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호프 단편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0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박현섭 옮김 / 민음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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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홉의 단편선을 보고 있다.

이 익살스런 이야기꾼은....

참 ....

대단하다......

고등학교 때 보던 세로 글씨 체홉과는 또 다른 감흥이다.

고등학교 때 나는 얼마나 진지했던지...  체홉에게서 익살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 진지함을 체홉이 봤다면.... 자다가도 일어났을 것이다.

자다가도 일어나서는 내 손에 들려있던 책을 훽~ 하고 빼앗았을 것이다.

훽~ 하고 빼앗고는 " 야 ! 너 ! 내 책 읽지마!" 했을지도 모른다. 

프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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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10-03-21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체홉 너무 좋아요
근데 그런 못말리는 진지함이야말로 체홉의 웃음코드잖아요 ㅋㅋㅋ
 
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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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들려오는 북소리에 이끌려

나는 긴 여행을 떠났다.

낡은 외투를 입고

모든 것을 뒤로한 채....   

                                       - 터키의 옛 노래.

 

하루키가 <먼 북소리> 첫 머리에 인용한 글이다.

 

오늘같이 찌는 더위에 낡은 외투를 입는다는 구절은 무시무시 하지만....

"북소리에 이끌려, 긴 여행, 모든 것을 뒤로한...." 등의 단어들은

복날 내민 개 혓바닥처럼 늘어진 내 정신 속에 미묘한 울림을 준다.

 

주중에는 빨간 날을 기다리고, 정작 빨간 날은 어디갔는지 저만치 사라져가고....

이 시대에 유일하게 허용된 일(상)탈(출) 모습을 한 제대로 된 여행을 가본적이 과연 언제던가?

저 먼 곳에서 들려온다던 그 북소리는 대체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것일까?

 

아마도 서울시와 국가정보원에서는 그 먼 북소리를 듣지 못하도록 버스와 지하철에

굉음기를 달아놓는 음흉한 음모를 실행 중인 것은 아닐까?

 

여행은 시간과 경험을 압축하는 행위이다.

미지의 곳에서 낯선 것들과의 우연한 만남.

이런 것들을 기억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 기억들을 끄집어 내서 활자화 하고, 그것은 또 다른 경험의 물질적, 정신적 토대가 된다.

시원한 한줄기 바람과 같은 선순환.

머릿 속에 이런 공기청정기 하나씩 달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도시인들이 사는 현실의 삶은 참 안타깝다.

똑같은 일상의 반복.

고정비율 Reinforcement.

도심에서 태어난 내게는 일필휘지로 휘둘러 쓸 귀거래사조차 없다.

닭고기 가슴살 마냥 퍽퍽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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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 개정증보판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 8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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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 실록.....

난 원래 <~하는 ~가지 방법>, <한권으로 읽는.... 어쩌구>, <뭘로 뭘 끝내거나 뽀개>는.... 책들의 이름에 대해서 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정도였다.

그런데...

요즈음 조선왕조 실록을 한권으로 읽으면서 감동받고 있다.

난 우리 나라 역사에 대해서 약간의 컴플렉스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워들은 것은 있어서... 단편 단편이 어떤 이야기인지는 알아도...

뭐가 어떻게 엮여있는 지에 대해서는 까막눈과 다르지 않았다.

마치 지하철을 많이 타고 다니는 내가 역 주변은 알아도, 그것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모르는 느낌이었달까? (그래서 지하철을 기다리면 꼭 지도를 보고 아 이동네와 이동네가 이렇게 붙어있구나...하고 감탄하고는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명회의 호를 딴 압구정동과 성종이 묻혀있는 선릉의 위치를 파악하기도 했다.  :  한명회는 세종대왕의 둘째아들인 세조의 오른팔이었고, 성종은 세조의 손자이자 연산군의 아버지이며, 연산군은 대장금에서 임호가 연기하는 중종의 형님이다.)

이 책은 복잡하게 얽힌 왕가의 역사를 잘 담아내고 있다. 내가 그간 알던 단편적인 역사의 구슬들이 실에 꿰어지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은 만만하게 쓰여진 책이 아니며, 그래서 엄청 팔렸나 보다.

고등학교때 이책을 읽었더라면, 치졸한 말장난 하는 국사 문제에 고전하지 않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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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중독자
데이비드 L. 와이너 지음, 임지원 옮김 / 이마고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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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와이너의 권력중독자.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서점에 조금 일찍 도착하여 둘러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Weiner라는 이름이 반갑고, 내용도 흥미로워서 거금을 주고 구매했습니다. Weiner씨가 지은 책을 교과서 삼아 배운적이 있었거든요. 

 내용은 제목 그대로 권력중독자(Power Freaks)에 대한 분석과 그들과 어떻게 지내야하는지에 대한 실전편으로 나뉘어 있는 책입니다.

 글도 재밌게 쓰는 사람에다가, 실제 조직(기업들)에서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컨설턴트이기도 합니다.

에... 또..... 먼저 내용에 대해 조금 설명해 보면...

 먼저 권력중독자에 대해 분석합니다. 근데 분석이 다소 어설픈 면이 있습니다. 많은 부분 사회생물학 또는 진화심리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권력중독자들은 이성적인 부분인 대뇌피질과 생존에 관련된 부분인 변연계의 싸움에서 변연계의 정서-본능 시스템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합니다. 과거 동굴에 사는 원시인들에게 있어서 권력중독자들이 생존할 가치가 훨씬 높았으며, 이러한 특성이 현재에도 어느정도 유효하다는 겁니다. 물론 날이갈수록 그 중요성은 덜해지고 있지만요....

 이는 마치 과거 심리학의 주요 주제였던 '권위주의적 인간형'과도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물론 그당시는 세계 2차대전이 휩쓸고 지나간 뒤에 관심이 생긴 주제였고, 그 설명 방식도 네오 프로이디안들 답게 좀더 정신적인 면을 강조했습니다만... 자세하게 따지고 보면 진화심리학적 관점도 프로이트의 에고-수퍼에고-이드의 설명방식과 크게 달라보이지는 않습니다. (이드를 변연계에 수퍼에고를 대뇌피질에 비추어 본다면 말이죠...)

 사실 권력중독자의 원인을 동굴의 원시인들에게서 찾는다는 것은 다소 의아합니다만,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실체입니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어디에나 있게 마련이거든요. 누구에게나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려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남들을 괴롭히면서 쾌감을 느끼고, 모든 모임에서 대장이 되려고 하는.... 그런 사람들 말이죠. 아주 지독한 사람들입니다.

 그러고 보면 프로이트가 말하는 항문기에 고착된 인간형이 또 여기에 속하는 군요. "나는 통제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명제를 인생의 지침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말입니다.

 실전편에 들어가면, 이러한 사람들과 잘 지내는 방법을 세세하게 적어놓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역할 연기 등이 주요 핵심내용인데... 자기 자신이 권력중독의 소지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러한 내용은 실천하기에는 상당히 쉽지 않은 일입니다만, 나름대로 최선의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책! 내용에 비해 비싼 편입니다만, 지금 여러분이 권력중독자인 상사에게 휩쓸려 너무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면, 한번 읽어봄직합니다. 그들을 분석하고 대처하는 괜찮은 방식이 제시되어 있거든요. 그 내용들을 체득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책속에 나오는 '괴물'에 대한 분석에 자신을 괴롭히는 실제 '괴물'을 대입하고, 그들의 어리석음을 철저히 해부하는 과정을 거치면 적어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는 있을 것입니다. 괴로워서 술마시는 거 보다 훨씬 현명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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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예 소설집 둘  : 폭소. 꿈꾸는 마리오네뜨.

권지예는 참 괜찮은 작가다. 그녀의 소설은... 뭐랄까....

감춰진 무엇인가가 있다. 그리고, 구애받지 않는 마인드.

지적이고, 때론 열정적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 아니면 작가들의 시선?

소설가들은 때때로 세상을 보는 유사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누구나 그렇기는 하겠지만...) 다소 과장된 경험들....

물론 그것이 없다면 그것은 소설이 아니겠으나....

재미와 울림... 동시에 갖는 것은 쉽지 않다. 

확실히 그녀는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여자다.
 

소설들의 분위가 다소 비슷하다는 것만 빼면 흠잡을 데가 별로 없을 정도로.... 


김종은 장편소설 2003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 서울특별시.

서울 특별시는 정말 특별한 도시다.

하지만, 난 이 도시를 해학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

그 작가가 나와 동갑이고, 서울 토박이일지라도....

뭔가 비릿하고, 어두운 구석이 있는 좀더 잔인해 보이는...

그런...

사실 내게 도시의 냄새가 가장 짙게 나는 소설은 최인훈의 소설이다.


박민규 장편소설. 문학동네 신인상 수상작 : 지구영웅전설.

발랄하다. 정치적인 구석이 많이 있다.

재미나다. 쉽게 읽힌다.

안암역 가는 지하철 왕복과 몇시간을 더해서 다 읽었으니..

이젠 이렇게 가벼운 소설에도 상을 준다.

늙다리 씨들도 세상의 가벼움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거 같다.

비록 그들에게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를 읽었냐고 질책했음에도.

이 책을 촘스키와 진, 사이드 등의 책 사이에 꽂는 것도 생각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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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인가? 가을인가? 일주일에 네권의 소설을 읽었는데....

그때 끄적거렸던 메모를 찾았다. 넷중에 하나만 읽으라면 단연 <폭소>를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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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10-03-21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누가 저한테 권지예의 4월의 물고기 라는 책에 관해 얘기했는데...
음... 폭소! 읽어봐야겠군요 ㅎㅎ

동녘새벽 2010-03-22 08:14   좋아요 0 | URL
제목과 달리 슬픈 내용들이예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