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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 회사를 다니는 동안은 나름 '동종업계'에 있는 상황이어서, 언감생심 신간평가단 같은 건 생각도 못하고 사실 쓸 만한 여유도 없었는데, 이제는 직장생활도 그만두었겠다, 사는 곳도 제주로 옮겼겠다, 책을 읽을 마음의 여유가 차고 넘친다.

제주에 내려올 때만 해도, 내가 마치 책 때문에 병 나고 회사도 그만둔 양, 글자만 보면 막 진저리가 나려고 할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많이 좋아졌다. 이제는 아무 강박 없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내 직업이었던 어린이책, 빡센 취미생활 중의 하나인 요리... 그냥 즐기는 마음으로, 새 책이 오면 반가워하며 읽어야지.


지난달에 나온 책 가운데 눈에 띈 어린이책을 골라보았다.


 유은실 작가의 열번째 책 <내 머리에 햇살 냄새>다.  나오자마자 얼른 사서 읽어버렸다.

 <멀쩡한 이유정>처럼 좀 낮은 학년 아이들이 읽기 좋은 단편동화들인데, 네 편이 묶여 있다. 유은실은 어째 점점 더 천연덕스러워지고 아름다워지는 것 같다. 표제작인 <내 머리에 햇살 냄새>는 아름다운 한 편의 시. <기도하는 시간>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라 난처하고 귀여운 작품. 금세 읽어버려서 너무 아쉽다. 문장의 맛을 조근조근 음미하면서 몇 번이고 더 봐도 좋을 것 같은 책. 아이들도 이런 독특한 동화의 맛을 잘 알아주면 좋겠는데... 





 이 책이 드디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얼마나 반갑고 기쁘던지. 권사우 작가가 정말 오랜만에 만들어낸 그림책이다. 아주아주 오래전에 이 작품에 대한 구상을 들은 적이 있고, 스케치를 한 것도 본 기억이 있는데, 그때 내가 살짝 보았던 스케치와는 사뭇 다르게, 아주 곱고 풍성한 그림이 되어 세상에 나온 듯하다. 세월이 지나면서 작가님의 화풍도 사뭇 변했겠지.

 새들은 화면을 뚫고 날아오를 듯하고 밥에서는 모락모락 김이 나면서 따뜻한 온기를 종잇장 밖으로 뿜어낼 듯하다. 아, 무지무지 궁금한 책.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2편이 나왔다. 주인공은 바로바로, 도자기!! 

  그릇 모으는 걸 좋아하는 나는 박물관에 가서도 도자기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린다. 우리 옛도자기는 정말이지 하나도 화려하고 사치스럽지 않으면서 어찌나 우아하고 세련되었는지... 

 아쉽게도, 내가 보았던 가장 훌륭한 도자기 컬렉션은 오사카 시립도자미술관이었다. 그 다음이 리움미술관의 컬렉션... (조선시대 도자기를 그렇게 많이 수집한 그 싸모님의 마음을 알 것도 같아  -_- ) 

  호연의 만화 <도자기>에서도 우리 도자기에 담긴 마음을 잘 알 수 있지만(나는 이 책을 너무 좋아해서 5권 이상 사서 주변에 돌린 것 같다), 조은수 작가의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도자기에 담긴 옛사람들의 마음을 읽어 보는 것도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 


 그리고 요리책 하나. 

 많은 '정보'가 담긴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일단 너무 예쁘다. 

 김은혜 작가의 손말이김밥(데마끼) 일러스트레이션은 그대로 가져다가 식기 디자인에 응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지고, '더블피'로 잘 알려진 차화섭 작가의 중국식 가지볶음 일러스트레이션 또한  너무너무 친절하고 귀엽다.

 요리 레시피가 여기저기 차고 넘치는 세상이라 그런지, 이렇게 레시피 자체보다는 요리를 준비하고 만드는 과정에 중점을 두고 만든 사랑스러운 요리책을 만나니 이런 책을 꼭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몇 권 안 되지만, 그래도 이렇게 사랑스러운 책들,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책들을 찾아내는 기분은 참 좋구나. 이제부터는 정말로 책을 잘 '향유'하는 독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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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12-05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또치님 신간평가단 신청하셨군요! 그럼 이제 자주 들르시겠다ㅎ

또치 2012-12-05 21:56   좋아요 0 | URL
그동안 제가 너무 책을 멀리했어요 ㅠㅠ
자주 봐요 소이진님!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 ^^

치니 2012-12-05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핫, 이런 신간평가단 맞춤 독자라니! 그동안 안 하신 거, 제가 다 억울합니다요. ㅎㅎ

또치 2012-12-05 21:58   좋아요 0 | URL
자...잘할 수 있겠죠...?
외부조건에 의해 '의무적'으로 글을 써보겠다는 이상한 욕심이 생겨서 신청했는데, 이건 아직도 직장인의 습성을 못 버렸다는 증거인가...?

무해한모리군 2012-12-05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또치님
책들이 하나같이 정말 사랑스럽네요.
제주라니 요즘 제주도 가는 비행기들이 막 특가를 해서 제 마음이 설레고 있어요.
내년 추석에 가기로 해서 막 스스로를 설득중 ㅎ

2012-12-05 2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6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러브캣 2012-12-06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고 갑니다~

천연덕 2012-12-08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요정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꽃처녀도 아닙니다.
노처녀도 아닙니다.
전 누구일까요? 보고싶은 또치님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