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신촌에 갔다. 2호선을 타고, 5호선을 갈아타야 집에 온다.
동대문에서 내렸다. 환승역이니까.
다른 때 같았음 환승하기 쉬운 을지로 4가나 왕십리에 내렸을 텐데,
어제 따라... 웬 동대문.
어정쩡한 사람이랑 우연히 집방향이 같아서 타게 된 전철이 아마도 부담스러웠던게지. 어쨌거나 잘가시란 인사를 하고 나는 5호선 화살표를 보고 뚜벅뚜벅 올라갔다.그리고 한참을 전철에서 뭘 들여다 보고 있다가.. 이제쯤 왔겠거니 하고 고개를 들어봤더니.... 건대 <--"구의" --> 강변 아..... 웬.. 구의?... 구의라면, 2호선...뭐... 2호선?
근데 내가 왜 2호선을 타고 있지?.. 나는 분명히 동대문에서 내렸는데.....
느릿느릿 움직이는 내 기억은... 5호선 화살표를 보고 계단을 올라가던 그 기억에서 딱 멈춰선다.
그 다음은... 바로 그 때 그 상황, 서서히 출발하던 전철창 밖으로 보이던 바로 그 '구의'역이었다.
도대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전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억지로 가능한 상황을 조각조각 맞춰보니, 아마도 5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계단을 올라가서는,
바로 맞은편의 계단으로 다시 내려가서.... 때맞춰 오는 2호선을 또 집어탔었나 보다.
이런.......
순간 짜증보다.... 더럭 겁이 났다. 나... 왜 이러지? 아픈 가슴을 안고.... 결국은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다.
이야기를 들은 동글뱅이의 말....
당신은, 환승역에 내려서 서 있으면...2호선 떠난 다음에는 5호선 전철이 오는 줄 알았나?
푸하하하하....
하하하하.....
그러나 나는 심히 걱정이다. 설마 맥주 500 때문이랴.. -.-
에슐리아 이러면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