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1~9 완간 박스 세트 - 전9권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미생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어쩌자고 시의적절하게도! 복직을 하루 앞두고 이것을 읽었던 것인지.


14개월이 어떻게 지나버린 것인지.
아침등교길에 신학기 새 책을 들어주는 것도, 비오는 날 우산 들고 아이를 기다리는 것도, 놀이터에서 한낮에 탱탱 놀리는 것도 이젠 모두 마지막이다 생각하니 어쩐지 마음 한켠에 이미 가을이 와 버린듯 싸아하다.

이제 집 말고 회사 나가서 일하고 싶다.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오늘 산 핸드폰을 목줄에 매고 신나하는 해원이를 보니 짠하고, 아줌마에게 아이들 스케줄과 이러저러한 것들을 종이 한 바닥이나 적고나니 기분이 묘하다. 내가 할 일들을 다른 사람에게 맡겨놓고 가는 것 같아서.

직장맘이랑 항상 이렇게 두 진동의 끝을 왔다갔다하며 살아야하는 것인가보다. 집에 있으면 일하고 싶고, 돈벌고 싶고 나가자니 아이들이 밟혀서 짠하고 짠하고 또 짠한 거. 내일 엄마 일찍 출근해야하니 9시에 맞춰 등교하던 시간보다 한 시간 더 일찍 밥을 먹어야 한다며 우격다짐으로 일찍 아이들을 재우고 나온다.

하요, 잠이 안 올것 같은 밤이다.
다시 시작되는구나. 그것이 무엇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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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15-09-18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도 요즘엔 통 한눈도 못 팔고, 회사에서 정신없이 보내고 있네요.
아이들 그동안도 살뜰히 보살피지 못했는데,,, 정도가 점점 더해지고 있고~
1년 4개월은 선방하셨으니, 굉장히 충족히 해낸듯,, 제눈엔 그렇게 보이시네요~
이러구러 오늘도 화이팅!!! 하구 갑니데잉~

북극곰 2015-09-22 16:49   좋아요 0 | URL
그쳐? 그런 시간에 감사해야죠. 아이들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적응하네요. 아줌마한테서 저보다 더 따끈한 간식을 얻어먹고 살고 있네요. 아카루 님 바빠서 우째요? ㅠㅠ 사실은 저도 돌아오자마자 위경련이 다 났었어요. 이 주만에 ㅋㅋㅋ 이제서야 먹고 살만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