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outu.be/9HO08GwRMG0

ㅡ 모임 별(Byul. org) / 영원이 시간을 관통하는 그 순간 나를 보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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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도 공중을 들어 올리는 하나의 방식 아니, 거의 모든 게 거기 있는데
돌아서면 글자들(만, 이, 라도 ...... 조사는 취향대로 선택) 소용없이 느껴지는 한밤
믿지 않았어도 1인분이 안되는 무엇이 앞에 있다
아무리 많아도 두려움은 자신의 것. 덜 수 없어
도로시를 데려간 허리케인이 내게 올 확률은?
당도할 곳이 놀이동산 같을 거라고 꿈꾸지는 않았어 어차피 그곳도 혼자일 테니
혼자서 타는 롤러코스터 참 많았지
허공을 입안에 가득 채우고 세상, 사랑, 너 따위라 말하는 순간도 지나갔지
공중에서 만들어지고 무너지는 말, 실, 웃음과 울음
도무지 성근데 글자를 울타리로 숄로 후라이팬으로 망치로 빙빙 (휘, 서 ...... 접두어도 취향대로)두르고 있는 온밤
빙그르르, 그만둬
실을 잣지 않고 풀어두고 싶었다 세헤라자드도, 페넬로페도 사실 그랬을 거야
콜라주를 하는 걸까 콜라주가 되는 걸까, 우리는
자꾸만 빙그르르
다가와서 안녕
멀어지며 안녕
공중의 이 너무 많은 손, 선, 점, 면, 색.....
너무 모자랐고 너무 먹먹했지
허방인 걸 알면서 걸어갔지
당신과 나는 투명에 가깝게 겹쳤다 지나갔지



ㅡ 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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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든 것은 안개, 환유, 공공연한 비밀, 거대한 나무, 당신

꽃 핀 들판이나
낙타의 느린 보폭, 허술한 회계장부 같은 내 낡은 문장에
혹, 당신을 새겨 넣어도 좋을는지

그러나 당신에 대한 기억은 쥐라기 공원, 초인종, 내 몸이 기억하는
난해한 곡선 몇 개


ㅡ 송종규 / 낡은 소파 혹은 곡선의 기억 中


창밖에는 고개를 숙이거나 자괴감에 빠진 달빛들이 수북했다
(중략)
제 삶을 변명하고 싶은 문장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ㅡ 송종규 / 만년필 中
<공중을 들어 올리는 하나의 방식>


그녀가 시야에 들어올 때마다 내 머릿속에선 한파, 습기, 너머, 정사, 목격 같은 단어들이 한꺼번에 뒤섞였다.
(중략)
그녀와 나는 통로에 있는 옷걸이를 같이 썼다. 점심시간 한 시간을 제외한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그녀의 코트와 내 코트는 어깨와 어깨가, 팔과 팔이 서로 맞닿아 있었다. 마주 보고 포개져 있을 때도 있었고 먼저 건 사람이 뒤에서 안고 있을 때도 있었다. 그 옷걸이는 그즈음 내 마음 한 쪽을 가장 저릿하게 하고 또 쓸쓸하게 했다.


ㅡ 최은미 / 창 너머 겨울 中 <목련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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