인기가 많으신 거 아닙니까?ㅎ
부럽습니다. 모름지기 선생님은 제자들의 열열한 사랑을 받을 때
제일 힘이 나는 법이죠.
그런데 왜 그리 몸이 안 좋으셨습니까?
아무튼 제자들의 환호 덕분에 병이 다 나으셨겠습니다.
아프지 마십시오. 우리 나이되면 이젠 오래버티깁니다.ㅋ

부리 2011-11-12 12:35   좋아요 0 | URL
후후 우리나이라... 그 말 들으니 정말 이제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하긴, 20대 때만 해도40대 중반을 할아버지처럼 생각했었죠. 실제 나이는 그런데 마음 나이는 아직 20대라, 너무 막 살았던 것 같습니다. 앞으론 나이에 걸맞게 조심조심 살기로 했습니다. 충고 감사드려요 글구 인기 유지도 잘 해야겠어요 호호.

마태우스 2011-11-12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몸이 많이 안좋으셨군요. 이제 나이도 있고 하니 정말 삶의 방식을 좀 바꾸셔야겠어요. 과식, 과음은 금물입니다. 언젠가 님이 삼겹살 드시는 거 보고 기절할 뻔하게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런 방식대로 사셨으니 오늘의 시련이 온 게 아닌가 싶구요, 앞으로는 적당히 드세요. 님의 건강을 기원하겠습니다

부리 2011-11-13 18:25   좋아요 0 | URL
아 마태님 걱정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항상 님을 존경하고 있는데 이렇게찾아와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moonnight 2011-11-12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정말 고생많으셨어요. 중환자실이라니. 흑흑 ㅠ_ㅠ
학생들 말대로, 학교 최고의 스타교수님이 아프시면 안 되죠.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잖아욧. 버럭 ;; 부리님은 알라딘에서도 최고의 스타이시니 앞으로는 건강에 더더욱 유념해주세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갑자기 어제 술을 마구 퍼마신 게 찔려옵니다. 저도 자제해야겠어요. 나이도 있는데 ㅠ_ㅠ

부리 2011-11-13 18:26   좋아요 0 | URL
네 걱정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앞으론 자제하겠습니다. 근데 님은 아직 젊으시니 좀 더 마셔도 될 듯 싶습니다. 술은 마실 수 있을 때 마셔야 합니다. 안그럼 두고두고 회한으로 남더라구요

모과양 2011-11-13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충격적인 소식인데요. 알라딘의 최강 미남을 잃을 뻔 했네요.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지신 것 같아 다행이여요. 부리님~ 항상 응원합니다. 건강회복 인증 샷! 올려주세요.

부리 2011-11-13 18:27   좋아요 0 | URL
호호 제가 미남이라니, 이거이거 너무 띄워주시는 거 아닌가요? 건강회복 인증샷은 사실 마태우스님께서 올리셨습니다. 상받았을 때가 막 퇴원하던 날이었다죠. 쫌 어지럽구 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사진 보면 건강해 보이더라구요

home 2011-11-13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뭔 수술 하셨는데요?

부리 2011-11-13 18:27   좋아요 0 | URL
아..이거 비밀이옵니다. 저희 가족들이 볼 염려가 있어서요. 연락 주시면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