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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법칙 10+1
존 맥스웰 지음, 조영희 옮김 / 청림출판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세상에는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너무 많다. 동화같은 사랑을 하고 싶지만 주위에는 멋진 사람이 없고, 시험을 잘 보고 싶지만 출제자와 나의 생각은 너무 다르며, 인생 역전을 하고 싶지만 로또 숫자는 3개 맞추기도 힘들다. 아침형 인간이 성공한다는데 밤늦게까지 해야할 일이 너무 많고, 다이어트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같아서 뱃살은 해가 갈수록 늘어간다. 물론, 내가 생각한대로 뭐든지 이루어진다면 그것 또한 겁나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인생살이가 어디 생각만으로 되는 것이 있던가?
'인생은 어렵고 복잡하거든... 생각만큼 쉽지 않지. '
어쩌면 어렸을 때부터 내가 속아왔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을 확고히 하는지도 모르겠다. 동화속에는 왕자님, 공주님이 대부분이다. 나중에는 개구리도 왕자가 되고 야수도 미남왕자님으로 변한다. 드라마에는 왜이렇게 회장 아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부모없는 고아였다가도 나중에 알고보니 회장 손자인 경우가 아주 흔하다. 영화 속의 주인공은 총알을 맞아도 안 죽고 유연한 허리를 이용해 멋지게 피하기도 한다. 그런 동화와 영화와 TV를 보면서 혼자서 즐겁게 상상하다가 부딪치는 현실은 갑갑하고 차갑다.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나의 인생 경험을 통해서 얻은 현장 지식이다.
그러나, 이런 나의 생각에 이 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 된다." 이 책은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는 일단, '그렇지 않다' 혹은 '그러기 어렵다'로 책에 접근했다. 저자는 나를 설득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실례를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예화의 대사 한 마디를 들자면.
"리처드, 자네는 황소를 타기 전에 (그의 머리를 가리키며) '황소'를 타야 해"
머리로, 생각으로 황소를 타는 것이 정말 가치있는 일일까? 황소를 타기 전에 먼저 충분히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할까? 연상 작용을 통해 황소를 타고 난 후에 진짜 황소를 탄다면 훨씬 잘 할 수 있을까? 누군가 내게 이런 질문을 했다면 나는 '아니요.'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그것은 '황소타기'는 생각보다는 기술이나 연습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황소타기 챔피언은 위와 같이 말했다. 그리고 그렇게 지도를 받은 제자는 뛰어난 성과를 보여 주었다.
나는 생각의 가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신중하게 고려하게 되었다. 이 책은 생각하는 방법을 다룬 부분이 70%정도이고 생각의 가치를 다룬 부분이 30%정도이다. 그러나, 책 제목과는 다르게 내게 영향을 준 부분은 바로 '생각의 가치'를 이야기한 부분이었다. 생각이 바뀌면 믿음이 바뀌고, 믿음은 기대를, 기대는 태도를, 태도는 행동을, 행동은 실력을, 실력은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한다. 단연코 그 마지막 인생의 성공이라는 결과물은 생각이라는 도화선을 통해 점화하기 시작한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고민해보았다.
고민한 결과, 나는 생각에 대한 두 가지 개선점을 찾았다. 첫째, 최악의 상황과 그 다음 상황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늘 생각은 성공과 기쁨에서 멈춘다. '아, 좋은 대학에 가면 얼마나 좋을까? 안정된 직장에 취직하면 얼마나 좋을까? 능력있는 사람들과 같이 일하면 얼마나 좋을까?' 보통은 생각은 늘 여기에서 멈춘다. 대학에 떨어지는 경우, 백수 생활을 오래하는 경우, 말도 안 듣고 능력없는 사람들과 일하는 경우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히 그 다음 상황은 더 생각하지 않는다. 전혀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허둥대고 순간을 무마하려는데 급급하게 된다. 이 책의 저자가 쓴 'Failing Forward'라는 책이 있는데, 나는 그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그 제목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실패는 분명히 있을 것인데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것까지 미리 생각을 해 두면, 넘어졌을 때 좀 쪽팔리기야 하겠지만 그 다음 과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황소타기 챔피언의 제자도 황소에서 떨어지고 다시 타는 것까지 분명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넘어지는 것 자체도 분명 앞으로(Forward) 가는 과정인 것이다. 대개 인생의 목표나 목적은 단기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방향만 제대로 잡고 있으면 목표지점에 최소한 가까이는 갈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나는 생각을 충분히 해서 생각의 근력을 키워야 한다. 실패는 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실패의 쓴 잔은 음미할수록 더 그 맛이 쓰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라는 말로 위로를 해보지만 잘 먹혀 들어가지 않을 때가 많다. 그리고 그 실패의 경험으로 인해서 포기하게 될 때도 많다. 그런데 분명 포기는 생각으로 먼저 한다. '에이... 거봐.. 안 되잖아.' 이렇게 먼저 생각으로 포기를 한다. 내게 행동의 끈기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생각의 끈기가 많이 부족했음을 느꼈다. 생각의 힘이 너무 부족했던 것이다. 쉽게 고정관념을 만들어 버리고 장애물 앞에서 뒤돌아서버렸던 것이다. 생각으로 절대 포기하지 않는 힘이 있다면 다시금 도전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다.
나는 앞으로 취미란에 '생각하기'라고 적을까한다. 그 만큼 좋은 생각의 가치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았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은 이 책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그리고, 생각으로 꿈을 이루고 현실을 이겨낸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격려를 받았다. 최종적으로 나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결국은 생각대로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