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 마침내 드러나는 위험한 진실
다니엘 돔샤이트-베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지식갤러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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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0년 세계 언론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줄리안 어샌지(Julian Assange). 당시 그는 성폭행 협의로 런던에서 체포되어 구속 수감되었으나, 바로 보석으로 풀려났다. 흥미로운 것은, 마이클 무어(Michael Moore) 등과 같은 유명인들과 인권 단체나 기관에서 줄리안의 석방을 위해 거액의 보석금을 마련했다는 말을 들으니, 새삼 그의 영향력이 궁금해졌다. 도대체 왜 세계 좌파 계열의 인물들과 단체, 기관들은  저 백발의 호주 남자를 구명하려는 것일까? 짧은 의문이 생겼지만 시간이 갈수록 관심도가 떨어졌다. 그러다가 최근에 이 책을 보게 됨으로써 그가 설립한 위키리크스(WikiLeaks)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유명인들이나 기업들, 국가 기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폭로전은 자국민들과 세계인들을 충격으로 몰아 넣을 때가 많다. 공개하지 않았다면 정말 모르고 넘어갈 일들이었고, 공개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근래에는 이러한 폭로전이 시민 의식을 높여주고 국가와 사회의 투명성을 높여 주는 계기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나는 긍정적인 관점에서 위키리크스가 그런 점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인 前 위키리크스의 2인자이자 공동 설립자로 볼 수 있는 다니엘 돔샤이트-베르크(Daniel Domscheit-Berg)의 증언들은, 위키리크스의 특징들을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정보가 되었다.      

 

 

  "만약 우리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밖에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두 공개한다는 윈칙에 따라 당연히 공개해야 한다!"   <88p>

 

  위키리크스의 설립 과정은 여느 우발적으로 형성한 온라인 업체들의 설립 과정과 비슷하다. 간단하게 한 명의 괴짜가 세운 계획에 매료된 추종자들이 서로 힘을 합하여 세상을 바꿀 생각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계획했던 것들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다. 2007년 줄리안과 다니엘의 만남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옮겨졌고 나름대로 원칙을 세우며 제보자들의 도움으로 기밀 문서들을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게재하였다.

 

  그들은 세계 언론들과 권력을 가진 단체, 기관들이, 자신들이 폭로한 기밀 문서에 흥미를 갖거나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며 희열을 느낀 것 같다. 또한 설립 초기 때 자신들의 실수나 과오를 숨기려고 하지 않고 원칙을 지킨 것을 보면(다니엘의 증언대로라면), 위키리크스 역시 언제든지 폭로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이 책 역시 다니엘 스스로가 자신이 아는 위키리크스를 폭로한다는 점에서 원칙을 지킨 셈이다.

 

  가령 그의 이름에 얽힌 서로 다른 이야기가 최소한 세개는 된다. 그의 조상 중에는 적어도 열 명의 세계 각지 사람이 등장한다. 남쪽 바다의 해적에서 이란 사람까지. 한동안 그는 'Julien d'Assange'라고 적힌 명함을 쓰기도 했다. 항상 신비주의를 지향했고 자신의 과거사도 늘 새롭게 바꾸었다. 자기를 신비에 싸인 사람으로 묘사한 기사를 읽고 굉장히 좋아하기도 했다. 그가 자서전을 쓰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그 책은 서점에서 자서전 코너가 아니라 소설 코너에 더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98p>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우면서도 이질감이 느껴진 인물은 바로 줄리안 어샌지였다. 도대체 이 인물은 어떤 사람인가? 다니엘의 묘사로 볼 때 굉장히 특이한 인물이다 못해 과대망상과 나르시즘에 빠진 사람인 것 같다. 그러나 다니엘은 줄리안이 가진 센스와 놀라운 집중력 그리고 예만한 감지 능력을 높이 평가를 한다. 그것들이 없었다면 아마 위키리크스는 한낱 개인 블로그에 불과했을 것이다. 

 

  얼마 전에 줄리안이 토크쇼를 진행하겠다는 기사를 읽었다. 책을 읽어보니 그의 그런 행동들이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괴상한 호주 남자는 자신이 계속 세계 언론계와 사람들에게 주목받기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열심히 떠들어 대는 것을 좋아한다. 그게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현재 위키리크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역 직원들은 줄리안을 어떻게 평가할 지 궁금하다. 내가 보기에 다니엘은 위키리크스에 실망했지만 줄리안 어샌지를 여전히 좋아하는 것 같다. 그를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이.      

 

  '부수적 살인'이라는 제목은 문학적 관점에서 볼 때 아주 훌륭한 작명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나중에 많은 비판을 들어야 했다. 우리가 객관적 입장을 잃어다는 비판이었다. 원본 자료를 편집하여 새로운 비디오를 제작하고 무선으로 주고받아 잘 들리지 않는 말들을 자막으로 넣음으로써 여론을 조장했다는 것이다. 특히 비디오의 제목과 그 옆에 적은 조지 오엘의 인용구는 돌팔매의 표적이었다.

 

  "정치적 언어란 거짓말을 진실로, 살인을 훌륭한 일로, 그리고 완전한 헛소리도 견실해 보이도록 만들기 위해 고안된 거이다."  <198p>

 

  2010년 4월, 전 세계에 공개된 '부수적 살인'은,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 얼마나 야만적인 전쟁인지를 알려주는 결정적인 제보가 되었다. 아쉽게도 그 영상과 관련 기밀 문서들을 제보한 브래들리 매닝 일병은 위키리크스가 지켜주지 못한 채, 미 군사 재판에 회부된 상태이다. 분명 위키리크스나 브래들리 매닝 일병에게는 미국을 상대로 용기 있는 행동을 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위키리크스는 부와 명성을 얻은 반면, 브래들리 매닝 일병은 자국을 팔아먹은 인물이 되어 버렸다. 나는 위키리크스가 공개적으로 브래들리 매닝 일병의 구명 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득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예전에 김용철 변호사가 대기업 삼성의 비리를 언론에 폭로한 일이 떠올랐다. 이제는 오래된 일이 되었지만, 그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권력을 가진 기업과 국가기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폭로전이 지속적으로 발전되었다. 최근에 유행처럼 만들어지고 있는 정치, 사회 관련 팟캐스트 방송들이 그 대표적인 결과물들이다. 물론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의 과다 유출과 편파 보도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현재 이런 현상들이 과도기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긍정적인 일이라 본다.     

 

  위키리크스의 명성, 특히 줄리언의 명성과 우리의 활동 덕분에 내부 고발은 진지한 주제로 떠올랐다. 비밀유지권리가 타당한지 혹은 폭로해서는 안 될 주제가 정말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이제 우리 사회의 핵심 주제로 떠올랐다. 확실히 위키리크스의 후광이 많은 공헌을 했다. 그러나 우리는 가장 먼저 이 후광에서 벗어나 진짜 내용에 접근해야 한다. "관력자들의 사적인 관계가 폭로에 대한 유익한 기사와 보도들보다 훨씬 주목을 받았다"라는 평가를 받음으로써 사람들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  <323p>  

 

  2010년을 9월 기점으로 위키리크스를 떠난 다니엘은 오픈리크스를 만들어 활동한다. 물론 위키리크스의 영향력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위키리크스의 운영 방식에 있어서 줄리안과 언쟁들을 벌였던 것들을 오픈리크스에서 실현하는 것 같아, 그에게는 자신의 소신을 펼칠 수 있는 장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말대로 위키리크스는 성장하고 발전되어야 한다. 단순히 폭로전에만 치중했다면 위키리크스는 혐오스러운 웹사이트가 되었겠지만, 위키리크스는 점점 권력 기관과 재벌 기업들의 견제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위키리크스는 충분히 좌파 계열의 단체와 기관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고, 시민들의 지지도 어느 정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다니엘이 지적한 것처럼, 위키리크스가 제공하는 정보들이 확실한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고, 무엇보다 보는 이들이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줄리안 어샌지가 지금의 성격과 행동에서 개과천선하여 새로운 인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고 싶다.

 

 

  책 내용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위키리크스가 앞으로 어떤 기밀 문서들과 숨겨진 정보들을 폭로할 것인지 기대가 되긴 하지만, 그만큼 국가 기관들과 기업들 내부에서는 엄격한 내부 관리와 통제로 인하여 세계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불신'을 가속화할 것 같은 우려도 든다. 하지만 권력을 가진 국가 기관들과 기업들이 시민들을 상대로 불법과 불의를 일삼는다면, 누군가가 대범한 용기를 가지고 그것을 막거나 알림으로써 대중의 공감을 일으켜야 한다. 줄리안 어샌지와 다니엘 돔샤이트-베르크는 그 점에 영감을 받아 위키리크스와 오픈리크스(OpenLeaks)를 통해 자신의 소신을 나름대로 펼치고 있는 것이다.

 

  책에서 다니엘이 말한 것처럼, "보장된 비밀이란 없다" 하지만 비밀을 제공했다면 제공자의 인권과 신변 보호는 적어도 해줘야 한다. 위에서도 썼지만, 현재 상황으로 비추어 볼 때, 브래들리 매닝 일병의 수사 과정이 위키리크스의 오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보 제공자가 없다면 위키리크스는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점을 알고 있다면 줄리안 어샌지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부수적인 일들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위키리크스가 가진 영향력을 더욱 키우기 위하여, 위키리크스의 운영 정책과 체제를 좀 더 다듬을 필요는 있다고 본다.

 

  가장 좋은 것은, 역시 각국의 국가 기관들과 기업들이 스스로 자정 작용을 하면서 권력형 비리 사건이나 월권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다.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국가와 사회 내에 '불신'과 '폭로'를 조장하는 원인 제공자들은 바로 그들이다. 시민들은 '알 권리'를 보장 받는 것을 목적으로 위키리크스와 같은 폭로 사이트들에 호응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부패에 얼룩진 것을 참지 못하기 때문에 호응하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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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치 Niche - 왜 사람들은 더 이상 주류를 좋아하지 않는가
제임스 하킨 지음, 고동홍 옮김 / 더숲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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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평소에 잘 보고 있는 <김어준의 뉴욕타임즈>에서도 소개가 되었던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받자마자 빨리 읽고 싶었다. 이 책의 부제에서 말하는 질문처럼 "왜 사람들은 더 이상 주류를 좋아하지 않는가?"를 염두해 두며 읽었고,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지난 20년 사이의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알고 사랑하는 대부분의 주류 브랜드들은 자체 브랜드를 앞세운 경쟁자들과 구분할 수 없게 되어버린 듯하다. 천편일률적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GM의 자동차들과 주요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영화 대부분처럼 말이다.  <61p> 

 

  저자인 제임스 하킨(James Harkin)은 "니치"(Niche), 즉 "틈새"에 대한 의미 해석을, 여러가지 사례들을 통하여 매 장마다 풀어내고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좀 지루한데, 나는 "블루오션(Blue Ocean) 전략"과 어떤 큰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물론 세세한 부분에서는 차이가 있겠지만, 전체적인 면에서는 별 다른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소품종 다양화"를 해야 된다는 것이 저자의 일관된 주장인 것 같다. 주류 산업들이 공통적인 분모에서 폭넓은 기준으로 대중적인 호응을 유도하려고 했다면, 이제는 매니아 중심의 특정 계층을 위한 맞춤식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문화적으로 잡식성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굳이 한 둥지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 이유는 없고 메뉴에 나와 있는 모든 것을 시식해야 할 까닭은 더더욱 없다. 누군가 <아메리칸 아이돌>이나 <브리튼스 갓 탤런트>를 시청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애견인이나 고품질 드라마 마니아, 또는 오페라 애호가가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다만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에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을 가능성이 클 뿐이다. 공짜로는 다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그런 것들 말이다.  <207p>

 

  "니치"에 관한 여러 가지 사례들 중에 내 관심 분야는 영화 산업이었다. 예전과 달리 인기 스타나 엄청난 제작비가 흥행의 보증 수표가 되지 못한다는 주장은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들의 그러한 홍보 전략은 대중들을 향한 무차별 난사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현란하고 스펙터클한 영상들로 눈이 즐겁다면 영화 내용이 어찌 되었건 상관 없다는 전략과,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스타 배우가 출연한 이상, 그 책임을 제작진에게만 돌릴 수 없다는 전략은, 이미 어느 정도 성숙되어버린 관객들에게 더이상 효과를 볼 수 없는 전략들이다. 그만큼 인기 스타와 엄청난 제작비는, 제작진들에게 흥행 보증 수표와 보험이 될 수는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엄청난 리스크에 해당된다. 이와 다르게 특정한 관객들을 대상으로 제작된 영화들은, 그 관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영상들과 스토리로 작품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래서 어느 정도 수익률을 예측할 수 있고 제작비에 대한 부담감은 줄어든다.

 

  대중들은 서서히 작품성을 요구하고 매니아적인 영화들을 즐겨 찾는다. 세계 4대 영화제는 주류의 상징이었지만, 이미 전 세계에는 다양한 장르를 주제로 한 영화제들이 많이 개최되고 있고, 그들만의 권위도 형성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는 주류의 산업이 비주류 산업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충분히 말할 수 있다. 다른 말로는 평준화 된다고도 볼 수 있다.

 

  팝스타부터 정치 선전가에 이르는 모든 사람이 주류를 우회하고 자신의 추종자들과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법을 배움에 따라, 더 이상 통계적으로 가상의 고객을 떠올라 거나 흔해 빠진 상품을 바치며 비굴하게 조아릴 어떠한 필요성도 없게 된 것이다.  <272p>

 

  요즘 들어 뭔가 유니크하고 특별한 대상, 상황, 이벤트들을 주류 산업들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느낌이 다분히 든다. 골목 상권을 장악하려는 것도 그런 의도처럼 보이는데, 한편으로는 기업의 특성상 대규모 물량 동원이 가능한 강점을 이용하여 비주류 산업들을 장악하려는 의도처럼 보이기도 한다. 즉, 주류 산업은 강력한 재정과 재원으로 비주류의 장점들과 주류의 장점들을 동시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저자가 주장하는 "니치"는 정말 "니치"가 되어버리고 있다. 다시 말하면, 주류 산업들이 각 분야에서 "니치"를 장악하여 이제 더이상 "니치"는 없을 정도로, 단단하게 자기 영역들을 활성하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열렬한 고객을 꼬리처럼 뒤에 달고 있으면, 당신은 입소문을 퍼뜨리는 데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들의 개별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당신이 더욱 열심히 일할 수도 있다.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은 당신이 만드는 제품이 아니라 부속 액세서리, 관련 용품, 내부 정보 등이 되곤 한다. 이런 것들은 무리의 일원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필수품이다. 추가 항목에 대한 접근이라는 특전을 제공하는 클럽을 형성하고, 그런 클럽을 활용해서 먹잇감을 찾는 매들을 단골 고객으로, 즉 입문자에서 숭배자로 변모시켜라.  <325p>

 

  결국 지금과 미래 시대에서 "니치"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주류 산업이 도저히 접근할 수 없거나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영역이 광범위하고 변화 무쌍한 인터넷 영역이다. 특히 SNS는 기존 주류 산업이 예상치 못했던 영역이었고, SNS를 기반으로 비주류 산업들이 새로운 주류 산업들으로 탈바꿈되었다. 즉 비주류와 하위 문화들이 급속도로 결속하여 하나의 주류와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또한 Apple의 Podcast는 다양한 방송들을 개설하여 여러 장르의 하위 문화들을 급속도로 대중들에게 전파시키고 있고, 한편으로는 급속도로 주류 문화를 형성하기도 한다. 

 

  이처럼 "니치"는 톰과 제리의 추격전과 같이, 비주류의 영역 마저 장악하려는 주류의 추격전에서 생겨난다. 왜냐하면 대중들은 주류가 만들어 낸 문화들 속에서도 살아가지만, 자기 자신들이 활동하는 구체적인 영역들에서는 비주류들이 만들어 놓은 문화들 속에서도 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주류 영역들 가운데서도 영향력이 커진 비주류들을 주류의 반열로 올라설 수 있다. 즉 "니치"는 비주류를 주류로 탈바꿈시키고, 새로운 비주류들에게도 주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렇지만 주류의 영향력은 결코 줄지 않을 것이다. 예컨대 현재 기업의 경쟁력만 따지고 볼 때, 지금의 "삼성"은 미래에도 "삼성"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있을 "니치"의 성공 사례는 개천에서 용 나듯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잠시 주류의 반열에 있을 수도 있겠지만, 주류의 위치를 유지하기에는 지속력과 경제력 면에서 기존 주류들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 책의 최대의 단점은 책의 내용이 아닌, 책의 겉표지이다. 300페이지가 넘는 책인데, 대부분의 내용은 비슷하다. 하지만 그 비슷한 내용들이 책의 겉표지에 적혀 있는 머리말이 다 요약해 버리고 있다. 다시 말하면 겉 표지의 글들만 잘 읽어도 대략 이 책이 말하고 싶어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영리한 독자들은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 책은 독자로 하여금 읽을 마음을 들게 하는, 또한 읽으면 읽을수록 그 가치가 배가 되어야 하는데, 나에게 있어서 이 책은 처음과 끝이 너무 반전처럼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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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정치경제학 - 하버드 케네디스쿨 및 경제학과 수업 지상중계
천진 지음, 이재훈 옮김 / 에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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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월은 1월에 느꼈던 기분과는 다른 "새로운 시작"의 느낌이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 가고, 추웠던 기온과 바람이 따뜻함으로 서서히 바뀌는 시간이다. 올해 대학원 졸업을 한 나는 이제 학교를 가지 않는다. 물론 유학을 준비하고 있지만, 현재 합법적으로 강의실에서 교수님에게 듣는 수업은 더이상 없다. 결국 나는 내가 머무는 곳을 강의실로 만들어서 책을 통해 저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그리고 이 책은 꽤나 이상적인 설정으로 내게 읽혀졌다. 총 1-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각 경제학적 시각을 가지고, 세계 경제 상황과 미국의 사회, 정치, 경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에 나는 우리나라의 국민들이 국가 경제에 대해 이렇게 큰 관심을 가진 시대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그만큼 현재 국가 경제에 대한 관심은 국민 여론의 지배적인 관심사이고, 세계 경제의 위축은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대중화시키는 것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1-4장은 세계와 미국 사회의 경제에 대한 하버드 교수들의 견해를 살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2장의 정치적인 지형 속에서 경제학이 어떤 역할을 하는 지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미국의 의료보험 정책이 현재 핫 이슈인데, 데이비드 커틀러(David Cutler)는 이것을 평가하고 왜 문제가 되는 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당론에 이끌려서 수립된 의료보험 체제의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심지어 언론에서는 이 문제가 오바마의 재선을 위협하는 문제라고 보고 있으니, 커틀러 역시 오바마 정부의 실무자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1장과 3장은 미국 경제의 현 상황과 역사적 발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미국과 친해지는 느낌이 드는데, 사회적 현실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1장에서는 그리스 재정 위기에 대한 코멘트가 부록으로 나오는데, 참고할 만 했다. 그리고 경제학에 대한 역사적 흐름들은 현재의 경제 위기가 결코 우연이 아니며 역사 운명론적인 결과물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4장은 '문화'에 대한 경제학적 시각을 설명하고 있다. 사회 문화가 어떻게 경제 분야에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비교적 흥미롭게 설명했다. 이러한 쟁점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던 것인데, 문화 산업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나라가 대표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류 열풍은 이미 동양을 넘어서 서양으로 이어지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신 오리엔탈리즘, 헬레니즘 문화의 탄생이라고 생각할 정도이다. 그래서 책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문화는 인류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고 왜 그러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지를 살펴 보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주요한 연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5장은 미국의 저명한 학자들 간의 대화이다. 현재의 미국 상황과 국제적인 상황들이 어떻게 관련을 맺고 있으며 무엇이 과연 좋은 대안인지 고민한다. 이 부분에는 반가운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이나 석지영 교수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다. 짧게 짧게 중요한 부분만 간추린 느낌이 드는데, 오히려 이 부분들이 책을 읽으면서 유익했던 부분이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석지영 교수가 마이클 샌델의 정의론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는 부분이 읽는 나에게도 무척이나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책 마무리 부분에는 이 책에 대한 저자의 후기를 담고 있다. 하버드에서 수학한 저자는 경제학자로서의 생각들을 이해하기 쉬운 단어들을 써가며 말하고 있고, 세계 경제 분야에서 하버드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버드에서 하는 강의들이 책으로 엮여서 내가 읽고 그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이리 저리 유학 준비로 마음이 들떠 있는 나에게, 게으름을 타파하고 자극을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석학들의 견해와 주장들이다. 그들의 견해와 주장에 완전히 공감할 수 없는 것이고, 그렇다고 완전히 비판할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더 나은 대안과 발전된 안건들이 계속 나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 멈춰서는 안 된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상황을 비교해가며 나름대로의 소신과 생각들을 형성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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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다변화되는 시대에서 새로운 직종과 직업군들은 생겨난다.

매번 유망 직종과 직업군들이 조사기관에 의해서 발표되지만,

발표된 자료들은 먼 미래처럼 느껴질 정도로 문자에 지나지 않다.

이 책을 통해서 미래의 직업과 원론적으로 일에 대한 특징과 속성들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미래를 전망하는 노력은 항상 필요하고 그 정보 또한 중요하다 

 

 

 

 

 

 

 

 

  근래에 "나는 꼽사리"를 듣다 보면 차분했던 선대인 선생의 흥분된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경제와 정치 상황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듣게 된다. 개인적으로 그가 방송에서의 말처럼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았으면 좋겠다. 정말 그가 꿈꾸는 나라가 올까? 이 책은 그의 생각을 깊이 있게 쓴 책이라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게는 정권교체가 중요한게 아니라, 경권(경제권력)교체가 필요하다.

 

 

 

 

 

 

  이 책의 도발적인 선전 문구가 흥미롭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한번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왠지 겉만 좋은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 하지만 분명 알라딘 선정 추천도서가 되었다는 것은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경제/경영 분야의 좀 다양한 서적을 읽기 위해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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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퍼즐 - 비즈니스 스쿨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제이 B. 바니 & 트리시 고먼 클리포드 지음, 홍지수 옮김 / 부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서평 도서가 늦게 도착하여 1월 도서를 2월에서야 리뷰하게 되었다. 이론서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보니 소설이었다. 저자들은 소설의 형식을 사용함으로써 더욱 효과적으로 경영 이론들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읽어보니 소설의 형식만 빌렸을 뿐, 경영 이론 서적에 가깝다고 본다.

 

  "바람 부는 방향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되지만, 우리가 할 일은 기업이 그 바람을 이용해서 수익을 창출하고 다른 목표들을 달성하도록 해주는 걸세. 기업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반대로 바람이 불어도, 즉 산업구조분석이 특정 산업 진출에 완전히 부정적인 결론을 내려도 마찬가지일세."  <97p>

 

  MBA출신의 신참 저스틴 캠벨은 팀원들과 함께 HGS의 플라스티웨어가 시장 상황에 비추어 효과적인 활용 방안이 무엇인지 컨설팅을 하는 임무를 맡는다. 이 임무 과정 속에서 기업과 하청 기업 간의 관계와 기업 내부에서 생겨나는 갈등 요소들을 저스틴의 생각과 주변의 인물들의 조언들로 설명되고 있다. 기업의 운영진들이 최종 판단을 내리겠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기업은 단순히 이윤추구를 위해 움직인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기업은 이윤추구를 포함하여 스스로 하고 싶어하는 동기나 직감이 없다면 어떤 일도 추진하지 않는다.

 

  물론 저자들의 의도적인 장치겠지만, 저스틴의 순수한 행동과 말은 이 책이 소설이기보다는 이론서에 가깝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그냥 이론서로 정리되어 출간되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았다는 생각도 했다.

 

  인상적인 것은 '시너지 효과'에 대한 설명이다. 같은 회사 내에서 처부끼리 협력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별 소득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나로써는 처음으로 듣는 말이었다. 오히려 오외부 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더 낫다는 사실은 회사 내부가 그만큼 기업 목적을 완전히 몰입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이런 점에서 이 책은 경영의 현실적 실용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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