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전,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조선일보가 주최한 논술대회에 참가한 고등학생이
안티조선을 표방하며 1등상 수상을 거부했다는 거다.
안티조선 사이트인 '우리모두'에서 활동하던 그는
조선일보가 주최자라는 것 때문에 참가 여부를 고민하다
"참가만 하고 1등하면 상을 받지 마라"는 사람들의 권유대로
진짜로 1등을 한 뒤 상을 안받아 버렸다.
그 행위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고등학생밖에 안되는 젊은이에게 그런 의식이 있다는 게
서른이 넘어서야 조선일보의 실체를 알아챈 내게는 충격 그 자체였다.
그의 닉네임이었던 '아흐리만'을 난 잊어버린 적이 없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그의 본명은 한윤형으로
서울대 철학과에 들어갔단다.
고교 때 명성에 비하면 비교적 조용히 지내고 있나 싶었는데
시네21에 고종석님이 쓴 글-새우범생과 한윤형의 블로그에 대해 언급했다-을 보고
그의 블로그를 즐겨찾기에 등록했고
가끔씩 들러 가르침을 받고 있다.
엊그제, 그의 블로그를 찾았더니 최근 쓴 글 중 '냉소주의 찌질이들'이란 게 있었다.
찌질이 두명이 그에게 '꼬마'라고 비아냥대며 그가 쓴 글을 비난했단다.
내용을 보다가 혹시나 싶어 링크한 곳으로 들어가 봤다.
결과는 '역시!'였다.
링크한 곳은 교봉 북로그였고 아주 익숙한 글씨체에 아주 익숙한 찌질함이 날 반겼다.
요즘도 알라딘의 중복리뷰에 대해 찌질거리고 있는 걸 보면
저엉말 할 일 오지게 없나보다.
중복리뷰 사건 때 포문을 열었던 i am x라는 자가 i am rumor라는 이름으로 열심히 댓글을 달 뿐
아무도 그의 북로그에 관심을 갖지 않는 듯했다.
더 볼 것 없다 싶어 그곳을 나오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1) 세상에 찌질이는 많지만 모두가 다 손가락질하는 슈퍼급 찌질이는 그리 많지 않다.
2) 그런 찌질이들은 이름 있는 타인을 공격함으로써 증오를 불러 일으키는 걸 목표로 하며
자신이 받는 미움을 관심으로 착각하고 혼자 즐거워한다.
3) 요즘 네이버에는 그런 찌질한 사람을 경계하는 뜻으로
'이 짐승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오'라는 말이 유행한다.
즉 그가 드러내는 찌질함에 일체 대꾸를 해주지 말아야 한다는 건데
그런 면에서 보면 지난 1월의 중복리뷰 파문은 마음씨 좋은 알라딘 마을의 실수였다.
4) 내가 그 찌질이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자기 이름을 불러주면 너무 좋아할까봐,이다.
그리고 찌질이의 즐거움은 선량한 다른 누군가의 슬픔이다.
* 그렇게 통해 통해 찾아간 곳이 아는 사람의 북로그여서 반갑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