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을 만나러 갑니다 - 함께 우는 존재 여섯 빛깔 무당 이야기
홍칼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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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을만나러갑니다 #도서협찬


어린 시절, 어렴풋이 동네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하다는 '점'집들이 있었다. '누구네 집은 언제 굿을 한다더라', '어디 가서 뭘 봤는데 그걸 풀어줘야 잘 풀린다더라'등등 심심치 않게 들으며 성장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일이 풀리지 않거나, 어디에도 털어놓을 수 없는 마음속 이야기는 그들앞에만 앉으면 술술 나왔다. 용하다는 집들을 찾아다니며 부적을 써 보기도 했고 부모님 몰래 가진 돈을 털어 굿을 해보기도 했었다. (당시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달까? 지나고 생각해 보면 꼭 그 일들을 하지 않았더라도 지금의 나는 이 정도는 살고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한편 그 시절 그러한 일들을 지나쳐 왔기에 오늘의 나는 이만큼 살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마음이 들게 된다.


'칼리신당'을 운영하는 무당 홍칼리. 그녀는 자신과 같은 일을 하는 이들이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방식으로 그들의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인터뷰하며 자신의 이야기도 함께 담고 있다. <무당을 만나러 갑니다>를 읽으며 든 생각은 '이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구나... 그들은 어쩌면 신의 사랑을 조금 더 받은 이들이 아닐까? 함께 울어줄 이들이 필요한 세상에 자신을 한없이 비우고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울어주는 존재. 세상을 향한 그들의 이야기와 무당들의 다채로운 목소리는를 만나보자.


무당은 돌아가신 분하고 산 사람의 매개자, 중간 역할을 해요. 돌아가신 분의 말을 전하면 산 사람은 그 말을 듣고 살풀이, 흥풀이, 심풀이 겸 가슴에 맺힌 한을 다 풀어요. 세월호 참사 때 나라에서 뭐 해줬어? 응? (···) 무당은 나라의 일로 제사를 지낼 수 있는 큰 제사장이에요. 죽은 사람의 명복을 기원하고, 명이 짧은 사람에게 명을 나누어 늘려주고, 아픈 사람들은 덜 아프게 해주고, 이렇게 생명을 위해 비는 거예요. 이런 게 무당인데 무당을 사기꾼으로만 보는 건 아니라고 봐요._28~29p.


무당은 희생하는 사람. 대가를 바라면 안 되는 사람. 목숨을 내놓고 사는 사람. 그래야만 살 수가 있어요. 어차피 우리 무속인은 죽은 몸이에요. 너무 슬프죠. 그래서 마지막까지, 죽어서 땅속에 들어갈 때까지 뭘 기대하면 안 돼요. _1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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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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