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을 5배 높이는 3분 기억술 - 한 달 만에 기억력을 복구하는 하루 3분의 마법
이케다 요시히로 지음, 정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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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 뭐하려고 그랬지?' , '무슨 말 하려고 했는데?' 등 기억력 감퇴를 탓하곤 했는데, 기억력을 갉아먹는 주범은 '지루함'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 아이들은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서 놀라우리만치 놀라운 암기력을 발휘한다. 어떻게 그 많은 걸 다 외우고 있는 걸까? 바로 '흥미'가 있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으로 대상을 만나기 때문에 대상이 머릿속에 강렬하게 새겨져 기억하기 쉬운 상태로 만들어 힘들이지 않고도 암기할 수 있다고 한다. 번뜩임을 얻으려는 의식, 그 의식을 '센서'라고 부르며 저자가 개발한 문제풀이 훈련을 통해 효율적으로 장시간 기억하며 언제든 손쉽게 기억해낼 수 있다.

5가지 기억력 센서를 강화하는 획기적 기억술

1. 영어 단어가 잘 외워지는 '탐지 센서'

2. 갑작스러운 질문에도 침착하게 답하는 '분류 센서'

3. 한 번 읽은 내용을 절대 까먹지 않게 해주는 '조합 센서'

4. 사람 얼굴과 이름을 잘 외우게 해주는 '이미지 센서'

5. 메모 없이도 빠뜨리지 않고 장을 보게 해주는 '연결 센서'

누구나 엄청난 기억력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어떻게 활용하는지 몰라 본래의 능력을 다 끌어내지 못한다고 한다. 「기억력을 5배 높이는 3분 기억술」 설명도 간결하고 조금 난이도 있는 문제를 풀 땐 다음 장으로 넘어갈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다시 차분히 들여다보면 시간이 걸려도 문제가 풀리곤 한다. 학창 시절 이후 이렇게 문제 풀이에 집중해본 게 언제였더라? 순서대로 문제를 풀어가다 보면 내가 약하고 강한 부분이 어떤 분야인지를 파악하고 집중 훈련도 할 수 있는데, 문제가 조금 더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꽤 흥미롭고 재미있어서 빠져든다. 저자인 이케다 요시히로는 40대 중반에 처음 준비한 기억력 선수권대회에서 6번이나 우승, 런던에서 개최된 세계 기억력 선수권 대회에서는 ‘세계 기억력 그랜드 마스터’를 획득했다고 하니, 취미 삼아 가볍게 풀어본다는 생각으로 시작해도 좋지 않을까? 하루 3분만 투자해도 기억력은 물론 집중력과 관찰력, 논리적 사고력까지 높아진다는데, 남은 페이지들도 찬찬히 풀어볼 예정! (이 책 시리즈로 출간돼도 재미있을 듯!) 암기할게 많은 학생, 직장인, 주부 등 '나 요즘 자꾸 깜빡 깜빡해...'라는 생각이 든다면, 연필 한 자루 들고 재미 삼아 풀어보길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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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간편식 - 귀찮지만 집밥이 먹고 싶어서
이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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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간편식(HMR)은 가정 음식을 대체한다는 의미로 '가정 대용식'이라 하며 가정에서 간편하게 차려내었다는 의미예요. 완전 조리 식품이나 반조리 식품을 집에서 간단히 데워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말합니다. ... (중략)... 한 상 차려야 한다는 부담감 대신 한 그릇으로 충분한 요리,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대신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로 해결할 수 있는 요리, 그리고 식사만큼 중요한 간식까지 우리 집 부엌에서 직접 만드는 진짜 가정간편식입니다. 진짜 가정간편식으로 채워진 몸은 자연스럽게 면역력도 강해지겠지요. 음식이 보약이라는 말처럼요. _Prologue

날이 점점 더워지면서, 끼니를 제때 제대로 챙겨 먹기보단 군것질거리로 포만감을 채우게 되는 요즘, 막상 냉장고 속 재료로 무언가를 만들어 먹을까? 하고 생각해보면 떠오르는 요리의 가짓수가 한정적이라 결국 또 가벼운 인스턴트 음식이나 배달음식을 찾게 되는 게 사실이다. 요리연구가 이미경 선생님의 「가정간편식」은 복잡한 요리의 과정들을 덜어내어 가볍게, 냉장고 속 재료나 최소한의 재료만으로 한 끼 식사를 제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방법들을 정리한 요리책이다. 냉장고에 숨어있는 단골 식재료를 찾아내 간단한 조리과정으로 만들어내는 요리, 한 그릇으로 포만감 있는 만족스러운 요리, 간식까지 이 요리책 한 권이면, 기본 재료만 있어도 밥숟가락, 종이컵 계량법과 한눈에 보이는 식재료 계량법과 냉장, 냉동식품의 보존 기간, 뚝딱 집밥을 차리는 기본양념과 쉬운 재료 손질법(채소, 해물, 육류)을 소개하고 있다.

재료별로 만들 수 있는 요리와 한 그릇 요리가 꽤 매력 있게 느껴졌는데, 복잡하지 않은 간단한 조리과정, 요리마다 3장~5장의 요리 과정이 컬러사진으로 수록되어 있어 매 끼니 먹긴 먹어야겠는데 뭘 해야 할지 고민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도움이 될 것 같다. 반복되는 냉장고 파먹기에 지친 이들, 밥 차려 먹는 게 귀찮으니까 한 그릇으로 해결하고 싶은 귀차니즘, 때론 좀 있어 보이는 간식을 만들어 먹고 싶은 이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가정간편식 #이미경 #집밥 #상상출판 #간편식 #한그릇요리 #간식 #냉장고털기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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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쁨 채집 생활 - 평범한 일상이 좋아지는 나만의 작은 규칙들
김혜원 지음 / 인디고(글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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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계절처럼 흐르는 줄 알았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힘든 시기를 버티면 적어도 두세 달은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대체로 행복하길 포기한 채로 지냈다. 나를 즐겁게 해 줄 일은 나중으로 미뤘다. ... (중략)... 매일 버티기만 하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무력한 채로 그놈의 '때'를 한없이 기다리며 흘려보낸 시간이 지나치게 길었다. ... (중략)... 숙제 뒤엔 또 다른 숙제가 있다. 그러니 바쁘더라도 요령껏 시간을 내서 틈틈이 행복해야 한다. 작고 귀여운 기쁨이라도 모아야 일상을 지킬 수 있는 법이다. _007p.

익준의 아들 우주에게 한밤중 갑자기 고열이 나기 시작하고, 막 해열제(?)를 먹였는데 병원에선 응급콜이 온다. 누군가 익준과 교대를 하고 병원을 다녀온 익준. 송화가 우주를 안고 잠든 모습을 바라보다 조용히 문을 닫고 돌아서는데... 새벽 오랜 친구인 둘이 앉아 누룽지를 먹으며 송화가 익준에게 묻는다. "익준아, 넌 너에게 뭘 해주니?" (궁금한 나머지는 <슬기로운 의사 생활>에서 확인하세요. ㅋㅋ) 송화의 저 짧은 한마디에 수없이 많은 생각들이 떠다니게 됐다. "넌, 너에게 뭘 해주니?" (넌 지금 행복하니?) 이런 맥락으로 들렸으니까...

돌아보면 짬짬이 나를 위한 작은 일상 속 기쁨들이 숨어 있는 건 아닐까? 나만의 패턴이 너무 익숙한 나머지 불만에 가려져 그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바쁘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현재의 삶에 나를 너무 묶어두고 있는 건 아닌지,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부족한 게 아니라 그저 무기력하게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는 건 아니었는지... "지금 너에게 필요한 건 뭘까?" , "어떤 순간 기쁘니?" 등 나를 위한 작은 습관 하나씩이 모여 평범한 일상이 더 좋아지게 만들어주는 나만의 작은 규칙을 이야기하는 김혜원 작가의 에세이. '마음 놓고 행복할 수 있는 때'같은 건 인생에 없다는 사실을 안다고 이야기하는 저자는 바쁘더라도 요령껏 시간을 내서 틈틈이 행복해야 한다고, 그래야 일상을 지킬 수 있다고 한다. 흔들리는 일상의 중심에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일상의 폭이 좁아져 삶의 재미를 잃어버린 당신에게 이 책이 작은 숨구멍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_editor's letter

일기를 쓰면서 내 인생은 예전보다 더 단정해졌다. 해야 하는 일에 끌려 되는 대로 살다 보면 함정에 빠진 것처럼 막막해질 때가 있는데, 그런 순간마다 일기의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일기를 쓴다. _ 034p.

책을 '사서'보는 사람이 되기를 오랫동안 꿈꿨다. 예전에 누가 성공의 척도가 뭐냐고 물었을 때, '사고 싶은 책을 통장 잔고 걱정 않고 사는 것'이라고 답한 적도 있다. 단순히 책을 '읽고'싶은 거였다면 도서관에서 빌리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나는 빌린 물건으로는 하면 안 되는 일들을 하고 싶었다. 마음에 드는 구절에 밑줄을 긋거나, 한 페이지만 찢어서 따로 보관하거나,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내가 재밌게 읽던 책을 선물하길 바랐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책을 살 결제적인 능력이 있어야 했다. _062p.

나이가 들수록 아는 사람의 숫자가 물리적으로 늘어난다. 늘 시간에 쫓기며 사는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어떤 사람과 어울릴지. 누구와 시간을 보낼지. _110p.

#작은기쁨채집생활 #김혜원 #에세이 #에세이추천 #인디고 #indigo #글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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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 물욕 먼슬리에세이 1
신예희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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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지랄이 얼마나 재밌는데요, 얼마나 달콤한데요, 얼마나 신나는데요, 나는 그렇게, 돈지랄이란 단어의 누명을 벗겨주고 싶었다. 돈을 쓴다는 건 마음을 쓴다는 거다. 그건 남에게나 나에게나 마찬가지다. '나를 위한 선물'이란 상투적 표현은 싫지만,돈지랄은 '가난한 내 기분을 돌보는 일'이 될 때가 있다. _12p.

한 달이면 읽고 서평 해야 하는 책들이 20권 가까이 되다 보니(직업 아니고 취미) 정작 읽고 싶은 신간을 제때 읽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다. 실제로도 책장에 꽂혀있는 책 대부분 중 신간일 때 구입했지만 인증용 사진만 찍어서 포스팅하고 쌓아둔 지 10년 가까이 된 책도 있다. 해마다, 올해는 신간 구입을 자제해야지 하지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던가? 매달 책 구입으로 돈지랄 제대로 하고 있지만 쌓여있는 책들을 보며 언젠가 읽겠지? 하는 흐뭇한 마음도 한켠 있는 건 '무언가를 무조건적으로 좋아하고 지출해 본'이라면 아는 마음이 아닐까?

이달엔 책 구입을 최대한 자제해서 민음북클럽 10기 가입과 #이제막독립한이야기 를 구입하며 몇 권을 소소하게 함께 구입했는데, 그중! 최근 sns를 보며 가장 궁금했던 신예희 작가의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이다. 살아가는 데 있어 '물욕'을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페이지 시작의 황선우 작가의 프리뷰부터 글이 좋더니, 저자가 이야기하는 소비의 죄책감(내가 벌어 내가 쓴다는데), 소비의 우선순위 (나이를 먹을수록 필요한 건 늘어나고), 신예희의 물좋권(직접 써보고 권합니다) 등 이 책을 읽다 보면 '돈지랄'도 합리적이고 현명하게 잘 하고 싶어진다. 선선한 봄이 오래가서 좋은 것 같았는데, 여름 시작인듯한 5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며 책장을 덮은 드렁큰에디터 출판사의 먼슬리 에세이 시리즈 그 첫 번째!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앞으로 출간될 시리즈도 꽤 기대가 된다. 제목부터 훅! 땡기지만 발췌 문장만 봐도 어! 하고 읽고 싶어지지 않는가? 함께 읽어요~

정확하게 쓴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또렷한 관점과 풍부한 서술을 거칠 때, 무질서하던 세계는 의미를 얻어 정연한 제자리를 찾는다. 명쾌한 쇼핑 비평가이자 상품 감식가로서 신예희도 그런 글을 쓴다. 낭비 없는 동작으로 목표물을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기는 스나이퍼처럼 좋은 물건을 명중시킨다. 가성비에 타협하지 않는 꼿꼿한 자세, 쓸모를 살피는 날카로운 눈은 돈과 시간을 헛쓰며 실패해본 40대 여성의 시행착오에서 나오기에 설득력이 강하다. ... (중략)... 이 책을 읽고 나면 그가 권하는 제품을 사고 싶어진다. 다시 말해, 잘 살고 싶어진다. _ #황선우작가의프리뷰

아낄 물건은 아끼고, 후딱 써야 할 물건은 얼른 써야 한다. _29p.

부모 세대가 보기에 "나 때는 그런 거 없이도 잘 살았다"라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면 돈 아까운 줄 모르는 게으른 자식이 되는 것이다. ... (중략)... 그 물건들은 내 시간을 어느 정도 아껴줄 것이고, 내 수고를 어느 정도 덜어줄 것이다. 내 몸뚱이를 갈아 넣는 대신 돈을 썼으니 그 시간에 나는 내 일을 할 것이다. 혹은 편히 쉬거나. _33~34p.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는가? 분명 당신에게도 당신만의 소비 형태가 있을 것이다. ...(중략)... 우선순위는 영원하지 않다. 오늘의 나에겐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 무엇을 할 때 가장 가슴 떨리고 행복한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 _65p.

나이를 먹는 거라고만 생각하면 기분이 살짝 칙칙해지지만 이건 엄연한 업데이트다. 오늘의 나에게 뭐가 좋은지 잘 살펴보고 실행하는 '스타일 업데이트'. 중년의 나이, 작정하고 멋을 내긴 했는데 뭔가 미묘하게 촌스럽다면 자신이 가장 젊고 잘 나갔던 10년 전 스타일에서 업데이트가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_133p.

#돈지랄의기쁨과슬픔 #신예희 #드렁큰에디터 #에세이 #추천에세이 #먼슬리에세이 #물욕 #한달에한권씩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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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서점의 오월 - 80년 광주, 항쟁의 기억
김상윤.정현애.김상집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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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5.18항쟁에 대한 폄훼가 도를 넘고 있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이 상황이 두 가지 문제에 기인하고 있다고 본다. 1980년 광주시민을 학살하고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이들을 현재까지도 제대로 처벌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박정희 군부독재부터 이어져 온 지역 모순과 차별을 끈질기게 부추기는 사람들이 오늘날에도 권력을 움켜쥐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이 우리로 하여금 이 기록을 쓰게 만든 이유다. _006p.

「녹두서점의 오월」은 1980년 5.18항쟁을 직접 겪었고, 그 중심에 있었던 한 가족이 함게 집필한 책이다. 전남도청 근처 '녹두서점'이라는 헌책방을 운영하던 김상윤, 당시 교사이면서 서점 일을 도왔던 아내 정현애, 그리고 막 제대한 남동생 김상집이 1980년 5월 17일 자정 비상계엄 전국 확대부터 5월 27일까지 10일간의 항쟁 이야기와 계엄군에 체포되어 무참한 고문과 가혹행위를 견디고 살아남아 구속자 가족모임과 함께 5.18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분투했던 이야기를 기록하고 증언하고 있다.

한 가족의 가족사일 수도 있겠지만, 불과 40년 전 전라남도 광주에 실재했던 사건이기도 정권을 위해 희생된 특정지역 시민들에게 행해졌던 무차별하고도 잔인한 폭력 행사였다. 당시의 현장을 담은 사진은 글과 더불어 생생하고도 긴박하게 다가온다. 오늘과 내일을 더 잘 살아가기 위해 우리의 과거를 제대로 알고 잘 알아야 한다. 그래서 특정 권력에 의해 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작년에 구입해 두고, 올해 5월 시작부터 짬짬이 읽었던 「녹두서점의 오월」 부디 많은 이들이 읽고 이야기할 수 있기를....

"전남대 정문 앞인데요. 군인들이 학생들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군인들이 있어요?"

"공수특전단이라고 하는데, 완전히 무장하고 사정없이 학생들을 때리고 있어요."

...(중략)... 계엄군들이 골목으로 피하는 학생을 쫓아가서 사정없이 곤봉으로 때리고, 학생들이 쓰러지면 질질 끌고 갔다고 했다. 군인들은 술에 취한 사람처럼 미친 듯이 사람들에게 달려들어 폭력을 가하고, 심지어 이에 항의하는 노인까지 곤봉으로 마구 때렸다고 했다. 거리는 공포의 도가니로 변하고 있었다. _056~058p.

1980년 5월에 특별히 광주만 데모를 많이 한 것은 아니었다. 전국 곳곳에서 데모가 일어나고 있었다.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지ㅣ만 광주가 덫에 걸려든 것 같았다. 거대한 음모에 휩싸인 기분이랄까. _065p.

방금 9시 뉴스에서 '광주에서 폭도들이 날뛰고 있다. 군인들의 희생이 많다. 민간인 부상자는 두 명 정도 났다'고 보도했다는 것이다. 기가 막혔다. 여차하면 죽을 수도 있는 폭력 앞에서 살기 위해 항의하는 시민들을 폭도라고 하다니! 수없이 차에 실려 어디론가 끌려가고, 곤봉에 맞아 쓰러진 그 많은 사람을 보고도 부상자가 고작 두 명이라니! 주택가의 함성은 이 어처구니없는 보도에 기가막힌 시민들이 터뜨린 분노의 탄식이었다. _077p.

"저 리어카에 눈이 파이고 얼굴이 난자된 시체가 두 구나 실려 있습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내 눈에도 리어카 밖으로 삐죽 나와 있는 발이 보였다. 시체 위에는 태극기가 덮여있었다. _089p.

나는 '역사의 주체가 민중'이라고 생각했으나 막상 민중의 힘을 믿지 않았던 것 같다. 광주의 하층민들이 계엄군의 총부리를 뚫고 떨쳐 일어났다는 사실을 상상할 수 없었다. _221p.

광주 사람도 아니면서 왜 5.18을 연구해? 이와 같은 질문에서 5.18은 어디까지나 광주 사람들, '우리들'이 아닌'그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_339p. #김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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