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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읽느라 하루를 다 썼습니다 - 책이 나를 살린 순간
공백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당신을읽느라하루를다썼습니다 #도서협찬
고꾸라지는 사람들이 저도 모르게 허공으로 손을 뻗듯, 나도 손을 뻗었다. 그때 내가 잡은 것은 책이었다. 책은 어느 때고 나를 일으켜 세웠고, 먼지 묻은 엉덩이를 털어 주었으며, 두려워도 한 발 더 나갈 수 있도록 등을 떠밀어 주었다.
그 넘어짐과 일어남의 순간에 관하여 썼다. _작가의말
책이 읽히지 않을 때면, 책에 관한 이야기가 쓰인 책들을 찾아 읽게 된다. 책을 많이 읽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을까? 어떤 감상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당신을 읽느라 하루를 다 썼습니다>는 유튜브를 통해 먼저 알게 되었던 공백 작가의 첫 에세이. 책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그 책을 읽고 경험한 변화들을 써 내려간 산문집이다. 책에 대한 소개보다는 자신의 경험과 삶을 바탕으로 쓰인 글을 읽다 보면 얼마나 읽고 사유하고 글을 써야 이렇듯 잘 읽어지고 '나는 어떠했는가?'라는 생각을 떠올릴 수 있는 글을 썼을까? 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지만, 사춘기를 지나 20대까지만 해도 지금처럼 책을 읽는 사람이 아니었다. 고꾸라지고 자빠지고 싶었던 30대에 들어서 그저 살아내기 위해서 붙잡았던 게 책이었던 것이 선명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한 순간 책이 없었더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기 그지없다.) 살다 보면, 정말 많은 순간 '책'이 있어 넘기게 되고 다시 살아지게 되는 순간들을 경험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그때의 초심을 다시금 떠올리고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의 책 읽기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며 선물하고 함께 읽어도 좋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믿어지니?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하루가 지나갔다는 것."
나는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하루를 보내게 해달라고 빌고 싶어졌다. 언젠가는 그런 기적 같은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은 이미 물 건너갔지만. 언젠가, 언젠가는 말이다. _62p.
어떤 식으로든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면, 한 번쯤은 스트레스의 종류를 달리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으로 '제거'가 아닌 '전환'에 눈을 돌린다. 안정감을 내어주고 경험을 얻는 삶, 효율과 숙련을 내어주고 무지에 대한 깨달음과 성숙을 얻는 삶. 어쩐지 나쁘지 않을 것 같다. _83p.
"그래도 이 정도면 별일 없이 살았다."
저런 사연들을 한 보따리씩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 정도면 별일 없이 산 거'라며 우리는 안도했다. 미처 글로 옮기지 못한 일이 수없이 많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 '이 정도면 별일 없이 살았다'고 여겨왔다. 도대체 별일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맞거나, 죽거나, 고통에 못 이겨 자살을 시도하거나, 우울증에 빠지거나, 삶이 망가져야만 별일일까. '지금 잘 살고 있다'라는 말이 '그간 별일 없었다'라는 말과 동의어가 될 수는 없었다. _142p.
노후 준비란, 인생의 어느 시기에 서 있더라도 나만큼은 무조건 나의 편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지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나이 든 나를 더는 미워하지 않을 준비가 되었을 때, 삶을 살아가는 동안에 차별 없이 스스로에게 마음 쏟을 준비가 되었을 때, 비로소 성공적인 노후 대비를 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이 든 내가 사납거나 뾰족해지지 않고 온화했으면 좋겠다. _18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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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