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양장, 어나더커버 특별판)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엘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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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지식과 착상은 이야기의 영역을 확장할 뿐만 아니라 그 질감과 스타일까지 좌우한다는 것을 알았다. 다만, <사실적 진실, 감정적 진실>의 한 구절처럼 ˝글쓰기는 테크놀로지˝라는 명제에 천착하다보니 서사에 온전히 몰입되지 않고 ‘테크놀로지‘ 맥락에 빠져 헤매는 듯한 느낌이 없잖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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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일러스트 특별판, 양장)
브램 스토커 지음, 페르난도 비센테 그림,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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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학사에서 이만큼 말초적이며 사악하고 기괴하며 완벽한 캐릭터는 아마 없지 않을까. 일기와 서간으로 이어지는 줄거리는 몽롱하다가도 긴박하였고, 비장하고도 음탕한 공기가 가득한 장면들은 매우 은밀한 성적 알레고리였다. 삽화는 줄거리와 안 맞는 곳도 있었고 자극적인 볼거리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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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 - 입양, 생활, 습성, 문제행동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최인영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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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가에 주워 키운 암컷이 강아지 여섯을 낳아 그 중 다섯을 토실토실하게 잘 키웠는데, 여기저기 분양하고 한두 마리 데려와 지내려다 보니 찾아보았다. 3개월 동안 어미 형제와 함께 해야 사회성도 좋아진단다. 마당에서 막 키우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개정보 책은 한두 권 읽어봐야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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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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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지겨운 일상에서 떠나고 싶어하면서 ‘노바디‘는 또 되기 싫은 ‘썸바디‘의 한가한 신세 타령. 인용은 지겨웠고 자화자찬은 민망했으며 합리화에 가까운 과도한 의미부여에 적응이 힘들었다. 여행은 결국 자기 뒤통수를 돌아보는 것이라는, 그 뻔한 얘기를 이토록 길게 할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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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9-10-12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돌궐님과 비슷한 느낌 들었습니다.~ 즐주말 되세요^^

2019-10-12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라오라 2019-10-21 1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권두 중국과 사회주의 파트에서 결국 작가가 아무 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걸 알았을 때 여행가도 못배우는 경우도 아무 것도 못얻는 경우도 많구나 싶었습니다.

돌궐 2019-10-21 20:38   좋아요 0 | URL
그런 얘기를 김영하라는 유명 작가한테서 들을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가치일까요? 읽지도 않고 쓴 서평에 주루룩 좋아요 달린 꼴이 어이가 없어서 간만에 악평 좀 했습니다.

오라오라 2019-10-23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ㄴ 저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글자체는 읽기 편해서 좋았지만 작가가 말하는 여행이라는 맥락에서 작가 자신은 딱히 뭘 배우고 얻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역시나 TV에 얼굴을 비추는게 중요하군요.
 
오르부아르 오르부아르 3부작 1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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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몰아치는 이야기, 춤추는 캐릭터. 매캐한 화약 냄새가 가득했던 1차대전 참호 속 땅개 두 마리, ‘깨진얼굴‘과 ‘말대가리‘가 펼치는 미친듯한 스펙타클. 더러운 권력과 부패한 기득권들을 향해 날리는 이 세상 ‘말단‘들의 속시원한 어퍼컷. 똥마려운 개새끼처럼 조바심과 긴장감으로 책장을 넘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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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궐 2019-10-11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어 전공자에게 물으니 원제의 정확한 발음은 대략 ˝오흐부와 라오˝ 정도란다.

수다맨 2019-10-17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후반부에 있던 문장이 생각납니다.
˝이제 남은 사람은 조제프 메를랭이다. 아무도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 그 사람 말이다.˝ (664쪽)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인물은 조제프 메를랭이었습니다. 이 소설 속 다수 인물들은 약자이건 강자이건 이익 추구라는 욕망에 치우쳐서 행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사람만큼은 끝끝내 그것에 굴복하지 않고 최후의 양심을 지킨 인간으로 남았습니다. 소설 읽기, 나아가 인류사 읽기란 사실은 인두겁을 쓴 괴물들의 악의와 악행을 되돌아보는 행위라는 생각마저 듭니다만, 그래도 메를랭 같은 사람이 (만인에게 잊힐지언정) 어디에나 있기에 세상이 더 망가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돌궐 2019-10-17 22:54   좋아요 1 | URL
네 저도 메를랭의 마지막 처신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사실 이 책은 수다맨 님 서평을 보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사드린단 말씀을 드려야했었네요.

수다맨 2019-10-18 11:00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ㅎㅎㅎ 이 책의 진가를 알아주시는 분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댓글을 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