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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가난의 시대 - 2020 문학나눔 선정도서
김지선 지음 / 언유주얼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내가 생각하는 우아함은 자신이 포기할 수 없는 것을 지키려 애쓰는 사람의 것이다. 그것이 누군가의 기준으로는 지극히 사치스럽고 누군가의 시선에서 한없이 궁상맞아 보이는 종류의 일일지라도 말이다. _ 여는 글
가난의 체감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부모님 세대의 ‘열심히’와 2020년을 살아가는 청년, 중장년의 ‘열심히’의 갭은 너무도 크다. 하지만 현실을 탓하며 좌절할 수만은 없기에 개개인의 일상에서 작은 즐거움과 우아함 들을 찾기 시작했다. 노후라고 하면 조금 멀게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지금 당장의 행복을 포기하고 싶진 않다. 열심히 살아도 삶은 나아지지 않고 열심히 사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을 몰라 악순환에 빠진 이들 ‘밀레니얼 세대’, 언제 올지 모를 미래를 기대하기 보다 ‘개인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고 일상의 즐거움을 찾는데 집중하며 오늘을 살아간다.
책의 제목과 저자의 시작 글을 읽고, 한참을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못했다. ‘이렇게 일만 하다 할머니 될 것 같아.’라는 생각을 자주 하던 터였던지라... 쉼 없이 일하고 있지만 삶의 질은 나아지고 있다는 체감을 하기 힘들고, ‘앞으로 얼마나 더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면 막막한 생각마저 든다. <우아한 가난의 시대> 읽는 이에 따라 다양한 삶의 방향을, 일상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70년 대생부터~ 2000년생이라면 꼭 읽어봤으면 싶은 책, (책의 끝자락 오찬호 작가의 해제가 또 기가 막힙니다!!)
최고의 스펙에도 불구하고 형편없는 연봉을 받게 된 세대가 눈앞의 케이크를 탐닉하고 있는 이유는, 이것이 돈의 효용을 극대화시키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현실 감각이 없는 게 아니라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인 것이다. _20p.
마음껏 낭비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품목이 몇 가지 있다. 부자들에게는 미술품이 그렇고, 부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책이 그렇다. 물질적인 무엇이 아닌 정신적인 무엇을 구입한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그림이나 가구보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한두 권씩 사 모으다 보면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는 반드시 책 정리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_35p.
우리가 사들이고 있는 것은 자질구레한 사물들이 아니라, 여유롭고 편안하며 우아한, 조금 더 나은 삶이라는 환상이다. _50p.
우리 세대가 집단적으로 망각하고 있는 것은, 가난이다. 사실 우리는 돈이 없다. 놀라울 정도로 말이다. 이 ‘팩트’는 일 년 내내 심해에 잠겨 있다가 연말 정산을 할 때쯤에나 슬그머니 수면 위에 떠오른다. 이미 망했거나, 서서히 망해 가고 있는 중인 것이다. ... (중략)... 일시적 풍요를 다 누리고 나면, 그다음에는 어떤 날들이 펼쳐지는 걸까?_87p.
내가 잊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자꾸만 잊게 되는 것은, 가난이다. 나는 돈이 없다는 것, 돈을 아껴 써야 한다는 것, 돈을 모으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정말로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몽땅 잊어버린다. 나의 경제적인 능력과 사회 계층도 종종 착각하며, 나아가 미래라는 것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통째로 잊어버린다. _148p.
가난하다는 것은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과 육아를 포기할 수 없는 시간 빈곤자가 가장 먼저 포기하게 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것이다. 운동을 포기하고, 친구들과의 관계를 포기하고,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가는 시간을 포기한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인 동시에 최악의 선택이기도 하다. 자기 자신에 대한 것을 포기한 후에 남은 시간의 질을 생각해 보면 말이다. _212p.
▶ 무엇보다 책의 디자인, 폰트가 마음에 쏙 들었지만 발췌 부분과 본문 글의 문단 폰트나 구분이 조금 더 명확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살짝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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