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벤지 포르노그래피의 젠더/섹스적 힘의 관계는 가정 폭력이나 파트너 폭력과 마찬가지로 폭력 그리고 친밀함으로 이루어져 있다. 복수는 어떤 사람에 대한 지식, 그들의 과거, 이전에 행사한 폭력, 강점과 약점이 연합되어 발생한다. 직접적이며 육체적이고 성적으로 친밀한 파트너 폭력이 친밀함과 폭력의 역설(구체적으로 표현하면, 가장 친밀하고, 가장 개방적이며, 취약성을 드러낸 사람이야말로 그만큼 가깝기 때문에 상처 입고, 피해 보고, 폭력에 희생될 수 있다.)을 이용하는 것처럼, 리벤지 포르노도 그 원리가 동일하다. 상대를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이 그 힘, 즉 폭력을 행사하는 힘의 일부인 것이다.
이런 친밀함과 폭력이 주는 ‘친숙함’의 역설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이는 가정 폭력 그리고 파트너 폭력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지역적/초국가적, 공적/사적, 오프라인/온라인 사이의 복잡한 왕래로 인해 그 경계가 흐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섹슈얼리티와 친밀성, 섹슈얼리티와 폭력 그리고 폭력과 학대 자체의 오랜 역학까지 결부된다.
온라인에서의 복수는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소통적 친밀함, 공적 친밀함, 친밀한 파트너의 학대와 폭력, 가상의 친밀한 (이전) 파트너의 학대와 폭력, 그리고 가상의 친밀한 (이전) 파트너의 학대와 폭력이 대규모 리벤지 포르노 사이트에서처럼 한데 모이고 때로는 백과사전 방식으로 조직되는 현상을 나타내게 되었다.
리벤지 포르노그래피가 존재하고 유포되는 현상은 성적 학대를 정상적인 것으로 여기게 만드는 온라인 환경, 그리고 온라인에서의 좀 더 일반적인 폭력과 학대 역시도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중요한 점은 그런 폭력과 학대를 실행하는 이들은 이런 행위를 단순하고 분명하게 합당하다 여기며, 지지하고 후원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온라인 게시판에서 남성의 목소리와 게시물이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Herring, Johnson, & DiBenedetto, 1995)이 관행이 된 것으로 증명된다. 또한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특히 직접 대면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대상을 모욕하고 학대하는 남성의 힘은 그 성향이 더욱 쉽게 짙어지면서 악화된다(Lapidot-Lefler & Barak, 2012). 웹에 성차별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가 만연하고 학대를 조장하는 자료들이 대량으로 산재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바이며 이에 대한 광범위한 목록이 작성되어 있다. 로리 캔달(Lori Kendall, 2002)의 동성들이 모이는 ‘가상 세계의 선술집’ 연구, 팔미 올슨(Parmy Olson, 2012)의 해킹 네트워크, 어나니머스 그리고 다른 연관된 네트워크에 만연한 성차별주의와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연구, 로리 페니(Laurie Penny, 2014)의 『말할 수 없는 것들Unspeakable Things』에 정리된 사이버 성차별주의 목록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네트워크화된 여성 혐오는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이런 확산과 유포 현상은 어느 정도는 진짜 또는 가상의 청중, 간단하게 표현하면 가상의 동성 집단 앞에서의 사회적 압력peer pressure, 모방, 전염, 다중 미디어 교차 현상과 결합된 ‘온라인 탈억제disinhibition 효과’(Suler, 2004)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은 지나치게 드러낸 사생활과 과한 소통으로 인해 자업자득한 것이다. 게시자와 그가 올린 게시물에 참여함으로써 이 현상이 페르소나에서 페르소나로 단계적으로 악화될 수 있고 그러면서 복수와 보복이 지속적으로 촉발된다. 이런 경향이 분명 리벤지 포르노에 들어맞기는 하지만 그 발전 과정의 자세한 설명에 적용하고자 한다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일정한 종류의 사이버 폭력, 사이버 학대, 사이버 성차별주의와는 대조적으로 리벤지 포르노는 완전히 익명화된다는 점에서 좀 드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