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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 신간도서 추천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베스트5를 선정했는데요,

결국 '역사'로 수렴하는 느낌입니다.

 

진화, 기억, 언론, 건축에 관한 이야기가 역사를 차용했거나 역사 서술의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주체와 객체 중 누구의 시선으로, 어떤 역사를 현재로 가져와서 재해석할 것인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때입니다.

 


 

『막스 베버 소명으로서의 정치- 베버 편』

막스 베버 지음, 최장집 엮음, 박상훈 옮김, 후마니타스, 2013. 7.  

 

최장집 교수가 2010년부터 진행한 정치철학 열두 강좌 중 첫 결과물입니다. 엮은이의 첨언과 역주가 한국 정치를 이해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근대 자본주의 발전 동력으로써의 직업 윤리를 강조하고, 조직 이론의 대표인 관료제의 기초를 다진 학자로만 베버를 알고 있다면, 심도 있게 베버 사상에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

로버트 트리버스 지음, 이한음 옮김, 살림, 2013. 7.

 

우리의 기만과 자기기만이 생존을 위한 진화의 산물이라면 윤리적 판단과 기만은 어떤 관계에 놓이게 될까요? 진화생물학자인 로버트 트리버스는 자기기만의 진화 과정과 인류 문명에 끼친 영향을 보여줍니다. 자기기만이 자연선택의 결과물이라는 것인데요, 『이기적 유전자』를 쓴 리처드 도킨스는 “여태껏 그가 내놓은 개념 중 가장 도발적이면서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책이 흥미를 끈 이유는 의식적 ·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합리화하기 위해서 제 스스로 만들어내는 기만과 자기기만의 상황을 경험하고 살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기만의 메커니즘에 대해서 진화론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것은 기억과의 전쟁이다- 한국전쟁과 학살, 그 진실을 찾아서』

김동춘 지음, 사계절출판사, 2013. 7.

 

사회학자 김동춘 선생님의 신간 책을 앞에 두고, 동아시안컵 축구 한·일전에서 플래카드에 걸렸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역사를 잊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사를 수용하는 방식과 사관(史觀)에 따라서 전혀 다른 역사관을 갖게 된다는 점은 엄청난 책무성을 요구합니다. 정권과 무관한 역사 교육, 지배 집단의 가치에서 자유로운 역사 교육이 쉽지 않을 터, 일본과 한국의 보수 정권이 부추기는 공격적 국수주의가 염려스러운 즈음입니다.

이 책은 한국전쟁 진상규명을 위해 발품을 팔았던 저자의 양심과 책임의 기록입니다. “민간에서 시작된 학살 진상규명 요구가 정치권을 거치며 어떻게 굴절되었는지, 정부 기관인 진실화해위의 조직과 운영의 한계가 제대로 된 과거청산을 어떻게 가로막았는지, 과거청산의 목적이 피해자 구제인지 또는 정의 수립인지 등 활동과정에서 겪었던 수많은 쟁점들을 정리하며 과거청산의 성과와 한계를 되짚고 있다.”고 합니다.

 

 

 

 

『폭력의 자유- 해직기자 김종철의 젊은이를 위한 한국 현대언론사』

김종철 (지은이) | 시사IN북 | 2013-07-22

 

하정우 주연 <더 테러 라이브>는 테러범에게 장악당한 생방송 현장을 숨 가쁘게 보여줍니다. 사실 테러범의 공격은 표피에 불과합니다. 테러범이 원하는 ‘유일한 조건’은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입니다. 대통령과 테러범의 매개 공간으로 방송국이 놓입니다. 테러범의 아버지가 죽기 전까지 유일하게 믿고 들었던 방송의 앵커가 있기 때문입니다.

의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이미 가치 판단이 개입하여 - 진실 이전에 - 사실 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매체 환경을 고려할 때, 독재와 권위주의가 만연했던 한국의 근현대사의 언론이 어떠했을지 감히 짐작이 됩니다.

언론인 김종철은 한국 현대 언론사의 자화상을 그립니다. 대자본과 결탁한 폭력이 마음껏 자유를 누렸던 역사 속에서 ‘반압제의 도구’가 된 언론은 끝없이 변주하며 권력의 일부로 존재 기반을 다집니다.

진실을 추동하는 바른 언론을 통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하여 한국 현대 언론사를 성찰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대한민국에 건축은 없다- 한국건축의 새로운 타이폴로지 찾기』

이상헌 지음, 효형출판, 2013. 7.

 

대기업에서 야금야금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인사동의 오래된 상점들, 맨하탄 보다 더 빠르게 트랜드를 바꾸고 있다는 삼청동, 북촌의 카페 거리, 지방자치 단체가 너나할 것 없이 개발하고 있는 걷기 좋은 아름다운 길들, 그 주변에 들어서는 건축은 어떤 문화적 기능과 삶의 수단이 되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유럽 도시에 매혹당하는 이유는 오래된 건물에 베여 있는 시간의 층위 때문입니다. 과거는 고루한 것, 할 수만 있다면 최대한 빨리 흔적을 지우는 것에서 ‘문명’을 발견해온 우리에게 과연 ‘건축’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요? 건축학자 이상헌은 역사를 통해서 한국건축의 문제점을 진단합니다. 그는 한국에는 “건설만 존재할 뿐 건축은 부재(不在)한다.”고 지적합니다. 이 책은 “건축가가 ‘업자’로 변신한” 한국건축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자기성찰의 산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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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둑 2013-08-07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하시네요...^^
축하드려요...
이달의 당선작에도 자주 뽑히시고,,,,
저는 잘 쓰지는 못해도 잘 된 글을 알아보는 눈은 있죠..ㅋ
저는 칭찬을 남발하는 하는 사람이 아닌지라,.숲님에게 했던 칭찬들은 진심입니다..
글이 참 좋아요.. 가끔 들러서 읽고 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