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오 이시구로 특유의 느낌은 여전하지만 <남아있는 나날>과 <나를 보내지 마>가 나는 훨씬 좋았다. 작가의 첫 작품이라 그런지 상징적인 상황들, 인물들이 많아서 치밀하게 인위적으로 엮었다는 느낌이 들어서인 것 같다. 물론, 이런 점 자체가 단점일 수는 없지만 내가 이작가에게 기대한 건 아니니까. *제목 참 적절하게 잘 지었다. 아련하면서도 허무하고, 외롭고, 상처난 마음과 풍경을 `창백한`이라는 수식어로 표현하다니. *`웃음을 터뜨렸다`는 문구가 한 50번은 나온 것 같은데, 설마 일부러 그런걸까(허무한 헛웃음?)?그저 잘 쓰는 표현인걸까. 왜 그 문구가 나는 생뚱맞게도 자꾸 거슬릴까. -,.-*민음사 모던 클래식, 판형도 그렇고 표지도 참 깔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