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시대의 악과 악한 존재들 이매진 컨텍스트 53
테리 이글턴 지음, 오수원 옮김 / 이매진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크, 언제나처럼 테리 이글턴의 문장력은 정말 구구절절~ 번역상의 비문, 오문이 자주 눈에 띄지만 내 사정도 생각하며 넘어간다; 

소설만큼 재밌다! 풍부한 사유에서 나오는 재치있는 문장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토마스 만이나 괴테 문체 같기도 하고(만연체는 빼고), 밑줄긋기를 하지 않고 넘어가기가 힘들다. 아주 얇은 책인데도 문장을 계단 삼아 자꾸 생각하게 돼서 자주 멈춘다.

어떻게 글을 소화하면 이런 문장이 됩니까? 👂🏻📡📠 뭘 동원해도 막막한 이 한밤, 주인공이 죽는 걸로 시작하는! 윌리엄 골딩 <핀처 마틴pincher martin>을 애타도록 읽고 싶게 만드시네! 헉, 국내 번역본이 없어😧;; 원서를 얼릉 사라! Agalma여! 
이 무슨;;;;
새벽 4시에 일어나야 된다고요ㅜㅜ
테리 이글턴 선생님, 말 좀 끊어주세요. 흑흑))
어쨌든 제1장까지는 다 읽고 끊을까 하다가....날 새는 거 아냐;;;  악))악)))

악은 물자체다. 악은 맨몸에 거대한 보아 뱀을 둘둘 만 채 붐비는 통근 전철을 타는 행동과 비슷하다. 그런 짓을 해명할 배경 따위는 없는 법이니까 ㅡp10~11

원인 부재는 악과 선의 유사성 중 하나다. 악을 빼면 오직 신만이 자기 원인이라 일컬어진다 ㅡp12

논쟁의 여지가 없는 취향처럼 악이라는 단어는 뭔가를 일단락 짓는 말, 더는 문제 제기를 불허하는 종류의 단어다 ㅡp17

책임에 관해 말하자면 칸트와 <데일리 메일> 같은 우익 성향 타블로이드 신문은 공통점이 꽤 많다. 윤리 측면에서 칸트와 <데일리 메일>은 우리 각자가 자기 행동에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태도를 견지하기 때문이다 ㅡp20

우리를 형성하는 요소는 과거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해석한 과거다 ㅡp21

인간이 홀로 있다는 개념은 석탄 통이나 금문교가 홀로 있다는 개념하고는 전혀 다르다 ㅡp22

흔히 할 일 없는 자들이 나쁜 짓을 한다고들 한다. 기묘하게도 이 말은 늘 무슨 일이든 하는 게 전범 재판소행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암시한다. 그러나 실제로 사악한 자들의 문제는 한가하기는커녕 지나치게 바쁘다는 데 있다 ㅡp23
(Agalma 끼어듬 - 일반 범죄보다 사회/정치 권력자들의 치밀한 악행에 더 대입해 볼 것)

윤리가 개인의 사생활에만 관련되지 않듯이 정치 또한 공생활에만 관련되지 않는다 ㅡp25

많은 면에서 정신/정신분석은 영혼/신학의 대체물이다. 영혼과 정신은 모두 인간 욕망의 서사다. 종교에서 욕망은 종국에 신의 왕국에서 완성되지만 정신분석에서는 애석하게도 충족되지 않은 채 남는다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랄까. 이런 의미에서 정신분석은 인간 불만의 과학이다. 그러나 신학도 인간 불만의 과학이기는 매한가지다 ㅡp28

신학과 정신분석은 모두 통과의례와 고백과 파문의 의례를 잘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내분으로 들끓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또한 이 둘은 세속적이고 상식적이며 냉정한 사람들의 경멸 어린 불신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ㅡp29

지옥은 우리가 `들어가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다. 빚이나 사랑이나 절망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없듯이 말이다.....지옥은 인간의 자유에 바치는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현란한 찬사다 ㅡp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