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발자국 - 생각의 모험으로 지성의 숲으로 지도 밖의 세계로 이끄는 열두 번의 강의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사람들은 오일러수를 푸는 구글의 독특한 (비밀 채용) 광고판을 보고 도전해 기회를 잡는 반면, "대부분 우리는 잠시 무언가에 호기심을 느껴 궁금해하지만 그때뿐, 바쁜 일상을 살아내기 위해 하던 일에 집중하거나, 체내 에너지의 23퍼센트 이상을 먹어치우는 1.4킬로그램의 폭식꾼 ''에 과부화가 걸리지 않도록 뇌를 최소한으로만 쓰는 방식으로 시간을" 보낸다. 정재승은 10년간 진행해온 여러 뇌과학 강연 중 12편을 뽑아 구글의 그 광고판 효과가 되길 바라며 이 책을 냈다. 이 책은 '의사결정, 창의성, 놀이, 결핍, 습관, 미신, 혁신, 혁명 등 인간의 다양한 행동과 그것을 바라보는 여러 관점을 통해 인간을 다각도로 이해"하고자 하고,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시대, 4차 산업혁명과 블록체인 혁명' 같은 기술 문명의 변화에 우리가 준비를 하고 있는지 묻는다. 그렇기에 전방위로 공부하고 책을 펴냈던 움베르토 에코에서 영감을 받아 이 책 제목을 '(인간이라는 경이로운 미지의 숲을 탐구하면서 과학자들이 내디딘) 열두 발자국'으로 지은 것은 퍽 어울린다.


 

의사 결정과 선택

호모 사피엔스는 경제적 이득, 사회적 관계, 과거의 경험, 주의 집중, 편견과 선입견, 도덕과 윤리 등 많은 요소를 두루 고려하고 판단하면서 최종 의사결정을 한다. 요즘은 정보가 넘쳐나 데이터 스모그’, ‘선택의 패러독스에도 걸리며 생각은 물론 의사 결정도 어렵다. 패자부활전이 줄고 있는 사회에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때문에도 그렇다. 불교에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화엄경핵심사상) "세상사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라고 하듯이 캐럴 드웩 교수는 마인드셋’(mindset, 마음가짐)을 말한다.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성장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실패의 과정을 두려워하지 않는 반면,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은 결과를 중시하고 다른 사람의 평가에 민감해서 잘하는 일만 하려고한다. ‘햄릿 증후군’(빨리 결정을 내지리 못하고 오랫동안 고민하는 사람들의 증세, 1989년 에드리언 밀러와 앤드루 골드블랫 책에서 처음 등장)이 사회현상처럼 퍼져 있고, 상품 구매 결정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큐레이션’(curation)이 마케팅 패턴으로 등장했다. 햄릿 증후군은 선택의 폭이 늘어나서 생긴 결정장애보다는 고정 마인드셋에 대한 비판으로 등장한 개념인데,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지나쳐 과순응적인 병적 상태로도 볼 수 있다. 단 무능해서 결정을 못하는 우유부단과 결정장애는 구분해야 한다.

오지 않은 무언가를 준비하고 계획하느라 시간을 소비하고 실패하지 않기 위해 기를 쓰기 보다 실행을 통해 배우기를 정재승은 강조한다. 마시멜로를 가장 높이 쌓는 대회인 마시멜로 챌린지가 있다. 마시멜로 탑 높이가 가장 높았던 건 분야 전문성을 갖춘 건축가와 엔지니어였고, 단일그룹으로는 창의적인 유치원생이었다. 이 실험에 상금이 걸릴 때 시야가 좁아져서(터널 비전 현상) 결과가 나빠지는 게 흥미롭다. 이 결과에서 우리는 인센티브에 너무 민감하지 말 것, 계획에 너무 매몰되지 말 것”, “중요한 결정을 할 때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에 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좋은 의사 결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간은 합리적 의사결정자 가설(‘호모 이코노미쿠스’), 인간이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는 가설(‘게임이론’)을 이제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충동구매를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은 없고, “사람들은 게임이론가들의 예측과 달리 수학적으로는 기댓값이 작더라도 안정적인 현금을 더 선택한다. “인간의 뇌는 원시적인 상황에서 생존과 짝짓기에 필요한 선택을 하기 적절한 정도로 진화되어 왔고 이 성향은 여전히 남아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도 종종 비합리적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아주 눈 깜짝할 사이에 하는 의사결정’(말콤 글래드웰 블링크가설)이 유용할 때도 있고 직관을 믿지 않는 심사숙고가 필요할 때도 있어서 참 어렵다, 정재승은 시간 제한 “70퍼센트 확신이 들면 실행하라”(미국 해병대 ’70퍼센트 룰‘) 그렇게 해도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끊임없이 의사결정을 조정”, (경험이 쌓이면 자신감이 생기는) 새로운 환경이 좋은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거라고 조언한다.

 

 

결핍과 놀이 그리고 우리는 정말 새로운 걸 원할까

경제학자들은 오랫동안 결핍을 희소성이라는 개념과 연계시켜 연구했지만, 정재승은 심리학적 관점에 더 주목한다.

결핍은 성취동기 부여’, ‘의욕’, ‘(집중력이 높아져 갑자기 효율이 늘어나고 결과가 좋아지는) 마감효과’, ‘삶의 성장 에너지같이 긍정적인 기능도 있지만, 지나친 결핍은 생각을 좁게 만들고 자기 조절능력을 떨어뜨리며 타인과의 관계를 왜곡시키는부정적인 면도 있다. 결핍은 내가 진정 좋아하는 것을 찾고 매진할 때 가장 빛난다. 그렇다고 살인, 사기 같은 걸 생각하면 곤란하다-_-);

 

놀이는 인간의 내재적 본능이며 심지어 뇌의 여러 영역을 발달시켜주는 창조적 행위인데 사회에서 이걸 터부시해서는 안 된다. 히피 정신을 강조한 실리콘밸리의 놀이 문화와 철학을 이해하지 못한 채 놀이가 창의와 혁신에 도움이 된다만을 표면적으로 따라 하는 한국 기업과 사회 시스템을 정재승은 비판적으로 본다.

 

그 어렵다는 선택! ‘짜장면이냐 짬뽕이냐짜장면, 짬뽕, 둘 다 먹을 수 있는 짬짜면이 있어도 짬짜면을 선택하는 사람의 비율은 15퍼센트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행동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실행에 옮길 때 뇌의 두 영역이 특히 활발히 작동한다. ‘목표 지향 영역내가 지금 이걸 해서 월 얻을 수 있는지 그 목표를 생각한 다음에 가장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선택지를 찾아서 선택한다. ‘습관 뇌 영역일상적 과제를 반복적으로 수행할 때 목표의 결과 값을 높이기보다 인지적인 노력을 줄이려애쓴다. 우리 뇌는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기 위해 되도록 습관적인 선택을 통해 인지활동에 에너지를 쓰지 않으려 노력한다. 에너지를 적게 쓰는 게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보편적인 전략이다. 그러나 우리는 에너지를 쓰면서 특별한 기쁨을 누리려고도 한다. 삶의 진폭을 넓히는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뻔한 일상과 나쁜 에너지로 인생 타령하기 쉽다. “우리 뇌는 습관이라는 틀을 벗어나기가 매우 어렵게 디자인돼 있지만, 새로운 목표를 즐겁게 추구하도록 디자인돼있다는 것도 잊지 말자.

 

믿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미신이란 인과관계를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비이성적인 믿음을 말한다. 잔인한 마녀사냥, 빨간색 펜으로 이름을 쓰지 않기, 돼지꿈은 복권, 7은 행운의 숫자 등등 우리는 많은 미신에 빠져 살아간다. 여러 이유가 있다. 통제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 실수(‘사실은 아닌데, 맞다고 판단하는1종 오류-긍정 오류, ‘ 맞는 걸 아니라거나 있는데 없다고 판정하는2종오류-부정 오류)


1종 오류를 범하는 사람은 그냥 바보나 웃음거리, 혹은 겁쟁이가 되면 됩니다. 세상에 귀신이 있다고 믿는 사람, 신이나 외계인이나 전생이 있다고 믿는 사람은 나중에 설령 그런 것들이 없다고 판명되더라도 치명적인 피해는 없습니다. 살면서 조롱거리나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고 비과학적인 삶을 살게 되는 오류를 범할 수는 있어도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하지만 뭐든지 없다고 믿는 사람들은 위험에 빠질 수 있어요. 귀신이 없다고 믿었는데 나중에 있는 걸로 판명 나면 치명적일 수 있죠. 그래서 우리는 제2종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고 하는 반면, 1종 오류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너그러운 편입니다. 그것이 바로 미신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입니다.”(p172)

 

월급날 월급이 들어올 때보다 지금 강연장을 나가다 복도에서 5만 원짜리 지폐를 주웠을 때 더 기쁜 것처럼, 행복은 보상의 크기에 비례하지 않고 기대와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미래를 알 수 있다면 행복도 사라질 겁니다. (중략)미신과 징크스는 미래를 통제하고 싶은 욕망에서 시작되지만, 미래를 통제하는 것이 결코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인생은 알 수 없기에, 미래는 예측할 수 없기에 흥미진진한 그리고 견딜 만한 탐험인 것입니다.”(p179~180)

 

 

좋은 습관으로 창의성만들기

타인의 얼굴을 보며 감정을 읽는 방식에 있어 동양인과 서양인은 서로 다르다.’ 서양 사람들은 주로 타인의 입을 보면서 그 사람의 감정을 읽는 반면, 동양 사람들은 주로 눈을 본다. 그래서 서양인과 동양인이 이모티콘을 쓰는 것도 차이가 난다. (스마일: 서양([:)], 동양[^^])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나 다를까?

지능은 기존 지식과 절차를 빠르게 습득하는 능력이고, 창의성은 지식과 절차를 모를 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말한다. ‘1만 시간의 법칙’(말콤 글레드웰)이 말해 주듯이 창의적인 사람은 많은 지식을 머리에 저장하고 중요한 기술은 훈련을 통해 학습하고 체화하면서 중요한 순간에 인지적 에너지를 발휘한다. 뇌과학으로 보면 창의성은 전전두엽 같은 가장 고등한 영역에서 만들어지는 기능이 아니라, 뇌 전체를 두루 사용해야 만들어지는 능력이다. “‘창의적이라 함은 많은 사람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식과는 매우 다른 방식을 사용해서 일반적으로 얻게 되는 결과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는 것을 말한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꾸준한 운동, 충분한 수면, 독서, 여행, 사람들과의 지적 대화를 통해 끊임없이 자극받는 것에 능동적인데, 일단 난 운동이 싫어ㅜㅜ;(동양인이라 눈으로 표현?)

 

 

미래를 위한 균형

요즘 실리콘밸리의 최대 관심사는 스마트폰 다음에 과연 어떤 테크놀로지가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라고 한다. 테크놀로지는 일상몰입 기술’(빅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지향하고 있어, 정재승은 “‘아직까지 우리가 스마트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이 언제인지를 살펴본 다음에 그 시간에도 비트 세계로 접속하게 해줄 편리한 스마트기기를 만든다면, 그 기기는 모두가 하나씩 소유하는 새로운 혁명의 기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4차 산업혁명사물인터넷을 통해 아톰 세계(실제 시공간을 점유하는 현실 세계)를 고스란히 비트화해서 비트 세계와 일치시키면 이 빅데이터를 클라우드 시스템 안에 저장해서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아톰 세계에 맞춤형 예측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산업으로의 전환을 말한다. 아톰 세계와 비트 세계의 일치(‘가상 물리 시스템’)는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로서는 우버나 카카오택시가 가능하게 된 구글 어스(google earth) 프로젝트’, ‘포켓몬 고’, 자율 주행 자동차같이 교통 시스템에 기반해 있지만 제조업과 유통업으로 더 확산되면 본격적인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그리되면 직업보다 작업이 더 중요해진다. 우리는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만이 아니라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균형(디아밸)이 필요한 시대로 한층 더 다가가고 있다. “아날로그든 디지털로그든 대면접촉과 사회적 관계 맺기를 증진시키는 경험”, ‘몸과 뇌의 균형(바브밸)’도 중요시해야 한다. 창의성의 기원은 주로 몰입에서 설명돼 왔지만, “우리에겐 목적적인 사고를 하는 몰입의 순간과 목적에서 벗어난 비목적적 사고의 시간이 모두 필요하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려고 하는 의지, 노력, 능력 이 모든 것이 만나야 혁명은 이루어진다.’

 

 

요즘은 기승전창업이 대세? & 성공에 대한 틀린 통념들

책 말미에 창업으로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이 각각 어떤 전략을 취했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온다. 재정적인 궁핍이 직장을 계속 다니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높은 소득자가 창업에 더 전념할 가능성은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창업에 전념한 사람들은 자신감을 가진 위험 감수자들이고, 직장을 계속 다니면서 준비한 사람들은 위험회피자들이었는데, 이 결정의 차이는 위험에 대한 개인의 성향을 보여주는 의사결정 문제이지 성공과 실패 기준은 아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준비했느냐 아니냐보다, 창업자가 위험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가의 성향과 좀 더 관계가 깊다. 이 결과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위험 감수자들일 거라는 통념과 달랐다. 창업의 성패, 혁신은 창의적 발상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사 결정을 어떻게 하느냐, 위험에 어떻게 대응(모호한 상황과 위험한 상황 구분)하느냐도 중요하다

확률을 계산할 수 없는 상황은 어떻게 행동하든 무모할 수밖에 없습니다. 흥미로운 건, 많은 사람들이 이 두 상황을 굉장히 비슷한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상황을 잘 알고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는 게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심지어 성공 확률을 따져 보려고 하지도 않아요. 게다가 어떤 사람은 70퍼센트를 굉장히 높은 확률이라고 여기고 안전한 상황이라고 판단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여깁니다. 이런 결정을 담당하는 뇌 역역에서는 이성적인 판단과 감성적인 판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이런 판단은 그 사람의 지능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순전히 그 사람의 성향이나 사고방식에 따라 달라집니다.”(p322)

성공과 관련해 또 하나의 널리 알려진 틀린 통념이 있다. “보통 창의적인 사람은 20~30대에 걸출한 사회적 성취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올리버 우베르티가 ‘1300년 이후 출생한 과학자, 시인, 작곡가, IT기업 창업자 등 뛰어난 인물 대상으로 그들이 언제 자신의 대표작을 발표했는지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20~30대에 일어난 성취가 40퍼센트, 40대 이후에 일어난 성취는 60퍼센트로 나타났다. 과학사회학자들이 지난 100년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이 노벨상 수상 업적을 처음 생각해낸 시기를 조사해보았더니 평균적으로 약 41세였고, 화학과 생물학은 좀 더 늦었다. 정재승은 자기 합리화가 삶을 견뎌내는 유용한 기제이기도 하지만 도전을 미루는 것을 나이탓으로는 돌리지 마시라고 웃음^^;

 

순응하지 않는 독창적 혁신가들’(애덤 그랜트 오리지널스’)확산적 사고(창의적 아이디어를 낼 때 막 쏟아내는 성향)와 수렴적 사고(아이디어 중 의미 있는 것만 추려내 현실에 맞게 바꾸는 과정) 다 할 줄 알며, 집단지성을 잘 활용하고, 비판도 합리적으로 수용할 줄 아는 솔직한 소통을 하는 사람들이다. 기업이 구성원에게 아이디어만 쥐어짜려는 노력만 할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잘 검증해서 내보내는 프로세스를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정재승은 조언한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우리 뇌는 생존에 유리한 의사결정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리더가 되기보다 재빠른 추종자전략을 더 선호한다. 이건 참 많은 걸 시사하는데,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 추종부터 끼리끼리 어울리는 관계 맺기 등등.

우리 뇌는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회피적 성향과 지금 바로 눈앞에 있는 이익을 추구하려는 보상적 욕구 사고를 원시 시대부터 가지고 이어져 왔다. 합리적이고 혁신적인 의사결정이 나 자신과 미래를 바꿀 건강한 실행력이 되어 줄 텐데, 그렇기에 우리는 삶에서 모두 탐험가다. 자유의지도 없는 인간이 진정 탐험가냐 하고 물을 수도 있어서 마지막 열두 번째 발자국에 실린 정재승의 답변을 인용하며 이 리뷰를 마친다.

 

 

정재승 : 여러분은 자유의지를 믿습니까? 자유의지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의사결정을 했는데 결정 1초 전에 어떤 결정을 할지 뇌 활동만으로 알 수 있다면 자유의지가 있는 건가요? 만약 1초 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면 어떨까요. 현재는 10초 전에 예측을 했거든요. 그러면 자유의지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런 것도 가능해요. 여러분이 지나가는 길에 5만 원짜리 지폐를 놔둬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저는 여러분이 5만 원을 가져갈 거라고 예측하죠. 대개의 경우 5만 원을 가져가겠죠? 그래서 제가 굉장히 예측을 잘한 상황이 됐어요. 그러면 여러분은 자유의지가 있는 걸까요, 없는 걸까요. 굉장히 애매한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은 난데없이 자리에서 일어서거나 하는 즉흥적인 행동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게 자유의지의 존재를 증명하는 건 아니다, 상당히 많은 생물학적 뇌의 조각이 먼저 일어났고 그에 따라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다, 뇌 활동을 조작하면 자유의지대로 했다고 생각하는 행동조차도 조작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우리 모두가 자유의지대로 행동한다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상황으로 옮겨오고 있는 거죠. 그런데 이것이 윤리적 질문과 맞물려 있습니다. 살인이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생물학적 결함 때문에 한 것이라면 그 사람을 윤리적,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연결되어 있어요. 따라서 이것은 과학자들이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소수가 연구하고 있는 주제입니다.”(p369)

 

 

 

"인간의 지적 능력은 얼마나 많은 방법을 알고 있느냐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하느냐로 알 수 있다." ㅡ 존 홀트(John Ho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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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2 11: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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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2 21: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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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2 13: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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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2 21: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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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2 22: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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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2 22: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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