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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길이 되려면 -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9월
평점 :
'역학'은 질병의 원인을 찾는 학문.
'사회역학'은 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찾아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학문..
사회역학의 관점에서 본 한국 사회 건강의 불평등을 보여준다.
진지하지만 지루하지 않고,아프지만 가라앉지 않고
나의 생각도 다시 한번 정리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희한하게도 읽는 동안 저자가 살아 있는'사람'처럼 다가왔다.
개인적으로는 1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왠지 겸손하고 정직할 것 같았다. 자신이 연구한 내용들을 인용[언급]할 때도 일일이 박사과정 누구, 석사과정 누구와 같이 라고 언급하는 지점도 나는 조금 남다르게 읽혔는데. 원래 그렇게들했던가?
올해 읽은 책 중에 사람들에게 가장 권하고 싶은 책이다.
정신없이 읽다가 생각나서 책 모퉁이를 접기 시작한 때는 이미 책의 절반을 넘게 읽었던 지점이지라, 인용 구절도 뒷부분밖에 없다.
… 일본의 경우, 쓰나미 등 대형 재난을 겪은 지역에는 정부가 여러 지원을 수행하지만, 누구도 그 내용을 입에 올리지 않고 언론도 보도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원 내역을 국민과 공유하는 것이 당사자에게 도움되는 특수 상황이 아니라면 재난 당사자가 애도하고 치유에 집중하도록 사회가 침묵해야 한다. 그게 한 사회의 감수성이고 실력이다. p.184
재난에서 나타나는 삶의 복잡성이다. 피해자와 일반 국민의 갈등도 당연히 존재한다. 갈등을 대하는 자세가 한 사회의 실력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에서 정부는 갈등을 더 부추겼다. 유가족과 생존 학생 가족을 나누고, 피해자와 국민을 떼어냈다. 우리 사회 역시 그 골을 좁히지 못했다. 이 과정을 번복하면 안 된다. P. 188
혐오의 비가 쏟아지는데, 이 비를 멈추게
할 길이 지금은 보이지 않아요. 기득권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합니다. 제가
공부를 하면서 또 신영복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서 작게라도 배운 게 있다면, 쏟아지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을 때는 함께 비를 맞아야 한다는 거였어요. 피하지 않고 함께 있을게요. P.219
실험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컴퓨터상으로
진행되는 따돌림으로 인해 뇌 전두엽의 전대상피빌 부위가 활성화되었습니다. 인간이 무리적으로 통증을 경험하면, 즉 누군가 나를 때려 아픔을 느끼면 활성화되는 뇌의 영역에 혈류가 모인 것입니다. 우리 뇌가 물리적 폭력과 사회적 따돌림을 같은 뇌 부위에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 이 연구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발언이 그들을 물리적으로 폭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말해줍니다. … 모욕과 차별은 사람을 아프게 합니다. p. 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