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중독자
데이비드 L. 와이너 지음, 임지원 옮김 / 이마고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데이빗 와이너의 권력중독자.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서점에 조금 일찍 도착하여 둘러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Weiner라는 이름이 반갑고, 내용도 흥미로워서 거금을 주고 구매했습니다. Weiner씨가 지은 책을 교과서 삼아 배운적이 있었거든요. 

 내용은 제목 그대로 권력중독자(Power Freaks)에 대한 분석과 그들과 어떻게 지내야하는지에 대한 실전편으로 나뉘어 있는 책입니다.

 글도 재밌게 쓰는 사람에다가, 실제 조직(기업들)에서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컨설턴트이기도 합니다.

에... 또..... 먼저 내용에 대해 조금 설명해 보면...

 먼저 권력중독자에 대해 분석합니다. 근데 분석이 다소 어설픈 면이 있습니다. 많은 부분 사회생물학 또는 진화심리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권력중독자들은 이성적인 부분인 대뇌피질과 생존에 관련된 부분인 변연계의 싸움에서 변연계의 정서-본능 시스템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합니다. 과거 동굴에 사는 원시인들에게 있어서 권력중독자들이 생존할 가치가 훨씬 높았으며, 이러한 특성이 현재에도 어느정도 유효하다는 겁니다. 물론 날이갈수록 그 중요성은 덜해지고 있지만요....

 이는 마치 과거 심리학의 주요 주제였던 '권위주의적 인간형'과도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물론 그당시는 세계 2차대전이 휩쓸고 지나간 뒤에 관심이 생긴 주제였고, 그 설명 방식도 네오 프로이디안들 답게 좀더 정신적인 면을 강조했습니다만... 자세하게 따지고 보면 진화심리학적 관점도 프로이트의 에고-수퍼에고-이드의 설명방식과 크게 달라보이지는 않습니다. (이드를 변연계에 수퍼에고를 대뇌피질에 비추어 본다면 말이죠...)

 사실 권력중독자의 원인을 동굴의 원시인들에게서 찾는다는 것은 다소 의아합니다만,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실체입니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어디에나 있게 마련이거든요. 누구에게나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려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남들을 괴롭히면서 쾌감을 느끼고, 모든 모임에서 대장이 되려고 하는.... 그런 사람들 말이죠. 아주 지독한 사람들입니다.

 그러고 보면 프로이트가 말하는 항문기에 고착된 인간형이 또 여기에 속하는 군요. "나는 통제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명제를 인생의 지침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말입니다.

 실전편에 들어가면, 이러한 사람들과 잘 지내는 방법을 세세하게 적어놓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역할 연기 등이 주요 핵심내용인데... 자기 자신이 권력중독의 소지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러한 내용은 실천하기에는 상당히 쉽지 않은 일입니다만, 나름대로 최선의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책! 내용에 비해 비싼 편입니다만, 지금 여러분이 권력중독자인 상사에게 휩쓸려 너무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면, 한번 읽어봄직합니다. 그들을 분석하고 대처하는 괜찮은 방식이 제시되어 있거든요. 그 내용들을 체득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책속에 나오는 '괴물'에 대한 분석에 자신을 괴롭히는 실제 '괴물'을 대입하고, 그들의 어리석음을 철저히 해부하는 과정을 거치면 적어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는 있을 것입니다. 괴로워서 술마시는 거 보다 훨씬 현명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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