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실상은, 그러니까, 아주 간단히 말해, 출판사가 매우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는 겁니다. 출판부수가 1,000,000권이네 40,000권이네 하는 얘기에서 단 하나의(0‘ 자도 믿지 마세요! 아니 400권 찍었다는 말조차 의심스럽습니다... 사기예요! 저런... 저런! 오직 〈프레스 뒤 쾨르) 정도가... 쳇!... 그 정도가 그럭저럭 팔리고... 그 외에는 〈세리 누아르〉,
세리 블렘므 정도가 근근이 팔리지요... 사실, 더는 책 한 권이안 팔립니다... 이건 심각한 상황이에요! 영화, 텔레비전, 생활용품, 스쿠터, 그리고 자가용! 2마력, 4마력, 6마력짜리 자가용들이,
책에 대하여 어마어마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할부" 판매되는 모든 것들, 그렇지! 그리고 "주말, 여행 상품들! 한 달에두세 번씩 있는 그놈의 바캉스며... 룰루랄라 떠나는 크루즈 여행까지! 안녕, 쥐꼬리만 한 예산이여!... 보세요 이게 다 빚이라고요!... 더는 동전 한 푼 없어요!... 그러고서 이제, 책을 한 권 산다고요!... 캠핑카 한 대를 더 사요? 또 삽니까!... 그런데 한 권의 책은요? 그건 빌리면 되는 물건이었지요.... 한 권의 책은, 다들 아는 얘기죠, 적어도 스물에서 스물다섯 명 정도의 독자들에게 읽힙니다... 아, 그런데 만약, 빵 한 덩이나 햄 한 쪼가리기, 책과 마찬가지로, 스물에서 스물다섯의 소비자를 먹인다고 생각해보세요! 이게 무슨 횡제인가 하겠죠.... 빵이 불어나는 기적은 여러분을 황홀하게 합니다. 그런데 책이 불어나는 기적은, 그러니결국 무상으로 제공되는 작가의 노고라는 기적은, 기정사실처럼받아들여지고 있어요. 이 기적은 세상에서 가장 조용하게, 어느 "아수라장"에서, 아니면 좀 더 점잖게는, 곳곳에 있는 서재에서, 그리고 기타 등등의, 기타 등등의 장소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적이 어디서 일어나는 간에 작가들은 빈 깡통만 차요. 이게 요점입니다! 사람들은 작가라는 사람이, 모르긴 몰라도상당한 자신가이거나, 풍족한 연금 혜택을 받고 있거나, (사실이라면 이건 핵융합 반응의 발견보다도 더욱 대단한 일인데) 먹지 않고도 살아가는 비법을 알아낸 사림이겠거니 생각한단 말입니다. 그런데지체 높으신 분들은 선취권을 가진 채권자시며, 파산자들의 재산으로 배가 부른 양민들 얘기입니다) 모두 당신에게 다음 이야기를, 재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처럼, 어떤 악의도 없이 설파할 것입니다.

2
"오직 비참만이 천재를 개화시키며... 예술가에게는 고통이 어울린다오... 그것도 아주 많이 고통스러워야 하오!... 아주 많이, 그리고 더, 더욱 괴롭게!... 왜냐하면 예술가들은 오직 고통 속에서만작품을 낳기 때문에!... ‘고통‘이란 예술가의 ‘스승‘ 이지요....(소클씨가 이렇게 말합디다)"... 더군다나, 사람들은 모두 감옥이 예술가에게 어떤 악영향도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오히려 그 반대지요!...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진정한 예술가의 진정한 인생이란 짧든 길든 감옥과의 숨바꼭질에 지나지 않는다는것을, 그리고 단두대야말로, 겉보기에는 흉측한 물건이지만, 단두대야말로 완벽하게 예술가를 대접한다는 사실을... 말하자면단두대가 예술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죠! 단두대를 피해간 모든 예술가들은(원하신다면 처형용 말뚝을 피해갔다고 합시다), 사십여 년쯤 지난 뒤에는, 한낱 재담가로 간주될 수가 있지요... 예술가는, 대중으로부터 부각된 존재고, 혼자 튀었기 때문에, 그가 본보기로 처벌받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창문이란 창문은 전부 고가에 임대되었습니다, 예술가의 처형을 구경하기 위해서지요. 그가 마침내 표정을 일그러뜨리는 것을, 진심으로 찌푸리는 것을 보기 위해서지요! 또 예를 들면... 군중들은 일찌감치 콩코르드 광장의 나무들을 몽땅 뽑아놓습니다. 그러면 튈르리에는 널찍한 공터가 생긴단 말입니다!

3
"자네는 일하는 법을 몰라!"라고 그는 결론 내립니다... 그는 조금도 나를 비난하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어쨌거나!... 그는 예술의 후원자입니다. 다들 알지요, 가스통은 예술의 후원자라고... 하지만 그는 장사꾼이기도 합니다. 가스통은 장사꾼이에요... 나는 그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는 부랴부랴, 1분 1초도 낭비하지 않고, "일하는 법"을 따를 만한 재능이 내게 있는지 살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나처럼 학구적인 사람이, "일하다"라는 표현의 저의를 살피게 되었을 때!... 나는 즉시 한 가지를!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을! 다음과 같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일을 한다"는 것은 라디오에 출연하는 것이었어요...
만사 제쳐두고!... 라디오에서 횡설수설하는 일! 저런! 무슨 내용이라도 상관없어요!... 다만 라디오에서 자기 이름이, 정확한 발음으로, 백 번이고! 천 번이고, 흘러나오게끔 하는 거예요! 당신 자신을 "거품이 잘 나는 비누나... "날 없는 가투이야(Gatouillat)면도기, 또는 "천재 작가 일리지(Illisy)‘처럼 만드는 거죠! 같은 소스를 쳐서, 같은 방식으로 요리하면 되는 일이에요! 마이크를 내려놓으면 바로 영상 촬영에 들어가야 합니다! 구구절절 찍어야 해요! 당신의 유년기, 당신의 사춘기, 당신의 중년, 당신 인생의 가장 사소한 우여곡절까지 촬영을 하는 것이죠... 그리고 촬영이 끝나면, 전화 돌리기입니다! 모든 기자들이 다시 한번 당신에게 주의를 기울이게끔 해야 돼요. 그러면 당신은, 왜 당신이 당신의 유년기, 당신의 사춘기, 당신의 중년을 찍게 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해야 하고... 그리고 나서 당신 사진을 또다시 찍어가게 해야 하고... 그게 잡지에, 더 많은 잡지에 게재되게끔 하는거죠!... 나는, 그죠, 내 얘기를 하자면 난 이미 한번 지 끔찍하게 혼란스러운 과정 속에 참여해봤습니다!... 내 인생의 이런 부분은 정당화해야 하지 않나?... 저런 부분은 찬양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러나 우리의 저널리스트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나를 완전히 낙담케 했지요.
"자네는 자기 얼굴도 안 보나, 페르디낭? 미친 겐가? 어째서텔레비전에 나가지 않지? 자네 얼굴을 갖고? 자네 목소리를 갖고? 자네는 자기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나?... 거울에 스스로비춰본 적이 없어? 자네 모습이 얼마나 웃긴데!"
(중략)
내 목소리에 대해서는, 나도 내 목소리를 알지요... "불이야!" 하고 외치기에는 내 목소리도 쓸 만합니다!

4
잊지 마세요! 분노에 사로잡힌 이는 바보짓을 저지르고 답니다! 그런 뒤에 갖가지 분노가 그의 몸을 꿰뚫지요! 그를 찍어발기지요! 그게 정의입니다!... 나는, 그렇지 않습니까, Y 교수님, 나는 다시는 그런 실수를 안 할 겁니다! 맹세코! 절대로!"
"그렇다면 철학적 토론 같은 건 어떻게 생각합니까?.... 할 수있겠어요?... 가령, "자아(soi)‘의 변모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져오는 변화들에 관하여 토론한다거나..."
"아, 선생님, 나는 물론 당신을 존중해드리고 싶고, 다른 모든 것들에 대해서도 존중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거 한마디는 분명히 말씀드라죠, 그런 건 내 관심 밖입니다!... 내게는 관념이라는 게 없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그리고 내 생각에, 관념이란 것보다 더 천박하고, 진부하고, 역겨운 것도 없습니다! 도서관마다, 그리고 카페테라스마다, 관념들로 꼭 차 있어요!... 무력한사람들이... 그리고 철학자들이!... 관념을 곱씹어대지요... 관념이란 거... 그게 그들의 산업입니다!... 그들은 관념을 갖고 젊은이들에게 허세를 부리지요! 그들은 젊은이들의 포주 노릇을 하려 들어요!... 젊은이들은, 아시다시피 뭐든 마구 삼킬 준비가 되어 있으며.. 무엇을 보더라도 이거 "주우우욱이는데!"를 외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철학자들이 젊은이들을 창녀처럼 다루는 것이 얼마나 용이하겠어요! 정열 어린 청춘기가 저 "관녀어엄"들 앞에서, 그리고 더 정확하게 짚자면 ‘철학‘ 앞에서 흥분하느라, 열광하느라 바쳐지는 것입니다 선생님!... 젊은이들이 사기꾼을 사랑한다는 것은 꼭 강아지들이 나뭇조각을, 사람들이 이건 뼈다귀야 하면서 흔들어대는 나뭇조각들을 쫓아 달리고, 사랑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들은 내달리고, 짖어대다가, 자기 시간을 잃고 말지요, 이것이 요점입니다!... 이제 그들이 젊은이들과 놀아주는 데 여념이 없는 저 모든 삼류 작가들을 봐보세요... 그들이 끊임없이 젊은이들에게, 속이 텅 빈, 그리고 ‘철학적‘인 가짜 뼈다귀들을 던져주는 모습을... 아, 청년들이 목이 쉬어라 짖어대는 모습을!... 포주들음 젊은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고 있어요! 관념들!... 더 많은 관념들! 결론을! 지적 변화를!

5
나는 우리 지구에 대해서도 전혀 생각하지 않고요! 난 그저 작은 발명가일 뿐이에요, 그것도 아주 사소한 기법을 발명한! 당연히 언젠가는 잊힐! 다른 모든 것처럼! 토글 단추처럼! 난 내가 별거 아니라는 걸 잘 알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저 ‘관녀엄‘들보다는 낫다 이겁니다!... 관념들은 관념의 보부상들에게나 맡기지요! 모든 관녀엄들을!
포주들에게, 사문난적들에게!..."
내 말이 우습나 봅니다... 그가 히죽거리고 있습니다, 허 참!
오래는 못 웃게 할 겁니다!!
"그런데 이보세요, 말해봐요. 당신은 무슨 일을 합니까?...
Y 교수님?... 당신은 학생들을 놀래주는 사람, 숨죽이게 만드는사람이 아닙니까, 젊은이들을 정신없게 하는 사람 맞죠? 그들에게 "메시지들을 보내곤 하지 않습니까... 이제... 나도 좀 놀라봅시다!..."
"당신은 무엇인가를 발명해냈다고 하셨죠?... 그게 뭡니까?"
그가 묻는다.
"문어에서의 감정 구현이죠!... 문어는 바싹 말라 있었어요, 거기에 감정을 되돌려준 것은 바로 나란 말입니다!... 말씀드리는것처럼!... 내 맹세컨대 이건 보통 일이 아니에요!!.. 이제부터는어떤 머저리라도 "글을 써서 당신을 감동시킬 수 있다니까요, 그런 기법이고, 마법입니다!... "구어"의 감정을 글쓰기를 통해 되찾는 일이에요! 의미가 없지 않습니다!... 보잘것없긴 하지만, 그래도 업적은 업적이에요!..."
"그로테스크한 우쭐함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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