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 필요한 시간 - 다시 시작하려는 이에게, 끝내 내 편이 되어주는 이야기들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한겨레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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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필요한시간 #도서협찬


우리가 미처 위로하지 못한 모든 슬픔은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아무도 쓰다듬어 주지 못한 그 모든 상처는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그것은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어 되돌아옵니다. 고통받는 사람들은 단지 피해자에 그치지 않고 '한사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되어 귀환해야 합니다. (···) 내일도 답장을 보내지 않을 당신에게 내가 문학을 통해 수혈받은 모든 사랑과 희망의 언어들을 담뿍 담아 오늘도 변함없이 편지를 씁니다. 다행히 이제는 알아요. 온갖 핑계를 대며 답장을 해주지 않을 때조차 당신은 '나만이 쓸 수 있는 나의 이야기'가 불현듯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_291p.


지난 몇 년 간의 책 읽기를 생각해 보게 된다. 특정 분야의 책을 즐겨 읽지만 즐거움을 위해서만 읽었던 것인가? 문득 취향의 고전문학들을 읽을 때면 편향적인 책 읽기가 아닌 나의 문학적인 취향을 조금 더 깊이 있게 해줄 책 읽기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던 시간들.. 막상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막막했던 차에 정여울 작가의 <문학이 필요한 시간>을 읽게 되었다. 짧은 글 한 꼭지씩을 읽어갈 때마다, 문장을 되짚어 읽고 나도 읽었던 작품인데 어쩜 이렇게 다른 표현이 될 수 있는 것인지.. 이 책은 문학 작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영화, 가수 등 폭넓은 세상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지난 연말 즈음부터 건강 적색주의보가 시작되었는데, 최근 일자목이라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으며 조금 더 진행되면 목 디스크로 진행될 수 있으니 당장 책 읽기를 중단하라는 의사의 권고를 받았다. 하... 올해는 그림 그리기도 다시 시작하려고 준비중이었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지만 책 읽기를 놓을 순 없으니 스트레칭, 물리치료, 약물치료 잘 받으면서 나만의 문학세계를 확장해 보는 한 해로 만들어볼 예정이다. 이 책은 책 읽기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는 이들에게도 입문서처럼, 또는 가볍게 호감가는 페이지부터 읽어도 좋을 문학이 필요한 시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문학작품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모든 이야기 속 인물들이 허구임을 알면서도 '지금 살아 있는 우리의 이야기'로 승화시켜 살아낼 줄 안다는 것이다. _38p.


때로는 상처 입은 순간의 아픔보다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는 강박이 우리를 더욱 괴롭힌다. 상처보다 더 아픈 치유의 과정이 우리 무릎을 꺾기도 한다. 그런 순간에도 문학은, 마침내 아름다운 타인의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 _64p.


"여기서는 기필코 안전할 거야." 책을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이렇게 중얼거릴 때가 있다.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고통에서 놓여날 수 있으니까. _93p.


지상의 모든 슬픔에는 사각지대가 있다. 네모난 그릇의 모서리 부분을 닦기가 가장 어려운 것처럼 아무리 꼼꼼히 씻어도 닦이지 않는 눈물이 있다. '문학 한다'는 것은 바로 그 슬픔의 사각지대를 끝까지 발굴해 모두가 볼 수 있는 언어의 햇빛이 쏟아지는 세상으로 데려오는 일이다. _121p.


#정여울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5기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에세이 #에세이추천 #책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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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오니 봄도 왔다 - 당신이라는 사소한 기쁨
남궁원 지음 / 모모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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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오니봄도왔다 #도서협찬


전국, 전 세계를 강타한 눈 소식과 한파에 얼어버릴 것만 같은 크리스마스. 비루한 몸은 아파서 며칠째 골골하는 중이라 방구석을 떠나본 적이 없는 요 며칠 남궁원 작가의 <네가 오니 봄도 왔다>를 품에 안고 따스한 일러스트와 시 같은 글을 친구 삼아 넘기며 12월을 보내며 다가오는 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게 된다. '당신이라는 사소한 기쁨'이라는 소제목은 남궁원 작가의 세 번째 책인 <네가 오니 봄도 왔다>를 좋은 이와 함께 읽어도 좋고, 긴 겨울 다가올 봄을 기다리며 아껴 읽어도 좋을 선물 같은 책으로 추천하고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


나에게도


오래도록 봐 주면

사랑스럽게 봐 주면

활짝 필 수밖에 없는 게 사람이다.


정성스레 대하고

귀담아 들어주면

잘 알게 되는 게 사람이다.


그리고 찬찬히 조금씩

내게도 그렇게 봐주면


나 또한 꽃피울 삶이다. _37p.


네가 오니 봄도 왔다


텁텁한 날에도

시린 겨울에도

나는 향긋해졌다.


네가 오니 봄도 왔다. _46p.


혼자서도 행복할 줄 알거라.

혼자서도 일어설 줄 알거라.

혼자서도 강해질 줄 알거라.


좋은 세상, 좋은 사람 다 만날 수 있으니.

그전에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아무 문제없는 것이다. _113~114p.


#남궁원 #에세이 #모모북스 #에세이추천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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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타일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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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타일 #도서협찬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기엔 올겨울 눈이 자주 오기도 했고, 조금은 차분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한 편씩 아껴 읽었던 김금희 작가의 <크리스마스 타일>은 화려하고 반짝이는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전, 또는 후의 불이 꺼진 후 크리스마스 조명 같은 이야기랄까? 1년의 하루, 이틀 반짝이는 설렘을 위해 살아가는 것일까? 평범한 삶을 위해 반짝이는 이벤트가 필요한 것일까? 지쳤다고 생각하게 되는 1년의 끝자락, 12월에 선사하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일곱 편의 이야기는 평범해서 더 반짝이고 소중하게 느껴졌던 이야기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김금희 작가 특유의 편안하면서도 세심한 문장들로 다가올 1년 후의 크리스마스를 조심스레 미리 그려보게 된다.


전에는 이따금 은하의 생일이나, 은하가 만든 프로그램이 방송되면 연락해 오기도 했는데 그마저 끊긴 것을 보면 그간의 관계 역시 어떤 보상이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 보상이 너무 확실하고 정확해서 슬프지도 않다고 은하는 허탈해했다. 다만 겨레가 자신을 이해해 줄까 하는 의문은 두려움으로 남았다. 어른들에게는 그렇게 까마득한 고독 속으로 굴러떨어져야 겨우 나를 지킬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온다는 것. 그런 구덩이 안에서 저 혼자 구르고 싸우고 힐난하고 항변하며 망가진 자기 인생을 수습하려 애쓰다 보면 그를 지켜보는 건 머리 위의 작은 밤하늘뿐이라는 것. _27p.


"너무 상한 사람 곁에는 있지 말라" 꿈을 잃지 마라, 거짓말하지 않는 사람이 돼라, 근면하라처럼 흔한 당부가 아니라서 인생의 아주 비밀스러운 경계를 품은 듯 느껴졌다. _69p.


12월인데도 햇볕이 드는 정도에 따라 어느 것은 아주 붉고 어느 것은 여름과 아직 이별하지 않은 듯 여전한 푸른 잎이었다. 마치 시간이 어떤 것에는 지나가고 어떤 것에는 가지 않고 머문 것처럼. 얼마나 멀까, 소봄은 생각했다. (···)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눈이 올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마치 누군가의 머리 위로 죄 사함을 선언하듯 공중에서 끝도 없이 내려오는 그 눈송이들이. 그것은 비와 다르게 소리가 없이 쌓인다는 점에서 분명한 아우라가 있었다. _220~221p.


#김금희 연작소설 #창비 #소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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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읽느라 하루를 다 썼습니다 - 책이 나를 살린 순간
공백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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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읽느라하루를다썼습니다 #도서협찬


고꾸라지는 사람들이 저도 모르게 허공으로 손을 뻗듯, 나도 손을 뻗었다. 그때 내가 잡은 것은 책이었다. 책은 어느 때고 나를 일으켜 세웠고, 먼지 묻은 엉덩이를 털어 주었으며, 두려워도 한 발 더 나갈 수 있도록 등을 떠밀어 주었다.

그 넘어짐과 일어남의 순간에 관하여 썼다. _작가의말


책이 읽히지 않을 때면, 책에 관한 이야기가 쓰인 책들을 찾아 읽게 된다. 책을 많이 읽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을까? 어떤 감상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당신을 읽느라 하루를 다 썼습니다>는 유튜브를 통해 먼저 알게 되었던 공백 작가의 첫 에세이. 책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그 책을 읽고 경험한 변화들을 써 내려간 산문집이다. 책에 대한 소개보다는 자신의 경험과 삶을 바탕으로 쓰인 글을 읽다 보면 얼마나 읽고 사유하고 글을 써야 이렇듯 잘 읽어지고 '나는 어떠했는가?'라는 생각을 떠올릴 수 있는 글을 썼을까? 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지만, 사춘기를 지나 20대까지만 해도 지금처럼 책을 읽는 사람이 아니었다. 고꾸라지고 자빠지고 싶었던 30대에 들어서 그저 살아내기 위해서 붙잡았던 게 책이었던 것이 선명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한 순간 책이 없었더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기 그지없다.) 살다 보면, 정말 많은 순간 '책'이 있어 넘기게 되고 다시 살아지게 되는 순간들을 경험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그때의 초심을 다시금 떠올리고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의 책 읽기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며 선물하고 함께 읽어도 좋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믿어지니?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하루가 지나갔다는 것."

나는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하루를 보내게 해달라고 빌고 싶어졌다. 언젠가는 그런 기적 같은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은 이미 물 건너갔지만. 언젠가, 언젠가는 말이다. _62p.


어떤 식으로든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면, 한 번쯤은 스트레스의 종류를 달리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으로 '제거'가 아닌 '전환'에 눈을 돌린다. 안정감을 내어주고 경험을 얻는 삶, 효율과 숙련을 내어주고 무지에 대한 깨달음과 성숙을 얻는 삶. 어쩐지 나쁘지 않을 것 같다. _83p.


"그래도 이 정도면 별일 없이 살았다."

저런 사연들을 한 보따리씩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 정도면 별일 없이 산 거'라며 우리는 안도했다. 미처 글로 옮기지 못한 일이 수없이 많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 '이 정도면 별일 없이 살았다'고 여겨왔다. 도대체 별일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맞거나, 죽거나, 고통에 못 이겨 자살을 시도하거나, 우울증에 빠지거나, 삶이 망가져야만 별일일까. '지금 잘 살고 있다'라는 말이 '그간 별일 없었다'라는 말과 동의어가 될 수는 없었다. _142p.


노후 준비란, 인생의 어느 시기에 서 있더라도 나만큼은 무조건 나의 편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지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나이 든 나를 더는 미워하지 않을 준비가 되었을 때, 삶을 살아가는 동안에 차별 없이 스스로에게 마음 쏟을 준비가 되었을 때, 비로소 성공적인 노후 대비를 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이 든 내가 사납거나 뾰족해지지 않고 온화했으면 좋겠다. _182p.


#공백 #에세이 #공백의책장 #상상출판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책 #에세이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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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을 만나러 갑니다 - 함께 우는 존재 여섯 빛깔 무당 이야기
홍칼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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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을만나러갑니다 #도서협찬


어린 시절, 어렴풋이 동네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하다는 '점'집들이 있었다. '누구네 집은 언제 굿을 한다더라', '어디 가서 뭘 봤는데 그걸 풀어줘야 잘 풀린다더라'등등 심심치 않게 들으며 성장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일이 풀리지 않거나, 어디에도 털어놓을 수 없는 마음속 이야기는 그들앞에만 앉으면 술술 나왔다. 용하다는 집들을 찾아다니며 부적을 써 보기도 했고 부모님 몰래 가진 돈을 털어 굿을 해보기도 했었다. (당시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달까? 지나고 생각해 보면 꼭 그 일들을 하지 않았더라도 지금의 나는 이 정도는 살고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한편 그 시절 그러한 일들을 지나쳐 왔기에 오늘의 나는 이만큼 살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마음이 들게 된다.


'칼리신당'을 운영하는 무당 홍칼리. 그녀는 자신과 같은 일을 하는 이들이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방식으로 그들의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인터뷰하며 자신의 이야기도 함께 담고 있다. <무당을 만나러 갑니다>를 읽으며 든 생각은 '이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구나... 그들은 어쩌면 신의 사랑을 조금 더 받은 이들이 아닐까? 함께 울어줄 이들이 필요한 세상에 자신을 한없이 비우고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울어주는 존재. 세상을 향한 그들의 이야기와 무당들의 다채로운 목소리는를 만나보자.


무당은 돌아가신 분하고 산 사람의 매개자, 중간 역할을 해요. 돌아가신 분의 말을 전하면 산 사람은 그 말을 듣고 살풀이, 흥풀이, 심풀이 겸 가슴에 맺힌 한을 다 풀어요. 세월호 참사 때 나라에서 뭐 해줬어? 응? (···) 무당은 나라의 일로 제사를 지낼 수 있는 큰 제사장이에요. 죽은 사람의 명복을 기원하고, 명이 짧은 사람에게 명을 나누어 늘려주고, 아픈 사람들은 덜 아프게 해주고, 이렇게 생명을 위해 비는 거예요. 이런 게 무당인데 무당을 사기꾼으로만 보는 건 아니라고 봐요._28~29p.


무당은 희생하는 사람. 대가를 바라면 안 되는 사람. 목숨을 내놓고 사는 사람. 그래야만 살 수가 있어요. 어차피 우리 무속인은 죽은 몸이에요. 너무 슬프죠. 그래서 마지막까지, 죽어서 땅속에 들어갈 때까지 뭘 기대하면 안 돼요. _110p.


#홍칼리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5기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에세이 #도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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