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남 - 폭발적으로 깨어나고 눈부시게 되살아난 사람들
올리버 색스 지음, 이민아 옮김 / 알마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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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는 음악이 생기를 주는 예술이라고 했죠"

"기억을 잃으면 우리는 누가 될까"

"음악을 들려줄 땐 그 사람 가까이 앉아야 해요. 그냥 음악만 들려준다고 되는 게 아녜요.

 내 마음도 열어야해요. 그러면 상대도 마음을 열죠."

 

2014년 선댄스 관객상 수상작인

<그 노래를 기억하세요(Alive Inside: A Story of Music & Memory>에서 나오던 대사다.

이 영화는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음악치료를 시도하는 다큐멘타리다.

 

http://youtu.be/5FWn4JB2YLU

 

 

§

 올리버 색스 <깨어남>은, 1960~70년대 뇌염후증후군, 파킨슨병 환자에 대한 내용이다. 뇌염이나 독감 등을 앓은 뒤 기면증 또는 불면증 등을 비롯해 소소한 신경증이 하나둘 나타나다가 구제할 길 없는 마비 증상으로 빠져드는데, 신체 뿐 아니라 정신 마저 마비시켜 좀비처럼 만드는 병이니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공포 그 자체인 병이다. 행복? 그러한 개념조차 일시에 날려버린다. 환자들의 구체적 이야기는 꿈 속 아득함 같아 실감이 잘 안난다. V는 코를 긁기 위해 팔을 들어 코로 가져가기까지 해가 지는 시간이 걸리는데 본인은 1초가 걸렸다고 생각한다. R은 당시 신약이었던 엘도파 투여 후 35년 만에 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지나간 시간은 수치적 앎일 뿐이고 여전히 20대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외양적으로는 정신병 환자와 거의 다를 바 없지만 그 무너짐 안에서도 돌연 자신을 지켜보는 정신은 있다는 게 오히려 끔찍하게 느껴진다. 얼음마비 상태로 꼼짝 못하던 환자가 옆에서 누군가 살짝만 건드려줘도 가뿐히 움직이고, 인류에게 발견되지 않은 미지의 동물처럼 괴성을 지르며 울부짖던 환자가 음악소리를 듣게 되자 그 음조를 따라 흥얼거리며 차분해진다. 

최근 로빈 윌리암스의 자살 요인이 파킨슨병 초기 우울과 불안에서 비롯됐을 거라는 기사와 함께 이 병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갖게 됐다. 이 책을 영화화한 작품도 있는데, 페니 마샬 <사랑의 기적>(1990)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파킨슨병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역으로 로빈 윌리암스가 출연했다. 이 얼마나 짖궂은 운명의 장난인가.  

올리버 색스의 이 임상사례들을 보며 현실 속의 우리는 정말 깨어있는 것일까, 어디까지 깨어있는 상태가 나자신일까 깊게 생각해보게 된다.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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