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새롭게 - 맑고 향기롭게 근본 도량 길상사 사진공양집
일여 지음 / 예담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날마다 새롭게

 

법정스님과 관련된 책이란 말에 무조건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불교에 대해서도 잘 모르면서 법정 스님의 책으로 접하게 된 이야기들은 머리로 애써 이해하지 않아도

마음에 와닿아버리는 그런 이야기기에 종교에 상관없이 관심이 가게 됩니다.

 

"법정스님의 미소와 맑을 가르침이 그립습니다.
그 향기를 간직한 아름다운 길상사에서 다시 스님을 만납니다."

 

띠지의 그립습니다라는 문구가 절절하게 와닿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도 그렇고 법정 스님도 그렇고 종교라는 것을 초월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참 따뜻하게 해주셨던 것 같아요.

그렇기에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 뭉클해지는 마음이 들어서 그립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이 책의 사진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립다라는 느낌이 많이 전해집니다.

 

 

 

 

"2004년 6월부터 찍은 법정스님과 길상사의 사진들이 이 책 날마다 새롭게의 출간으로 작은 매듭을 짓게 되었습니다.

스님이 입적한 뒤라 허전하기 이를 데 없는 마무리입니다.

법정스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길상사 안에 들어 있는 '보시'의 뜻이 세상에 퍼져

우리 세상이 더 좋은 세상으로 변하기를 기원합니다." - 서문 중에서

 

법정스님은 '절판'을 간곡히 당부하셨지만 이렇게 책을 내는 이유는 스님과 길상사는 세상에 널리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우리 사회가 더 맑고 향기로워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습니다.

스님께서 말쓰하신 평소의 좋은 말씀을 담기보다 그동안 법정 스님께서 길상사에 머무시는 동안의 일상을 미공개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길상사는 법정스님이 유일하게 세상과 만나는 장소였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던 법정스님의 미공개 모습을 흑백의 사진으로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사진공양이라 명명한 후 사진을 통해 부처님의 자비와 길상사가 가진 나눔의 의미를 사진을 통해
세상에 알리고자 했던 마음은 그대로 있습니다.  인연에서 비롯된 길상사 사진 찍기는 여러분이 보시듯
한국의 사찰로 더 넓게 더 깊이 퍼져가고 있습니다."
- 우리세상 이종승의 블로그입니다 중에서.

 

저자는 우리세상이라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사진공양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마음을 담는 그 모습이 참 인상적입니다.

 

 



 

법정스님과 길상사의 무소유로 맺어진 인연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길상사는 서울 한복판에 있는 절입니다.

사진 속에서 만나는 길상사는 어느 한적한 산속과 같은 느낌일 것 같은데 서울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네요.

대웅전도 없고 단청도 칠하지 않은 절. 이곳이 길상사입니다.

 

삼각한 자락의 배밭골에 한식당이 열었습니다.

이곳은 제3공화국 시절 국내 3대 요정의 하나인 '대원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감명을 받은 주인이 절로 만들어 달라며 시주했다고 합니다.

당시 시가 1천억원이 넘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탄생한 절이 바로 이 길상사입니다.

길상사는 무소유의 도량, 나눔의 도량으로 세상 속에 맑고 향기로운 삶의 방식을 퍼뜨려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법정스님과 이 길상사는 깊은 인연이 있는 것 같아보입니다.

사진 속 글을 쓰고 지인이 선물한 차향기를 맡고 있는 모습은 굉장히 평온해보입니다.

언제라도 길상사를 찾으면 사진 속 법정 스님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실제로 이곳에서 법정스님을 만났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더욱 그리움을 느끼고

법정 스님을 느낄 수 있게 할 것 같습니다.

 

 

 

 

법정 스님은 손가락 튕기기 버릇이 있으셨다고 합니다.

가장 좋아하신 음식은 국수였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1주기 때 영전에 올린 음식도 국수였다고 해요.

법정스님은 덕조스님에게 떡국 끓이는 방법을 딱 한번 알려주셨는데 그대로 끓이지 않으면 안 드셨다고 합니다.

그 방법이 무척 특이했습니다.

표고버슷을 우린 물에 불린 떡을 넣고 조선간장으로 간을 하는 것은 평범한데 땅콩버터를 넣었다고 해요.

그 맛이 어땠을까요? 무척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이 책엔 법정스님에 관한 이런 소소한 이야기들이 평범하게만 보이는 사진들과 함께 소개됩니다.

잠시나마 스님의 유쾌한 모습들도 상상할 수 있게되네요.

법정 스님을 그리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슬픔보다는 추억거리를 던져주고 웃음을 안겨줄 것 같습니다.

 

 

 

뒷 부분에는 길상사의 아름다운 모습과 스님들의 사진이 담겨있습니다.

엄숙한 분위기의 사진들은 아! 이곳은 절이었지라는 생각을 하게하지만

스님이 장난스럽게 아이 등에 업혀있는 모습은 절로 미소가 지어지게 만듭니다.

아이와 눈싸움을 하는 스님의 모습.

길상사라는 곳은 엄숙하고 조용하고 사람들과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곳이 아니라

어른들뿐 아니라 아이들도 친숙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과 함께 길상사를 한번 꼭 방문해보고 싶어집니다.

 

 

 

종교 간의 화합을 강조하고 몸소 실천하신 법정스님의 마음이 가득 담긴 길상사의 모습은

성모마리아상을 닮은 관음석상과 길상사를 방문하는 수녀님들의 모습에서 절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님과 함께 환화게 웃고 계신 수녀님의 사진이 정말 마음을 평안하게 만듭니다.

 

 

 

 

 

날마다 새롭게. 이 책의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울컥하기도 합니다.

왜 사진공양이라 명명했는지 그 이유를 비로소 알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참 따뜻해지네요.

책을 덮고 나니 법정스님이 더 그리워집니다.

법정스님! 그립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