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편의점 : 생각하는 인간 편 - 지적인 현대인을 위한 지식 편의점
이시한 지음 / 흐름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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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려운 책을 가득 사놓고 책꽂이에만 꽂아놓았던 지난날을 위로하며 다음 도착지와 여러분을 이어줄 겁니다. 고전을 읽고 싶지만 배경지식이 없어 힘들었던 사람, 어디서부터 인문학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 어려운 용어만 보면 인상부터 써지는 사람, 지식의 바다에서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사람, 그리고 지식을 필요로 하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해 쓰였습니다. ... (중략)... 다양한 지식을 전달하지만 그 지식들을 관통하는 거시적인 흐름을 꿰뚫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재미와 인사이트를 전하는 책.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이 책의 효용입니다. _5~6p.

즐겨읽는 분야의 책이 아님에도, 한때 이슈가 되고 유명세를 타는 책, TV에 소개되거나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책은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구입하는 편이다. 하. 지. 만.... 몇 페이지를 넘겨보고, 또는 그 두께에 좌절한다. '생각보다 어려운데?'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인생 책이라고 손꼽는 이들의 독서력은 어느 정도인 거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의 책 읽기를 괜스레 반성하게 된다. (반성할 일인가?) 이렇게, 어려운 책을 책장 가득 구입만 해두고, 읽고 싶었지만 어려움을 느끼며 책을 읽지 못하는 이들에게 등대와도 같은 책이 등장했으니! 『지적인 현대인을 위한 지식 편의점』시리즈 그 첫 번째 책으로 <지식 편의점 ; 생각하는 인간 편>이 그 책이 되겠다. (성장하는 인간 편, 신이 된 인간 편은 2021년 출간 예정이라고 한다.)

레벨 1. 질문하는 인간

레벨 2. 탐구하는 인간

레벨 3. 생각하는 인간

이 책은 모든 지식으로부터의 출발지나 다름없습니다. (저자님 패기 완전 멋이!!)

진열품도 아닌데, 책장에 장식처럼 꽂혀만 있는 책들, 왜 읽지 못하고 있는 걸까? 배경지식이 없이 읽어도 읽어지는 책이 있는 반면, 책이 쓰인 배경이나 히스토리를 알고 읽으면 책 읽기가 수월해지는 경우도 있다. 전자책으로 읽던 <사피엔스>, 구입해두고 두께에 내용에 놀라 엄두가 나지 않았던 <코스모스>를 꺼내 보았다. 책의 시작과 끝에 소개된 책들, <지식 편의점>을 일독하고 마주한 이 두 권의 책이 더 이상 두렵지 않고, 궁금증이 생겼다. 이 책을 읽기 전과, 후의 책 읽기는 어떻게 달라질까? 기대가 되는 반면 '어렵다' '넘사벽'이라는 두려움을 해소시켜준 책이라 다음 이야기도 기다리게 되는 책이었다. 다음 책이 출간되기 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책들을 한 권씩 독파해볼 예정이다. 읽어요, 우리.

「사피엔스」를 다 보고 나면 '지식이 늘었다'는 생각 이전에 '재미있다'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돼요. 우리 시대의 고전이라는 일부의 찬사가 그리 과장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_35p.

실제로 이 책을 읽는다면 핵심 메시지를 정리하면서 반복되는 부분은 조금씩 건너띄면서 읽어도 내용을 파악하는데 큰 무리가 없습니다. _74p.

그러므로 「국가」는 오늘날의 사회를 이해하고 사회의 약속인 제도와 법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러니까 오늘날 사회를 이성적인 눈으로 분석해보기 위해서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_125p.

제가 이렇게 세세하게 장을 정리하는 이유는 그만큼 읽기 어려운 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책만큼은 많은 분들이 직접 읽어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에요. _30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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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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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문학동네 시인선 135
이원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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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좋아해

눈물을 즐기려면

누군가를 사랑해야 해

사랑해야 뿔뿔이 흩어진 감정이

한곳으로 모일 테니까

취향이 나를 선택했어

무늬나 체취처럼

만져주면 기분 좋은 부위를 어제 드러냈지

그러다 울어서 비처럼 굴었지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바다에 잠기려고 했지

비밀인데

취향대로 사는 건

고민까지만 해볼래

취향이 사람 눈치 보게 할 순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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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등장부터, 좋다는 소문이 너무도 무성해서 미루고 미루던 이원하 시인의 시집.

제주라는 섬의 로망 때문일까? 사실 이 작가님의 사진을 보기 전까지 시인님이 남자분인 줄... ㅋㅋㅋ

처음 시집을 받아들고 휘리릭 한 번 읽었을 땐, 시의 형식이 조금 독특한데?라는 생각이었는데 차분하게 조금씩 읽다 보니 눈으로 읽는 거 말고 필사하며 읽고 싶은 시집. 시의 전체 행간을 이해하긴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부분부분 마음에 쏙! 들어오는 행간이 많아 읽고 또 읽는 중인 시집. 올여름 이 한 권만 꼭꼭 읽어도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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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같은 곳에서
박선우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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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른다는 것이,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이 간혹 위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대로 가을이 지나가면 겨울이 찾아온다는 뜻이니까. 희미하게 남아 있던 열기마저 사라지고 나면 하얗고 차가운 눈송이가 흩날린다는 뜻이니까. 세상은 순백으로 물들 것이다. 얼어붙을 것이고, 종내에는 모두 녹아 사라지겠지. 사계를 겪고 난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시간은 새로이 흘러들 것이고... 봄이 올 것이다. _146p.

타인의 일기를 읽는 느낌이랄까?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고 담담한 문체와 문장을 맴돌다 보면, 오래전 어느 시간에 머물러 있던 나를 만나기도 했다. 긴 시간 추억이 많았던 친구도, 오랜 인연들이 순간의 소원해짐을 수없이 경험하면서 이내 새로운 관계에 대해 체념하게 된다. 그럼에도 그렇게 지나온 시간들이 오늘의 '나'를 이루고 있다고, 저자는 조용하고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8편의 단편.

박선우의 글은 타인에게 감정이 생기고 친밀해지지만 이내 멀어지는 관계. 글의 화자가 그 흔적을 생각하며 떠올리는 과정은 섬세하면서도 결이 곱다. 망설임, 주저함, 질투, 패배감, 충동, 무모함 등 다양한 감정이 이야기 속에 스며들어 인물들의 관계를 통과해 나갈 때마다 그들의 고양된 감정이, 때론 좌절이, 그리고 이내 찾아든 평온을 응원하게 된다. 잔잔하지만 순간 쏟아지는 감정의 물결들이 꼭 날씨의 변화와 닮은 기분이랄까? 맑은 날보다, 잔뜩 흐린 날, 비 내리는 창가, 또는 폭우가 쏟아지는 한여름의 장마에 읽으면 잘 어울릴 것 같은 글이다. <우리는 같은 곳에서> 아련한 책표지와 그 안에 담긴 8편의 짧은 단편 소설들은 소설이라기 보다 누군가의 일기장을, 꾹꾹 눌러 담아 쓴 마음을 읽는 기분이었다. 반짝이는 문장들이, 감정들이 참 좋았던 글, 이 작가의 다음 작품도 기다려지게 될 것 같다.

어떤 순간들은 불청객처럼 찾아와 남은 생을 고스란히 들여도 소거할 수 없는 얼룩을 남기고 떠나버리는 것일까. 어째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일까. _11p.

무릇 관계란 오래될수록 견고해지는 것이 아니라 무르고 허술해지기 마련이다. 영지는 어쩌면 우리도 이런 식으로 느슨해지다가 한순간에 툭 끊어져 버리고 말겠지, 별것 아닌 일을 계기로 영영 볼 수 없게 되겠지,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지도 몰랐다. _61p.

부모나 형제 사이도 아닌데.... 너무 가까이 지내는 게 부담스러웠어요. 같이 살면서 서로를 조금씩 미워하게 될까 봐요. _67p.

소낙비가 성난 기세로 퍼붓다시피 했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노란색 레인코트를 입고 한 줄로 걸어가던 아이들의 짧은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카페 점원이 문가로 나가 배수로의 상태를 살폈다. 바닥에서 튀어 오른 물방울들은 유리 벽 곳곳으로 날아와 맺혔다. 수십 개의 물방울에는 아주 조그마한 너와 나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우리는 그 안에 함께 있었고, 빛이 머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채로 반짝거렸다. _93p.

우두커니 건너편을 바라보다가 우산 끝에 맺힌 빗방울에 시선이 머물렀다. 물방울은 서서히 몸집을 부풀리다가 예기치 않은 순간에 툭 하고 떨어져 내렸다. 가장 크고 분명해졌을 때 미련 없이 그랬다. _98p.

행복한 장면을 목도하고 나면 더할 나위 없이 쓸쓸해지는 계절이었다. 그 계절이 떠날 듯 떠나지 않고 긴 폐곡선을 그리며 주위를 맴돌기만 하는 나날. 이를테면 봄 다음에 여름, 여름 다음에 가을이 아니라 가을 다음에 가을, 다시 가을, 가을만이 도래하는 식이었다. _117p.

#우리는같은곳에서 #박선우 #소설 #자음과모음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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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생기는 기분
이수희 글.그림 / 민음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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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나는 열 살 어린 동생과 전력을 다해 싸우는 유치하고 진지한 인간이라는 점을 밝혀 두고 싶다. 녀석이 옹알이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우리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동생이 나에게 혼나거나 분풀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게 동생은 성격 더러운 언니 덕분에 강인한 사람으로 자라났다. _125p.

늦둥이가 대세라는데.... 이 년 전, 세 아들을 다 키우신 막내 작은 엄마가 큰아이와 23살 차이가 나는 막둥이를 출산하셨다. 우리 집을 보고 정말 딸을 낳고 싶은 마음에 아들을 셋이나 내리 낳으셨는데, 막내는 정말 기대하셨다고 한다. 딸이면 친구처럼 공주처럼 키우고 싶었다고, 그 바램이 무색하게도 네 아들 중 가장 튼실하게 태어난 막내는 온 가족의 사랑을 담뿍 받으며 성장중이다. (작은 엄마 미안! ㅋㅋㅋ) 이미 연세가 좀 있으신 터라 아이 키울 생각에 출산 여부를 꽤 걱정하셨는데 세 아들들이 걱정하지 마시라고 자기들이 키운다고 동생을 빨리 만나보고 싶다고 응원했다고 하니... 동생이란 단순히 아이의 탄생이 아닌듯하다.

출간 전 연재 때부터 무척이나 관심 있던 책이었다. 사 남매의 장녀로 성장하며 '살림 밑천', '큰 딸이니까 네가 좀...', '동생들도 있으니까..' 등등 당시엔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들으며 자라왔던 말들이 삶의 진로를 정하고 살아오는데 큰 영향을 받았던 건 분명한 듯하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했던가? 피 터지게 싸우고, 다시는 얼굴도 안 보고 살 것 같이 막말을 하며 싸우던 동생들과는 지금 그 어느 친구보다 사이가 좋고 서로를 생각하는 편이다. 주변에선 자매가 어떻게 그렇게 사이가 좋을 수 있냐고 물어볼 정도인데... 글쎄?(우리 사이 좋은거 맞지?) 부모님께 제일 감사한 건 많은 형제를 있게 해주시고, 칠순이 넘은 연세에도 매일 같이 일을 하시지만 큰 병 없이 건강하신 거!

<동생이 생기는 기분>은 10살에 만나게 된 동생.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었던 동생이, 어느새 훌쩍 성장해 이젠 자신과 동떨어진 삶을 살기까지의 시간과 과정을 담아낸 저자의 마음이 너무도 이해가 가고 애틋했기 때문일까? 뭉클하고 말랑했던 순간, 그리고 그 시절 이해하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 깨달은 마음. 모르는대로 살아가도 괜찮은건 쑥스럽지만, 그럼에도 가족이기에.... 그림도 글도 너무 귀엽고 자매가, 형제가 있다면 꼭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

동생의 존재가 난 무척 기뻤다. 내게 동생이 생긴다니! 하지만 그 기쁨은 이제 외동이 아니라서 외롭지 않을 수 있어서 느꼈던 것이 아니다. 그저 단 하나의 이유, 가족이 생겨서 기뻤다. 그 사람이 궁금하고 우리가 어떤 관계 속에서 어떤 대화를 나누며 살아갈지, 어떻게 자라나갈지 기대되었던 것이다. 형제가 생기는 일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가 되는 일이 아니다. 0에서 1이 되는 일도 아니다. 1과 1이 만나 서로 곱하고 나누는 일이다. 우리는 각자 1로 존재하면서 함게 아둥다웅 살아갈 것이다. 모든 관계가 그러하듯이. 가끔은 더하고 빼면서. _25~26p.

애기의 목 가누기라는 단어에서는 달큰한 우유 냄새가 날 것만 같다. 그냥 빼꼼 귀엽게 올리겠거니 상상하기 쉽지만 내가 목격한 목 가누기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 작은 몸속에 존재하는 모든 근육을 가동하여 짧은 인생 최대치의 힘을 발휘해 내는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예감했다. '이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거야.' _73p.

자매는 도대체 뭘까? 미워 죽겠는 내 동생. 가끔은 너무 짜증 나고 싫어서 왜 동생이 있나 싶다. 먹고 치우지 않은 그릇을 보면 그 순간에는 내 인생의 유일한 적처럼 분노가 솟구친다. 그래도 말라붙은 그 그릇이 맛있는 걸 먹은 흔적이었다면 좋겠다. 동생이 하는 짓마다 애 같다고 혀를 차면서도 민증을 내미는 동생의 손이 귀엽고 소중하다. 이건 도대체 뭘까, 동생은, 언니는, 가족은. 에이, 모르겠다. 아는 사람이 있어도 설명 안 해 줬으면 좋겠다. 모르는 대로 살아야지. 쑥쓰러우니까. _244~245p.

#동생이생기는기분 #이수희 #에세이 #민음사 #에세이추천 #추천에세이 #네컷만화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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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가난의 시대 - 2020 문학나눔 선정도서
김지선 지음 / 언유주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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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가 생각하는 우아함은 자신이 포기할 수 없는 것을 지키려 애쓰는 사람의 것이다. 그것이 누군가의 기준으로는 지극히 사치스럽고 누군가의 시선에서 한없이 궁상맞아 보이는 종류의 일일지라도 말이다. _ 여는 글

가난의 체감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부모님 세대의 ‘열심히’와 2020년을 살아가는 청년, 중장년의 ‘열심히’의 갭은 너무도 크다. 하지만 현실을 탓하며 좌절할 수만은 없기에 개개인의 일상에서 작은 즐거움과 우아함 들을 찾기 시작했다. 노후라고 하면 조금 멀게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지금 당장의 행복을 포기하고 싶진 않다. 열심히 살아도 삶은 나아지지 않고 열심히 사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을 몰라 악순환에 빠진 이들 ‘밀레니얼 세대’, 언제 올지 모를 미래를 기대하기 보다 ‘개인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고 일상의 즐거움을 찾는데 집중하며 오늘을 살아간다.

책의 제목과 저자의 시작 글을 읽고, 한참을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못했다. ‘이렇게 일만 하다 할머니 될 것 같아.’라는 생각을 자주 하던 터였던지라... 쉼 없이 일하고 있지만 삶의 질은 나아지고 있다는 체감을 하기 힘들고, ‘앞으로 얼마나 더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면 막막한 생각마저 든다. <우아한 가난의 시대> 읽는 이에 따라 다양한 삶의 방향을, 일상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70년 대생부터~ 2000년생이라면 꼭 읽어봤으면 싶은 책, (책의 끝자락 오찬호 작가의 해제가 또 기가 막힙니다!!)

최고의 스펙에도 불구하고 형편없는 연봉을 받게 된 세대가 눈앞의 케이크를 탐닉하고 있는 이유는, 이것이 돈의 효용을 극대화시키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현실 감각이 없는 게 아니라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인 것이다. _20p.

마음껏 낭비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품목이 몇 가지 있다. 부자들에게는 미술품이 그렇고, 부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책이 그렇다. 물질적인 무엇이 아닌 정신적인 무엇을 구입한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그림이나 가구보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한두 권씩 사 모으다 보면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는 반드시 책 정리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_35p.

우리가 사들이고 있는 것은 자질구레한 사물들이 아니라, 여유롭고 편안하며 우아한, 조금 더 나은 삶이라는 환상이다. _50p.

우리 세대가 집단적으로 망각하고 있는 것은, 가난이다. 사실 우리는 돈이 없다. 놀라울 정도로 말이다. 이 ‘팩트’는 일 년 내내 심해에 잠겨 있다가 연말 정산을 할 때쯤에나 슬그머니 수면 위에 떠오른다. 이미 망했거나, 서서히 망해 가고 있는 중인 것이다. ... (중략)... 일시적 풍요를 다 누리고 나면, 그다음에는 어떤 날들이 펼쳐지는 걸까?_87p.

내가 잊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자꾸만 잊게 되는 것은, 가난이다. 나는 돈이 없다는 것, 돈을 아껴 써야 한다는 것, 돈을 모으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정말로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몽땅 잊어버린다. 나의 경제적인 능력과 사회 계층도 종종 착각하며, 나아가 미래라는 것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통째로 잊어버린다. _148p.

가난하다는 것은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과 육아를 포기할 수 없는 시간 빈곤자가 가장 먼저 포기하게 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것이다. 운동을 포기하고, 친구들과의 관계를 포기하고,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가는 시간을 포기한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인 동시에 최악의 선택이기도 하다. 자기 자신에 대한 것을 포기한 후에 남은 시간의 질을 생각해 보면 말이다. _212p.

▶ 무엇보다 책의 디자인, 폰트가 마음에 쏙 들었지만 발췌 부분과 본문 글의 문단 폰트나 구분이 조금 더 명확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살짝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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