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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9 완간 박스 세트 - 전9권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ㅣ 미생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미생 재미있는 웹툰소설
정말 오래간만에 재미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정도로 끝이 나는게 아깝다는 생각을 하며
재미있게 봤습니다.
예전에 미생이 인터넷에서 웹툰으로 연재될때도 보면서 재미있다는 걸 느꼈지만
똑같은 걸 또 보면서도 똑같은 장면에서 울컥하고 똑같은 장면에서 감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 참 재미있다라는 생각에 끊지 못하고 계속 보게 되네요.
미생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는 어릴 적 바둑신동이라 불리던 한 남자 장그래의 이야기입니다.
어릴 적 흥미와 재미로 시작했던 바둑. 가족들은 점점 장그래가 프로기사가 되어 성공할 것이란 기대로 가득찹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말 냉혹했습니다.
입단에 실패하고 맙니다.
고졸출신에 바둑 이외의 다른 길은 생각지도 못했던 장그래는 첫직장에서도 실패합니다.
그리고 군대에 갑니다.
군대 제대 후 더이상 어머니에게 손벌릴 수 없던 장그래는 지인의 소개로 큰무역회사 계약직 사원으로 취직을 합니다.
고졸출신에 특기도 장기도 없이 낙하산으로 들어간 장그래는 바둑으로 다져온 집중력과 신중함등으로
상사들과 잘 어울리며 생활해갑니다.
바둑을 통해 배운 통찰력과 집중력등이 그에겐 큰 장점으로 작용하며 사회생활을 하게합니다.
스펙으로 꽉찬 사원들과는 너무도 비교되는 보잘것 없는 스펙이었지만
장그래는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하고 회사생활에 빠르게 적응해갑니다.
열정과 패기 그리고 인간다운 따뜻함이 있는 장그래.
그렇기에 스펙 하나 없는 고졸 출신의 장그래가 스펙이 넘쳐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읽게됩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기에 더욱 기대를 하며 보게됩니다.
그리고 회사 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가족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
하지만 잊고 있었지만 가슴뭉클하게 하는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내 아버지의 이야기, 내 남편의 이야기, 앞으로 내 아들의 이야기.
그리고 나의 이야기, 내 딸의 이야기가 될 이야기들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장그래가 발전해가는 모습도 의미가 있는 이야기들이었지만
그의 주변 사람들의 뒷이야기들이 더욱 흥미롭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잊지말자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이다.
모자라고 부족한 자식이 아니다.
첫월급날 아버지의 산소를 찾아간 장그래.
생활고에 힘들어하는 어머니의 다리를 꾹꾹 눌러줍니다.
다음 날 아침 어머니는 출근할 장그래의 하얀 와이셔츠를 다려줍니다.
몇 장면의 그림으로 그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상사 밑에서 일하면 정말 더할나위 없겠다!!란 생각이 드는 눈이 뻘건 오과장.
늘 과로로 피곤에 쩔어 눈이 시뻘건 오과장인데요.
부하직원을 정말 잘 챙기고 윗사람에게는 아부하지 않는!
정말 멋지다라는 말이 나오게 만드는 상사입니다.
회사에서 나온 보너스를 아내에게 안기지만 안타깝게도 세 아이를 키우느라 차떼고 포떼고
남는 돈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 오과장에게 지갑을 달라는 아내.
아내는 지갑이 두둑해야한다며 오과장의 지갑에 현금을 넣어줍니다.
아! 나도 이런 멋진 아내가 되어야겠다 다짐합니다.
남편의 사회생활을 들여다보게 되는 미생입니다.
남편의 얇은 지갑이 안쓰러워지게 만드는 미생입니다.
미생을 보고 있으면 돈을 왜 벌어야하는지, 무얼 위해 살아야하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심각한 사회문제인 계약직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장그래. 2년짜리 계약직으로 일하지만 그 누구보다 열심히 부지런히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합니다.
하지만 그의 상사는 알고 있습니다. 장그래도 알고 있습니다.
대기업에 고졸출신으로 정사원이 된 사람은 아직까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멋진 상사 오과장은 장그래를 정사원이 되도록 애써보지만 그럴수록 현실은 더욱 냉정하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장그래의 모습이 너무도 현실적이기에 마음이 아픕니다.
웹툰이라서 약간은 희망에 부푼 결과를 장그래에게, 읽는 독자들에게 안겨줄거라 생각도 했는데 가차없이 냉정합니다!
아! 그러면 안돼! 너무하잖아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미생은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좋은 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습니다.
물론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도 말이죠.
실수를 하지만 한단계 더 나아지는 장그래의 모습을 보면서 직장생활의 재미를 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입들에겐 이 책을 필독서로 안겨줘도 좋을 듯해요.
그리고 직장상사에게도!!!

미생에 등장하는 아버지들은 참 아이들에게 자상합니다.
퇴근길에 까만봉지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치킨사갈까? 호빵 사갈까?를 묻는 아버지.
그러 아버지를 기다리는 아이들. 아바가 일찍 들어오는게 제일 좋다는 아이들.
생각만해도 뭉클해지는 장면들입니다.
이 책의 이야기는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요.
내가 오해하고 있던 사람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계약직의 냉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지만
장그래의 미래가 그 누구보다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바라게됩니다.
멋진 상사 오과장과 장그래. 그의 동료들 정말 어딘가에 실존하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나와 우리 동료들의 이야기겠지요?
돈을 쫓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쫓는 사람이 되고 싶어집니다.
정말 재미있다는 말이 딱인 웹툰소설 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